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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대만 점령 5가지 시나리오, 대만을 조용히 무장시키는 美 - 눈 앞으로 다가온 대만해협의 위기 - 최대한의 압박, 중국 인근 섬 장악, 봉쇄, 폭격, 전면 침공 - 대만을 철저하게 무장시키는 미국
  • 기사등록 2023-11-07 12: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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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으로 다가온 대만해협의 위기]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분쟁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대만해협에서 국제적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내년 1월의 총통선거 이후에 중국의 시진핑 정권이 대만의 새로운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그래서일까? 미국은 지금 대만을 조용히, 그리고 철저하게 무장시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자사 칼럼니스트인 할 브랜즈(Hal Brands)가 쓴 '중국은 대만을 어떻게 점령할까? 5가지 전략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할 브랜즈의 글을 주목하는 것은 그가 마이클 베클리 미국 터프츠대 교수와 공동으로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라는 책을 펴낸 중국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할 브랜즈는 “내년 1월 대만의 총통선거가 끝나면 임기초부터 대만의 새정부 길들이기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군사력을 포함해 막강한 힘을 과시하면서 대만 해협에 위기가 고조될 개연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할 브랜즈는 특히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은 연일 '통일전쟁 리허설'로 평가되는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었는데, 이러한 위기는 시진핑에게 대만을 굴복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대만을 향한 중국의 침공 위협은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언급한 바 있는데, 그는 시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을 준비할 것을 자국군에 지시했다는 정보를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이때부터 미국에서는 중국의 대만 침공 여부와 시기 등을 놓고 '관측 게임'이 시작됐는데, 브랜드 교수는 이에 대해 침공 여부와 시기 못지않게 어떤 방식이 될 것인지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진핑의 대만 점령 5가지 시나리오는?]


브랜즈 교수는 중국이 대만을 쥐어짜고 정복할 수 있는 최소 5가지의 전략을 갖고 있다고 봤다.


*전략 1: 최대한의 압박


중국이 구사할 수 있는 첫번째 전략은 전쟁의 문턱 바로 아래 수준까지 강제적 압박을 체계적으로 가하는 것을 꼽았다. 이는 중국이 그동안 구사해왔던 방식으로 중국군의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과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 허위 정보 유포, 사이버 공격, 대만에 대한 외교적 고립 전략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내년 총통선거 이후에는 그 수준을 더욱 높게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의 방식에 대해 대만은 이미 내성이 생겨서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곧 시 주석이 원하는 ‘평화적인 통일’, 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은 더 이상 대만에게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오히려 그러한 압박 방식은 지난 10년간 친중 성향의 국민당을 약화시키고 독립 성향의 민진당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낳았다는 것이 할 브랜즈 교수의 평가다.


특히, 2019년 홍콩에 대한 시 주석의 무자비한 탄압 이후 중국이 그동안 선전해 오던 ‘1국가 2체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통일을 지지하는 대만인은 줄어들고, 대만의 독특한 정체성은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 브랜즈 교수의 분석이다.


또한 시 주석이 국제사회의 대만에 대한 지원을 막으려 하면 할수록 결과는 미국이 무기 판매를 늘리는 등 그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3자 구도에서 1위를 달리는 라이칭더 민진당 후보가 내년 총통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시 주석의 '전쟁 없는 압박'이 완전히 실패한 것이라는 판단이 내려질 수밖에 없다. 물론 다른 후보가 총통으로 당선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라 할지라도 시진핑 주석이 구상하는 퍙화적 통일론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략 2: 중국 인근 섬 장악


할 브랜즈 교수는 이런 측면에서 시 주석이 대만의 일부 섬을 장악하는 것을 포함해 수위가 높은 다른 옵션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대만은 포모사란 별칭을 가진 본섬 외에 중국 대륙과 매우 가까운 최전방인 진먼다오와 마쭈 열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실제로 1950년대 마오쩌둥(毛澤東)의 군대는 두 섬을 포격해 미국과의 위기를 촉발했지만, 결국 점령에 실패한 바 있다.


