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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가짜 언론사 만들어 한국내 친중반미 여론조작 들통 - 中 위장언론 38곳 韓 개설해 선전선동 - 반미친중 내용이 대다수인 위장사이트 - 위장사이트 활용해 중국 댓글부대 운용 가능성
  • 기사등록 2023-11-14 05: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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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장언론 38곳 韓 개설해 선전선동]


중국이 한국의 여론조작을 위해 위장 언론매체를 개설하고 ‘친중반미’ 콘텐츠를 유통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한마디로 한국내 여론조작을 위해 가짜 뉴스 사이트까지 만들어 선전선동을 해 왔다는 의미다.



국가정보원은 13일, “중국 업체가 국내 언론사로 위장한 웹사이트 38개를 개설해 기사 형식의 콘텐츠를 국내에 무단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국내 여론 조성에 악용되기 전에 차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중국 언론홍보업체 '하이마이'(Haimai)와 '하이준'(Haixun)은 정상적인 국내 언론사 사이트로 위장하기 위해, 언론사명 및 도메인을 한국내의 지방 언론사와 유사하게 제작해 위장해 왔으며, 국내 언론사 기사를 무단 게재하면서 한국디지털뉴스협회 회원사인 것처럼 사칭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의 홍보회사 하이마이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타임즈 뉴스와이어’라는 뉴스와이어 플랫폼을 이용하기도 했다. 또한 자체 제작한 한국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 18개를 활용하여, 출처를 알 수 없는 정치·사회적 콘텐츠를 한국 정상 언론기사와 함께 유포해 신뢰성있는 기사인 것처럼 위장하기도 했다.


또 하이마이는 2022년 10월 27일 중국이 만든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 18군데에 ‘주한미군 세균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깜깜이 실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유튜브 영상의 링크를 게시했다. 해당 유튜브 영상은 부산 MBC의 ‘부산에 미군 세균실험실이 있다’는 뉴스 영상에서 부산 MBC 로고를 삭제하고 자체 보도영상인 것처럼 편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해당 동영상이 업로드된 유튜브 채널에는 6개의 동영상 콘텐츠가 업로드되어 있는데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2개의 동영상에 튀르키예어 기반 계정들의 비정상적인 댓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어색한 한국어 구사와 아이디 생성 시 ‘영어+숫자 4자리’의 일관된 생성방식 등을 토대로 비정상 ‘SNS 계정’으로 추정된다.


위장 웹사이트에 게시된 글을 SNS를 통해 유포하려는 시도도 포착되었다. 2023년 4월 4일 18개 위장 웹사이트 게시된 ‘잊을 수 없는 추억’이라는 기사는 제주 4.3 사건을 미국의 간악한 탄압의 결과물이라 주장하며 사건 발생 75년이 지나도록 미국이 사과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미군의 거듭된 범죄를 부인하는 상황 속에 민주주의를 고취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며 한일관계 개선은 사실상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만 복종하는 것이고, 미국은 절대 한국의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노골적으로 반미를 선동한 것이다.



X(舊 트위터)에서 해당 게시글의 링크를 검색해 본 결과, 이 게시물 링크를 걸어놓은 트윗 4건이 확인됐다. 게시물을 올린 X 계정들을 공개 자료를 통해 조사해본 결과, 대부분 외국인으로 많은 팔로워 수를 가지고 있는 인플루언서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과 관련이 없는 외국인 계정에서 제주 4.3 사건에 대한 글을 한국어로 게시하는 부분이 부자연스러웠다.


중국의 하이마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해외 국가에 언론 홍보를 대행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특히 한국의 경우 포털사인 네이버와 함께 서울프레스·충청타임스·부천테크 등 실제 존재하지 않은 한국 지역 언론사에 보도자료 배포가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이마이의 사례와 별도로 뉴스와이어 서비스인 월드뉴스와이어와 연동된 한국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 11개를 추가로 확인해 본 결과, 해당 사이트들도 하이마이사와 동일하게 대체로 한국 지역 언론사로 위장했는데, 위장한 지역명과 연관된 지역 언론기사를 무단으로 게시했다.


다만 총 기사 수가 약 200여개로 많지 않고, 일본 오염수 관련 게시글 및 제주 4.3 사건 관련 게시글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과 관련한 홍보 및 보도자료인 것으로 보아 사이트 구축 초기 단계로 추정된다. 11개 위장 언론사 사이트는 2021년 6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월드뉴스와이어에 배포된 정치·사회적 콘텐츠 총 30건을 게시하였다.


