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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얀마 군사정부의 분열, 쿠데타 이후 최대 시험에 직면 - 군부정권 “이제 약해 보이고, 물리칠 만해 보인다” - 곤혹스러운 중국, 과연 발 뺄까? - 위기에 몰린 군부정권, 군부내 분열도 붕괴요인으로 작용
  • 기사등록 2023-11-13 12: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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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이후 최대 시험에 직면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던 미얀마의 군사정권이 반군동맹의 치열한 반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면서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또한 군사정권내에 분열까지 일어나면서 미얀마 사태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얀마 반군 동맹이 중국 접경 지역을 포함한 미얀마 북부 지역을 점령했으며, 군사정권에 대한 저항은 2021년 쿠데타 이후 가장 중요한 승리를 기록했다”면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은 미얀마 북부 샨주의 중국 국경 근처로, 세 개의 강력한 소수 민족 무장 단체가 연합하여 최근 몇 주 동안 여러 마을과 군사 전초 기지를 점령한 공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소수민족 동맹이란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등 북부 샨주 3개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결성한 '형제 동맹'으로 이들은 성명을 통해 “전국의 다른 무장혁명단체들과 함께 곧 더욱 효과적인 공동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형제 동맹'은 지난달 27일 '군부 독재 타도'를 목표로 내걸고 미얀마 군사정권 정부군을 상대로 대규모 공세를 시작했다. 공격 개시일 날짜를 딴 '1027 작전' 이후 이들은 최소 5개 마을과 수 십 곳의 미얀마군 기지를 점령했다. 특히 친쉐호 등 중국 국경무역 거점 마을과 도로를 장악해 군사정권에 타격을 가했다.


카친독립군(KIA), 카레니민족방위군(KNDF) 등 다른 소수민족 무장단체들도 '1027 작전' 지원에 나섰으며, 미얀마 전역 반군정 세력들이 '형제 동맹'에 지지를 보내는 가운데, 민주 진영 임시 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도 가세했다.


이에 대해 NUG 두와 라시 라 대통령 대행은 “'1027 작전' 성공은 온 나라에 희망을 불러일으켰다”며 “혁명을 위한 최고의 군사적 성취를 이룰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부가 임명한 미얀마 대통령은 지난 9일, “반란에 더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국가가 분열될 위험에 처해 있다”며 위기감을 표시했다.


미얀마 군부도 북부 지역에서 일부 마을을 잃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보복 의사를 밝혔다.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샨주에서 일어난 문제는 마약에서 비롯됐다”면서 “마약 생산과 밀매로 벌어들인 돈이 무장단체들이 권력을 잡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 국경 지역은 과거부터 마약이 대규모로 생산되고 밀거래된 곳이다. 마약 생산은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의 자금줄이 되기도 하지만, 군부 측도 여기에 일부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2월 발생한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 마약 산업은 더욱 팽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는 지난해 미얀마 내 아편 생산량이 전년보다 88%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제 약해 보이고, 물리칠 만해 보인다”]


그동안 일방적이었던 미얀마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2021년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가 이젠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미얀마 내전이 변곡점을 맞고 있어서다. 그래서 나오는 말이 “쿠데타군이 이제는 약해 보이고, 물리칠만해 보인다”는 평가다.



영국의 BBC는 “샨주의 3개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지난달 27일 합동 공격을 개시하면서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겪은 가장 심각한 패배을 당했다”면서 “이번 공격은 샨주 무장 반군들이 군정을 전복시키고, 민주적 통치를 회복하기 위해 군사작전을 한다고 처음으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얀마는 135개 민족으로 이뤄진 다민족 국가로, 쿠데타 이전에도 자치를 요구하는 소수민족과 정부군 교전이 계속돼 왔다. 이전에는 반군단체들이 독자적으로 저항을 해 왔지만, 지난 10월 27일의 연합작전 이후 본격적으로 연대를 하면서 전황이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싱크탱크인 ‘평화연구소’는 “반군부 전투 세력이 100 여개의 군사 전초기지를 점령했으며, 군부는 국경 간 무역의 약 40%를 차지하고 중요한 세수원을 차지하는 주요 국경 횡단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UN도 “포격과 공습이 계속되고 있는 샨에서 약 5만명의 사람들이 난민이 되었고, 일부는 중국으로 건너 갔다”고 밝혔다.


[혹스러운 중국, 과연 발 뺄까?]


이렇게 쿠데타군이 위기 상황으로 몰리면서 가장 곤혹스러운 곳은 군정을 지지해 왔던 중국이다. 중국 외교부는 10일 “중국이 미얀마와의 국경에서 안보와 안정을 보장할 것이며, 그곳의 모든 당사자들에게 즉시 전투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사태를 주시하던 중국은 국경 지역 교전으로 자국 사상자가 나온 데 대해 엄중 항의했다. 지난 4일 미얀마군이 발사한 포탄이 중국 측 영토에 떨어져 중국인 1명이 숨지고 여럿이 다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북부지역의 무장단체들은 “중국으로부터 직접적인 요청을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것은 중국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샨주의 또 다른 무장단체인 와주연합군(UWSA)의 행보다. 이들은 현대식 무기와 2만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샨주에서 가장 강력한 무장단체로 꼽히는 이들은 그동안 정부군과 휴전 협정을 맺고 무력 충돌을 피해 왔다. 따라서 이들이 어떠한 태도를 보이는가에 따라 또다른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어 주목된다.


[위기에 몰린 군부정권]


미얀마 군부가 확실히 흔들리고 있다. 또한 분열까지 일어나면서 위기는 가속화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의 내전에서 잇따른 패배로 이미 경제 제재, 외환 부족, 부패 위기에 직면한 군부 지도부가 더욱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군사정부의 내무장관을 지낸 고위 장성이 부패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이 문제가 군부내 분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미얀마 군사법원은 12일, 소 툿 전 내무장관에 대해 권한 남용 및 뇌물 수수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소 툿 중장은 특정 회사 관계자들에게 불법적으로 여권을 발급하라고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하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아왔다. 그는 내무부 직원 복지 기금 관리 규정도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정은 올해 9월부터 소 툿 중장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면서 최고 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에서 축출했다. 군부 리더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측근인 소 툿 중장은 지난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내무장관을 지냈다.


그는 특히 지난 2021년 2월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에 반대하는 시위의 유혈 진압을 주도한 인물로 악명을 떨쳤다. 지난 2021년 6월에는 건설업체와 여행사를 소유하고 있는 재력가인 아들이 식당에서 난동을 부렸다가 체포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근 미얀마 군정은 장성들을 상대로 부패 범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장군 2명이 반역 및 뇌물 수수, 외화 불법 소지 등의 혐의가 인정돼 무기징역형이 선고됐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군정 내부에서 권력 투쟁이 벌어지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렇듯 미얀마 군부는 밖으로는 반군의 대대적 공격, 내부적으로는 분열이라는 내우외환을 맞고 있지만, 로이터통신은 “앞으로도 국토의 일부가 더 반군에게 빼앗길 수도 있겠지만 군대의 임박한 붕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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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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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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