이 두 번째 전략과 관련해 할 브랜즈 교수는 “중국이 진먼다오와 마쭈 열도 침공에 나선다면, 대만과 미국을 딜레마에 빠뜨릴 개연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기본적으로 이 섬들은 중국에서 매우 가까워 대만이 방어하기 쉽지 않은 데다 중국이 실제 이들 섬 장악에 나선다고 해서 미국이 전면 개입하기도 쉽지 않게 되면서 미국의 대만에 대한 방어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는 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 봤을 때도 자칫 이 두 섬을 장악하는 것 자체가 중국으로서는 상상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브랜즈 교수는 지적했다. 다시 말해 중국 입장에서 연안의 섬들을 차지한다고 대만 전체를 장악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미군을 대만 본섬에 주둔하게 함으로써 중국의 침공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략 3: 대만 봉쇄


시진핑이 구사할 수 있는 세 번째 전략은 대만 봉쇄작전이다. 이는 군함과 군용기를 동원한 물리적 검역부터 대만에 접근하려는 선박에 대한 공격적인 세관 검사, 주변에서의 미사일 발사 시험, 금융기관, 경제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을 통해 대만으로 향하는 모든 것들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봉쇄는 섬 점령과 달리 이론적으로는 선제공격을 동반하지 않아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수입식품, 연료, 필수품 등을 끊어 대만인의 생존을 위협함으로써 중국과의 통일을 수용하라고 강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 또한 문제가 있다. 브랜즈 교수는 “봉쇄는 마법의 무기가 아니다”면서 “봉쇄 전략이 시행되면, 미국의 군대 배치, 보급품 제공, 미국 동맹국들의 대응 등이 따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략 4: 대만 폭격


브랜즈 교수는 봉쇄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중국이 대만을 향해 아예 폭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폭탄과 탄도미사일로 대만의 항구와 도로망에 대한 폭격에 나선다면 이로 인해 봉쇄 효과가 강화되고 대만 해군과 공군도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국이 그런 식으로 폭격한다고 해서 대만이 중국에 항복할 것인가의 여부는 별개다. 브랜즈 교수는 그럼에도 중국의 뜻이 달성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판단한다. 오히려 국제적 분노가 커지면서 미국과 다른 국가의 개입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 브랜즈 교수의 전망이다.


*전략 5: 전면 침공


이제 마지막 남은 옵션은 전면 침공으로 악몽과 같은 시나리오다. 브랜즈 교수는 “본격적인 침공은 대만의 군대와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습과 파괴 행위, 대만 지도자 암살 시도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며, 이 과정에서 괌과 일본의 미군 기지와 서태평양의 항공모함에 대한 기습 미사일 공격으로 미군을 타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브랜즈 교수는 이어 “시 주석이 대만과의 대결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시 주석이 전면 침공과 같은 충격적인 일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브랜즈 교수는 그러면서 “미국과 그 친구들(동맹국)은 시진핑이 추구할 수 있는 모든 과정, 특히 결과가 가장 재앙적일 수 있는 과정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전면 침공은 중국 또한 막대한 손실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대만을 침공하려면 10만 명 이상의 병력을 공중 또는 해상을 통해 대만 내부로 이동시켜야 하며, 대만 주변의 공중과 해상을 통제해야 하므로 역사상 그 어떤 군사 작전보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또한 전면 침공은 즉각 미국, 일본 및 기타 국가의 개입을 촉발할 수 있으며, 침공이 성공하더라도 중국이 통제하고자 하는 바로 그 영토를 황폐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다른 무력 사용과 마찬가지로 중국에게도 끔찍한 딜레마에 직면하게 할 것이다.


또한 중국은 침공 시도 첫날에 역내 미군을 공격할지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중국이 공격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직접 개입할 경우, 중국의 함정과 병력은 미국의 공군과 해군의 공격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미군을 공격하여 수백 또는 수천 명의 미국인을 죽인다면, 중국은 복수심에 불타는 초강대국과의 전쟁을 시작하게 될 것이며, 이는 시진핑이 만들고자 하는 강대국 중국을 파괴할 위험이 있는 전쟁이 될 것이다. 중국이 사실상 멸망을 각오하고 덤벼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대만을 철저하게 무장시키는 미국]


이러한 중국의 야망을 제압하기 위해 미국은 두 가지의 방법을 쓰고 있다. 하나는 중국과 대화를 통해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무너져가는 중국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중국의 경제적 부활을 돕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 하나의 미국의 대응은 대만을 조용히, 그리고 철저하게 무장시키는 방법이다. 영국의 BBC는 6일(현지시간) “미국은 그동안 대만의 미국산 무기 도입을 적극 판매해 오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40년만에 처음으로 아예 미국의 세금으로 대만의 무기를 지원하기 시작했다”면서 “그동안 미국과 중국간의 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들 정도로 많은 무기를 판매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 전략을 채택해 왔지만 이젠 노골적으로 대만의 국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대만은 2개 대대의 지상군을 미국으로 파견해 군사훈련을 숙달할 예정인데, 이는 1970년대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미국은 또한 대만을 완전한 요새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대만은 이에 발맞춰 철저한 고슴도치 전략으로 국방체계를 바꿔가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 온다면, 중국 역시 국가의 생존을 건 도전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겠다는 것이 미국과 대만의 국방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과 대만이 중국의 공격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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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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