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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이 美국채를 40% 줄이고 금 보유를 늘리는 이유? - 중국, 미국 국채 보유량 줄이면서 금 비축 늘렸다! - 중국의 국유경제 강화는 경제회복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 - 최악의 디커플링 대비하는 중국
  • 기사등록 2023-11-10 1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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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국채 보유량 줄이면서 금 비축 늘렸다!]


중국이 3개월 넘게 외환 보유고를 줄이고 동시에 미국의 국채를 40% 가까이 감소시켰으며, 대신 금 보유고를 12개월 연속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어판은 8일(현지시간) 중국 외환관리국(CAFE)의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외환 보유고는 3개월 연속 감소한 반면, 금 보유고는 12개월 연속 증가했다”면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종합개혁심화위원회에서도 지난 7일 '재정긴축'과 국유경제 배치 최적화라는 메시지를 발표해 외부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10월 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9월 말보다 138억 달러 감소한 3,102억 달러로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는 데이터를 발표했으며, 중국의 금 보유량은 12개월 연속 증가해 10월 말 기준 보유량은 9월보다 74만 온스 증가한 7,120만 온스(약 2020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8,133톤에 이어 5번째로 많은 양으로 현재 총 신고 자산의 4%를 차지한다.


[중국의 외환 보유고가 줄어든 이유?]


이런 상황에서 우선 생각해 볼 문제는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왜 줄어들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RFA는 이에 대해 경제학자 청샤오농의 견해를 인용해 “중국의 외환 보유고가 지난 3개월 동안 월평균 400억 달러씩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수준으로, 중국 경제 전체가 심각한 침체기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청샤오농은 이어 “중국이 원래 시장 경제 개혁을 심화하기 위해 종합 개혁심화위원회를 설립했지만 지금은 국유 경제를 강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 상황 악화를 회복하는 데 있어 당국이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음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청샤오농은 그 이유에 대해 “중국 경제의 주축은 민간 부문이며, 경제를 끌어올려야 하는 것도 민간 부문”이라면서 “국영 기업에 유리한 상황은 단 한 가지, 민간 부문이 절망적이어서 더 이상 경제를 끌어올릴 수 없을 때, 국영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지금이 그런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이제 국영 기업을 환자에게 인공호흡기를 달아주는 것과 같은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그만큼 중국 경제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고, 이러한 어려움을 돌파할 가능성도 별로 없으며, 중앙정부가 이러한 난관을 돌파할 탈출구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지금 중국의 조치들이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청샤오농의 지적이다.


대만 동화대학교 신경제정책연구센터의 천송싱 소장도 “중국이 국유경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그동안 시진핑 주석의 국유경제 중심 정책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면서도 “부도나 채무 불이행 상황에 직면해 있는 민간 경제가 지금의 상황을 도저히 헤쳐나갈 능력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경제 파탄을 국유기업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천송싱 소장은 이런 차원에서 헝다그룹이나 비구이위안 등의 부실 부동산기업들을 국유기업들이 인수하도록 조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천송싱 소장은 이어 “중국이 금 보유량을 늘리면서 외환보유고를 줄이는 것은 위안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달러 자본이 동결되어 중국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인 중국]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도 지난 4일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계속 줄이면서 그 동기에 대한 시장의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8월 말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로크는 10월 초 미국 장기 채권 수익률이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미국 장기 금리 상승의 배후에 중국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코멘트와 함께 표시된 차트는 중국의 국채 보유량이 2013년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잔액은 8월에 총 8,054억 달러로 10년 전보다 40% 감소했다.


중국은 한때 풍부한 외환 보유고를 바탕으로 미국 국채를 적극적으로 매입하여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미국 국채 투자자가 되었다. 보유 규모를 고려할 때, 중국의 매도는 미국 채권 가격을 흔들고 금리를 올릴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중국이 미국 국채를 투매하다시피 하는 것은 위안화의 환율 방어와 연관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경제 성장과 부채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심각한 자본 이탈에 직면해 있다. 골드만삭스의 추산에 따르면, 9월 자본 유출액은 750억 달러로 2016년 이후 월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위안화에 강한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현재 달러 대비 약 7.3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2007년 이후 최저치이다.



