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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도 믿지 못하는 중국의 군사력, 결정적 취약점은 어디? - 중국군 군사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진핑 - 우크라전쟁, 중국군에 큰 교훈 줬지만 시정 자체가 불가능 - 중국군 지도부의 문제; 전투 경험이 없다!
  • 기사등록 2023-11-19 04: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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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통일 의지 드러낸 시진핑]


APEC을 계기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이 대만 통일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표출했다. 그러나 대만 통일 전쟁 시기는 수년내에는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도 비쳤다. 중요한 것은 시 주석이 대만 통일전쟁을 곧바로 벌이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의외로 중국인민해방군의 군사력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 이번 미중정상회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주제는 바로 대만 문제였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향해 도발적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요구했고, 시진핑 주석은 “미국 측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면서 “대만 무장을 중단하고 중국의 평화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결국 통일될 것이며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면서 중국 측의 도발 자제를 요구한 것은 그만큼 중국의 대만을 향한 도발 수위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고 보는 것이고, 이로 인해 미중간 군사적 충돌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측은 중국에 군사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고, 이에 중국도 일정부분 동의를 한 것이다.


분명한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을 향한 통일 의지는 확고하다는 것이다. 다만 그 시기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중국군 군사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진핑]


이런 가운데 시진핑 주석이 중국인민해방군의 전투력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간) “중국군은 싸울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장문의 분석 기사를 통해 “시진핑 주석을 위시하여 중국 군부와 정부의 최고위층에서는 인민해방군이 첨단 무기를 개발하고 군대를 현대화하는 데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민해방군이 전투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아니면 앞으로 몇 년 동안은 그럴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하면서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장기전을 펼치면서, 중국군 역시 러시아군과 같은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실 시진핑 치하에서 중국군은 어떤 분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 왔다. 210만 명 이상의 현역 병력을 보유한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군대와 로켓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 국방부 평가에 따르면, 400척 이상의 함정과 3,10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어 세계 최대 해군력과 세계 3위의 항공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핵무기 비축량은 2021년에 400개를 넘어섰고, 2035년에는 미국과 러시아가 배치한 것과 비슷한 수준인 1,500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러한 숫자로 드러난 군사력만큼 전쟁에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중국은 항공모함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건조하는 등 군사 하드웨어 분야에서 놀랍도록 빠른 발전을 이루었지만, 이를 효과적인 전투 작전으로 전환하는 능력은 특히 전쟁을 지속해야 하는 경우 주요 약점으로 남아 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35년 동안 중국 군사 전문 CIA 분석가로 일한 어틀란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의 비상임 선임 연구원 ‘존 컬버(John Culver)’는 “중국군은 부정하기 어려운 많은 내재적 치명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중국 자체의 평가에 따르면, 중국은 군사력에 있어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하지만 원하는 곳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인민해방군의 승리는 궁극적으로 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전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그러나 현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중국에겐 불리하게 펼쳐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 가장 큰 요인으로 중국은 수십 년 동안 전쟁 수행 경험이 없으며, 여기에 이미 드러난 바와 같이 군대 내부가 심각하게 부패되어 있다. 또한 군사작전을 효율적으로 협력하면서 조율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러한 중국 군부의 현실에 대해 가장 비관적인 이가 바로 시진핑 주석이다. 2049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군대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한 그는 고위 장교를 숙청하고, 군에 영리 사업에서 손을 떼라고 명령했으며, 새로운 미사일, 사이버전 및 우주 공간 역량을 구축하는 동시에 인민해방군 지상군 수를 줄이고 새로운 합동 지휘 구조를 만들었다. 그러나 시 주석이 중국 군대에 “싸워서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반복해서 지시한 것은 중국 군대가 그렇게 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그만큼 시 주석이 군부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진핑은 지난 2013년에도 “인민해방군이 현대전을 치를 능력이 없고 지휘관들도 전쟁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시진핑은 이외에도 '두 가지 큰 격차', '5대 무능력', '네 가지 나쁜 스타일' 등의 표현을 동원하면서 인민해방군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5대 무능력’이다. 지난 2016년 6월 16일 중국인민해방군 관보인 해방군보에도 게재된 바 있는 이 내용은 일부 인민해방군 장교들이 상황을 효과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상부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며, 작전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병력을 배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데 문제를 겪는 등 분쟁에서 관리해야 할 모든 것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질타한다.


