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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 요구한 마지노선, 美는 무시했다! - 미국 향해 추파던진 中 시진핑 주석 - 시진핑 향해 ‘독재자’라 칭한 바이든 - 中 주식시장도 미중회담에 시큰둥
  • 기사등록 2023-11-17 12:25:06
  • 수정 2023-11-17 12: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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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향해 추파던진 中 시진핑 주석]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친구가 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다양한 협력제안을 했지만, 미중간 협력에는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드러냈으며, 결과적으로 중국이 실제적으로 얻은 것은 별로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내에서도 이번 회담 결과에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중국 증시가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CNN은 16일(현지시간) “미중 양국 지도자는 양국간의 불안정한 관계를 안정시키기 위한 긍정적인 조치를 취했다”면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투자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은 미국의 기업인들을 향해 ‘중국은 미국의 친구이자 동반자’라며 중국을 향한 투자를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이 패할 것이라고 장담한 적도 없고, 미국 내정에 개입한 적도 없으며, 미국에 도전하거나 대체할 의도도 없다”면서 “중국은 자신감 있고 개방적이며 번영하는 미국을 보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미국을 향해 올리브 가지를 흔든 것이다.


사실 미중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중국은 관영언론들을 통해 마치 미국이 중국을 향해 회담을 읍소하는 듯 보도했지만, 정작 다급한 쪽은 중국이었고 오히려 반드시 미중회담을 통해 중국의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했다.


CNN도 이날 몬태나대학교 맨스필드 센터의 중국 담당 국장인 덱스터 로버츠의 견해를 인용해 “시진핑 주석의 지나치게 우호적인 어조는 중국의 경제적 어려움을 반영한 것”이라고 정리했다.


사실 중국은 지금 외국인직접투자(FDI) 지표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중국으로부터 글로벌 자금이 유출되고 있고, 동시에 해외의 자본들이 중국으로 유입되지도 않는 최악의 상황에 몰려 있다.


이에 대해 스터 로버츠 국장은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지금은 미국 기업 및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를 맺기에 좋은 시기가 아니다”라면서 “경제가 나빠지면 중국 최고 지도자들은 '우리는 외국 기업 및 민간 기업과 협력하고 싶다'고 말하기 시작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겉으로 드러난 말이 아니라 실제 정책적으로 드러나는 중국의 본심이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을 향해 미국을 이길 생각도 없고, 미국에 도전할 생각도 없다고 했지만 이는 누가 봐도 너무나도 뻔한 거짓말이다. 시진핑의 말이 사실이라면 미중충돌이 일어날 리가 없고, 더불어 중국을 향한 글로벌 규제조치도 아예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상황이 다급해지니까 거짓말로 현혹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향해 던진 추파는 사실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봐야 한다. 이 말은 이번 정상회담이나 미국 방문을 통해 시진핑 주석이 얻어갈 것이 별로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진핑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강조한 것은 “중국은 미국을 추월하거나 대체할 계획이 없으며, 미국 역시 중국을 압박하고 억제하겠다는 계획을 하지 말라”라고 한 말로 요약할 수가 있다. 한마디로 패권 추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마지노선을 건들지 말라고 했다. 여기서 시진핑 주석이 말한 마지노선이란 대만 문제와 미국의 수출통제를 뜻한다. 미국은 대만 독립에 대한 지지의사를 구체적 행동으로 드러내서는 안되며, 평화적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일방적인 제재를 해제해 중국 기업에 공정한 환경을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대만 문제에 관한한 기존의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 일축했으며, 중국을 향한 무역 제재 역시 디커플링은 하지 않겠지만, 디리스킹 정책은 지속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결국 시진핑 주석이 레드라인으로 요구했던 핵심사안들에 대해 미국은 차디찬 반응을 보인 것이다.


특히 대만 문제에 관한 한 미국은 오히려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며, 어느 일방의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변화가 없다고 재확인하면서 중국이 대만 선거 절차를 존중하라고 요구했다. 이 발언은 내년 1월 13일 치러질 대만 총통 선거에 중국은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진핑 향해 ‘독재자’라 칭한 바이든]


이번 미중정상회담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 회담 이후에도 여전히 독재자로 보느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알다시피 그는 그렇다”며 “그는 1980년대 이래로 독재자였다”고 말한 대목이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공산당을 이끄는 남자”라고도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한 모금 행사에서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칭해 중국 정부의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 당시 주미중국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진지한 조치를 즉각 취할 것을 촉구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그럼에도 양국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에는 중국 정부를 '악당'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미소짓는 미국]


이번 양국의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은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올해 2월 중국 '정찰풍선' 미 상공 진입 논란 등을 거치며 양국 관계가 급랭한 와중에 정상회담이 성사돼 양국 관계를 안정화했다는 자체가 성과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국내 정치 측면에서 일정 부분 소득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날 정상회담에서 '덜 논쟁적인' 어조를 보였다”면서 “양국 정상이 관계 안정화를 위해 유감을 접어뒀다”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 관계 경색으로 그동안 단절됐던 군사대화 채널을 복원하기로 했다.