특히, 게시글 중 제주 4.3 사건 관련 게시글은 하이마이사가 18개 위장 언론 사이트에 게시한 글과 번역체만 다를 뿐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확인된다. 중국어 원문글을 다른 번역가가 국문으로 번역한 것으로 보이는데, 원문 작성자가 동일내용을 서로 다른 두 홍보업체에 의뢰하여 동시에 게시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구글 맨디언트는 ‘하이에너지(HaiEnergy)’ 캠페인으로 명명한 공개보고서를 지난 7월 발표한 바 있는데, 해당 보고서에서 언급된 하이준(Haixun)사 소유 위장 웹사이트 72개 중 한국어로 제작된 사이트 9개를 확인했다.


하이에너지 캠페인에 사용된 9개 위장 사이트는 하이마이사 위장 사이트와 달리 정상 뉴스기사를 무단 게시하지는 않았지만, 업로드된 게시글 중 일부가 반미(反美) 성향의 게시글이고, 본문에 포함된 이미지와 비디오의 호스팅 주소가 하이준사 관련 도메인으로 확인되는 등 중국의 영향력 활동으로 의심된다.



[반미친중 내용이 대다수인 위장사이트]


이들 중국이 운용중인 선전선동용 웹사이트의 내용들은 ‘중국 정부의 코로나 공조 성과’ ‘한국의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 득보다 실이 많다’, ‘제주 4.3 사건은 미국의 간악한 탄압의 결과물’ 등 친중·반미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국정원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웹사이트에 게시된 콘텐츠 가운데 ‘미국의 민주주의가 나를 한국의 X새끼로 만들었다’ 제목의 글이 있다. 내용은 주한미군의 성범죄에 대해 언급하고, 생물 무기 실험실이 부산항에 세워지는 것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주한미군: 한국 남성 궁지의 근원’ ‘한국은 주권 국가인가? 아니면 미국 식민지인가?’ 등의 반미 콘텐츠들이 다수 확인됐다.


국정원은 이와 관련해 “중국이 만든 위장 언론사 사이트에 게시된 콘텐츠가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유포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시도된다는 점에서 ‘배후 세력의 사이버 영향력 활동’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유관 부처와의 협조를 통해 해당 사이트 차단에 나설 계획이다.


국정원은 “미국 사이버 보안기업 맨디언트의 ‘중국의 영향력 활동’ 보고서에도 이번 활동과 유사한 사례가 있다”며 “중국의 국내 사이버 영향력 확대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했다.


[해외에서 이미 확인된 중국의 가짜뉴스 선전선동]


중국이 가짜뉴스를 활용해 선전선동을 한다는 사실은 이번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식 확인된 것이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들통나면서 중국이 한국의 정치와 선거에도 충분히 개입할 개연성이 있다는 경고가 그동안 이어져 왔었다.


실제로 중국은 목표 대상국의 현지 매체들을 화교 또는 친중성향 대기업을 이용해 아예 인수하여 여론조작에 나서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008년 대만의 한 친중 성향 대기업이 대만 최대 미디어 기업을 인수해 대만 내 중국 공산당 영향력을 대폭 확장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동안에는 친중 인플루언서에게 비용이나 다양한 방식의 후원을 제공하고 이들을 통해 SNS 계정에 중국 문화를 홍보하고 친중 반미 및 반일 선동을 하도록 해왔었는데, 이제는 아예 해당국가에 위장 언론사 사이트를 만들고 선전선동에 적극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시점에서 중국의 가짜뉴스 사이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 매체들이 국내정치에 개입하기 위한 댓글부대의 플랫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은 그동안 외국의 정치에 개입하기 위해 엄청난 인력의 댓글부대를 운영해 왔다.


지난해 10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가짜 계정 80여 개를 적발해 삭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댓글부대는 마치 평범한 미국 시민인 것처럼 위장한 뒤, 총기 소유에 대한 헌법적 권리와 낙태 반대 등을 주장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 확산을 시도했다.


중국 댓글부대는 체코 국내 정치에도 개입하려다가 적발돼 메타 플랫폼에서 퇴출당했다. 또한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에서도 중국 공산당이 운영하는 댓글부대가 친중·반서방 정서를 조성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랬던 중국이 한국에서 댓글부대를 운영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이번에 중국이 사실상 운영하는 한국어 뉴스 웹사이트가 발각된 것은 중국 또는 한국 내에도 댓글부대가 있으며, 이들 댓글부대들이 베이스로 이용하는 뉴스의 플랫폼으로 사용하고 있을 개연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동안 중국이 한국의 여론조작에 개입했을 것이라는 추정은 있었지만, 한국의 정보기관을 비롯해 어느 누구도 이를 파헤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아마도 그러한 사실 확인이 한중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지레짐작으로 그러했던 것은 아닌가 보인다.


이런 점에서 이번 국가정보원의 중국 운영 뉴스사이트의 적발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중국이 한국의 정치, 특히 총선이나 대선 등의 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을 아예 차단하고 한국내 여론조작을 꿈도 꾸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국가 정보기관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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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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