이러한 인민해방군의 무능력에 대한 지적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시 주석은 7월 2주 동안 세 차례에 걸쳐 군 관리를 강화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는 중국의 탄도 미사일 비축을 감독하고 대만 분쟁에서 미국 군함을 표적으로 삼을 책임이 있는 중국 로켓 부대의 혼란과 맞물려 있었다.


몇 주 후, 올해 초 시 주석이 직접 발탁한 리샹푸 국방부장이 친강 당시 외교부 장관의 경질에 이어 의문의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 리 부장의 해임은 10월 말 최종 발표되었고, 리 부장은 중국 최단기간 재임 국방부장이 되었다. 중국은 이번 교체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 분석가들은 이번 조치가 10년간의 청탁 금지 및 현대화 이니셔티브에도 불구하고 인민해방군이 여전히 시 주석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르쳐 준 교훈]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국에 새로운 경고 신호를 보냈다. 전장을 분석한 인민해방군 공식 간행물은 대만을 둘러싼 잠재적 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올해 사설에서 “러시아 군은 여러 지상 부대가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연합전을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러시아 공군이 육군과의 협조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공-지상 통합 작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민해방군이 연합전에서 더 효과적으로 싸우고 군의 여러 부대가 연합함으로써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시 주석의 군대에 대한 가장 큰 우선 순위 중 하나였다. 이는 대만에 대한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 장관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면서 '복잡한 군사 작전은 보기보다 더 어렵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보기에는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병참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문제가 거론된 것은 중국군의 최대 취약점 중의 하나가 병참이 너무나도 복잡한 단계를 거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워낙 부패가 심각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군부내에 병참 업무 수행이 모두 중앙집권적이다. 한마디로 예하부대의 자율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바로 이 점 때문에 곤혹을 치렀는데 지금 중국군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막상 전쟁이 터지게 되면, 당장 중국군도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병참 때문에 전장에서 제대로 전투도 해 보지 못하고 패배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군 지도부의 문제; 전투 경험이 없다!]


지금 중국인민해방군에 있어서 최대 과제는 육-해-공군 등의 협력적 통합 전술 능력과 동시에 다양한 부대간의 합동전술 수행 능력을 제고하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도 바로 이 문제를 고심하면서 군부의 통합된 전술 수행능력 고취에 중점을 두고 인사를 펼쳐왔다.


문제는 이렇게 다양한 병종과 부대들이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하여 시너지를 내려면, 그만큼 군 지휘부가 통합전술을 펼칠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인민해방군은 그럴 능력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군 지도부가 전쟁을 치러본 경험도 없고 실제적으로 통합적 군사전술을 펼쳐본 경험도 없어서다.


사실 인민해방군은 1979년 베트남과 짧은 전쟁을 치른 이후 대규모 전투 작전을 수행한 적이 없다. 지금 중국 군 지도부에서 전투 경험이 있는 자는 73세의 장위샤(張玉曉)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정도가 거의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40년 동안 미국 정보 분석가로 일한 로니 헨리는 “군 지휘부만 전투 경험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심지어 공군마저도 실제 전쟁 상황에 대비한 조종사 훈련도 거의 해 본 적이 없다”면서 “이러한 실전능력이 부족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인민해방군이 중국이라는 국가의 군대가 아니라 공산당의 군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체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보였던 대로 현장의 지휘관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도 없고, 작전을 자유 의지로 수행할 권한도 역시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에 대해 미국 평화연구소의 인민해방군 전문가이자 '중국의 안보 모색'의 공동 저자인 앤드류 스코벨은 “중국이 여전히 '지휘통제'의 '지휘' 부분보다는 '통제'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이러한 체제가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주석도 이러한 군부의 문제점들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진핑조차도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는 듯 보인다. 사실 지금의 인민해방군 체제를 바꾸려면 가히 혁명에 가까운 대변혁을 시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민해방군을 뿌리부터 개혁해야 하고, 이 경우 군 지도부 모두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흔들어야 하는데 그러한 개혁이 과연 가능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상황이 이러함에도 시진핑 주석은 대만을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막연한 가능성을 상정하고 중국 공산당이 밀어붙이면 뭐든지 가능할 것이라는 그 믿음을 근거로 전쟁 수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만약 시진핑 주석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바로 그때가 중국 공산당이 붕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대만 점령 작전 자체가 성공할 가능성도 별로 없을 뿐더러 그 경우 중국의 본토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피해를 볼 수 있어서다. 특히 지금의 인민해방군 체제로 전쟁을 일으킨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도박이다. 그럼에도 시진핑은 그 엄청난 도박을 감행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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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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