미국 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인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관련해서도 합의가 이뤄졌다. 중국은 중국에서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을 막기 위해 펜타닐 원료를 제조하는 화학회사를 직접 단속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BBC 방송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회담 결과에 만족할 것”이라며 “바이든에게는 중요한 국내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군사 채널 복구로 양측 갈등이 계속해서 고조된 남·동중국해 리스크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또한, 미국 젊은 층을 위협해온 펜타닐 원료 단속 약속은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요한 소득이라는 분석이다.


CNN 방송도 “바이든 대통령과 보좌관들은 이번 회담을 둘러싼 정치적 배경을 아주 잘 인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담 전에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과 마주 앉는 것이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고, 미국 국민의 우선순위에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미국 국민에게 보여줄 실질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CNN도 이번 회담 결과와 관련해 “긴장이 갈등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있었다”고 짚었다. 사실상 정상회담의 내용 자체보다는 두 정상이 마주 앉아 대화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정치적으로 이득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기대감 키우는 중국 관영매체들]


한편,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번 회담에 대해 일제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신화통신은 회담 직후 “시진핑 주석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미 관계와 관련된 전략적·전반적·방향적 문제와 세계 평화·발전에 연관된 중대 문제에 관해 솔직하고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이는 두 정상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회담 이후 다시 만난 것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이어 “지구는 중미 양국을 수용할 수 있고, 양국 각자의 성공은 서로의 기회”, “중미 관계의 앞날은 밝다”는 등 이날 시 주석의 모두발언을 그대로 거론하기도 했다.


신화통신 총편집보인 류훙 역시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회담 분위기가 긍정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리면서 “중미는 협력해야 하고, 세계는 중미 협력을 필요로 한다”고 썼다.


평소 ‘중국의 거친 입’으로 ‘미국 비난’의 선봉에 섰던 관영 환구시보도 “회담 장소로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저택 '파일롤리 에스테이트'가 선택된 것은 중미 정상회담이 결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의 한 '부설 양자 행사'나 '곁다리(場邊) 회담'이 아니라, 별도의 공식적이고 매우 중요한 정상회담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면서 이번 정상회담의 '디테일'과 미국의 '환대'에 의미를 부여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것이기는 하지만, 중국은 미중 회담과 APEC 다자회담을 구분해 의미를 부여해왔다. 그만큼 미중정상회담에 중국 모두가 격을 세우려 했고, 또한 회담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중국 SNS에서는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만 무장 중단'을 요구하며 언급했다는 “중국은 결국 통일될 것이고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는 문장이 화제에 올랐다. 다른 내용은 거두절미하고 회담에서 나온 미세한 부분을 과대 확대하여 이른바 ‘국뽕’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中 주식시장도 미중회담에 시큰둥]


그렇다면 이번 회담에 대한 중국내의 진짜 반응은 어떠할까?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간) “미중정상회담 직후 중국 지수는 오히려 하락했다”면서 “아는 이번 회담의 결과에 별 기대를 하지 않은 탓”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미중 정상회담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해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 중국에 대한 불확실한 미래가 우려사항으로 재부각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항셍중국기업지수는 1.4% 하락 마감하며 아시아 주요 지수 중 하락세를 주도했다. 전날만 하더라도 투자자들이 정상 회담에서 중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획기적 대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면서 4% 상승한 바 있었지만, 회담 내용이 공개되면서 하락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사실 지정학적 긴장이 한 해 내내 중국 증시를 끌어내린 후, 시진핑과 바이든의 회담이 전환점이 되면서 미중관계가 다시 정상화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 모두가 산산이 무너지면서 외국인들마저 중국 본토 주식의 매도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히 투자자들이 충격을 받은 것은 바이든이 기자 회견에서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시진핑을 다시한번 독재자라고 부른 대목인데, 이에 대해 투자자들은 잠재적으로 양측이 이룬 진전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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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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