한 외국계 은행의 한 외환 트레이더는 “중국 국영 은행이 10월 1일 국경절을 전후로 달러를 매도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당국이 국영 은행에 달러 대비 위안화 강세를 촉구했고, 이에 국채를 팔아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하로 주가와 통화가치가 모두 하락한 2015년 이후 외환보유고 중 수천억 달러를 시장 개입에 사용했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수준의 외환 보유고를 유지하기 위해 국유 대출 기관에 위안화 지지를 요청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이 매일 발표하는 위안화 기준금리는 당국이 느끼는 위기감을 보여준다. 기준 환율과 시장 가치의 격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지만, 공식 중간값은 9월 중순 이후 달러당 7.17로 고정되어 있다. 중국은 위안화가 중간 지점의 양쪽에서 2% 이내로만 변동하도록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고정환율제로 회귀한 것처럼 보인다.


일부 투기꾼들은 통화 완화로 인한 중국의 낮은 이자율을 이용하여 위안화로 빌린 후 이자율이 더 높은 통화로 전환하는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골드만삭스는 고객들에게 빌린 위안화로 브라질 헤알화 및 기타 남미 통화와 같이 수익률이 높은 통화에 베팅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투기꾼들이 위안화를 매도하여 다른 통화를 매수함으로써 수익을 추구함에 따라 캐리 트레이드가 증가하면 중국 통화가 더욱 약화될 수 있다. 많은 분석가들은 이러한 투기성 거래가 증가하면 중국 당국이 국채를 매입하는 등 위안화 강세를 위해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외국인 투자 규모가 감소함에 따라 국채 매입의 재원이 되는 중국의 외환 보유고가 과거처럼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완화하려는 서방 국가들의 노력은 이제 막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국채 보유량을 계속 줄이면 시장 참여자는 이를 채권 수익률 상승 요인으로 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우려할 만한 사안으로 인식할 수 있다. 불안정한 중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 또 다른 예측 불가능한 변수를 추가했다.


[최악의 디커플링 대비하는 중국]


그렇다면 중국이 이렇게 외환 보유고와 미국 국채를 줄이고 금 보유고를 늘리는 핵심적 이유는 무엇일까? RFA는 “중국 당국의 이러한 조치가 달러가 지배하는 국제 자본 시장으로부터 디커플링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마치 미래의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이 미국의 국채를 줄이는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중국은 해외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이 2조 달러 정도 된다. 미 국채 보유액수가 8천억 달러 가량 되니 순자산의 40% 수준을 미국 국채로 보유하는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렇게 미국 국채의 보유 비율이 너무 높다보니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서방진영의 제재 효과를 분명히 목도했다. 만약 중국이 서방진영으로부터 그러한 제재를 받았다면, 중국은 러시아가 받는 피해 몇 수십배 이상 엄청난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경제 규모도 다르고, 글로벌 경제에 편입된 비율도 완전히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국제금융보는 지난 5월 23일 자에서 “미국이 금융을 무기로 사용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다.


또한 유명 경제학자인 위융딩 중국사회과학원 학부위원도 지난 5월 칭화대 주최 포럼에서 “미중 간에 지정학적 충돌이 발생하면 중국의 해외자산의 안전성이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며 외환 보유액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문제는 만약 대만이나 남중국해 문제로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게 된다면, 당장 국제사회가 대중 제재에 나서게 될 것이고, 그때 제재의 가장 우선순위가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의 동결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중국이 미 국채 보유량을 급격하게 줄이지는 못할 것이다. 중국은 여전히 미국과 교역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능한한 최소로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이면서 그 여윳돈으로 러시아 원유 확보와 해외 광산 매입 등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렇게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는 중국의 도발을 억지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 등으로 자칫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다간 중국 경제 전체가 몰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의 고민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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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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