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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동전쟁’에 빠져든 북한, 김정은 큰 실수했다! - “北, 하마스 등 친이란 무장세력에 군사훈련과·무기제공” - 북한 땅굴 기술도 하마스에 전수됐다 - ‘중동전쟁’에 깊이 개입된 북한, 외교적 파장도 크다!
  • 기사등록 2023-11-05 04: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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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하마스 등 친이란 무장세력에 군사훈련과·무기제공”]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대량의 무기를 지원해 준 것이 사실로 드러나는 와중에,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북한이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또한 중국의 입장까지 난처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10월 23일 “북한이 중동의 전투적 비(非)국가 행위자들에게 무기를 공급해 온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면서 “북한은 하마스에 대한 무기 제공을 부인하지만 수십년에 걸쳐 중동 무장세력과 반군들에 군사훈련을 제공하고 무기를 팔아치운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이어 “이란과 이란의 대리 무장세력들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다면전쟁을 위협하는 가운데 북한제 무기가 주기적으로 등장해 이스라엘 장비와 민간인에게 피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19일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The Times of Israel)은 “하마스가 자국을 공격하면서 북한제 무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에게서 노획한 무기에 북한제 F-7 로켓추진유탄(RPG) 발사기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TOI는 이어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하마스 관련 무장단체의 것으로 보이는 북한제 122㎜ 방사포탄이 최근 이스라엘 인근 국경 지역에서 발견되는 일이 있었다고 지난 17일 밝히기도 했다”면서 “심지어 하마스의 선전 비디오와 사진은 이전에 북한의 불새 유도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한 전투기를 보여준 바도 있다”고 지적했다.


38노스도 “북한은 골란고원을 제외한 이스라엘 전역을 팔레스타인의 영토로 간주하는 등 전적으로 팔레스타인의 편에 서 왔으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대한 북한의 지원은 수사적 연대를 넘어서는 수준이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북한이 1970년대와 1980년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에 무기를 제공했고, PLO 산하 조직인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PFLP) 주요인사를 훈련시켰으며, 1972년 이스라엘 로드 공항에 대한 일본 적군파의 테러 공격을 돕는 등 행보를 보여 왔다는 것이 38노스의 지적이다.


38노스는 그러면서 “미·소 냉전이 종식되면서 한때 소원해졌던 양측의 관계는 2007년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하면서 다시 온기를 띠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38노스는 또한 “2014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했을 당시 하마스는 북한에 군사 원조를 구했다”면서 “하마스는 비밀리에 북한제 로켓과 군용 통신장비를 사들이면서 6자리수에 이르는 규모의 착수금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때 하마스의 동맹이었던 알나세르 살라흐 알딘 여단이 갖고 있던 물품에선 북한제 불새-2 대전차 유도 미사일이 발견됐고, 2021년 5월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벌어졌을 땐 소수의 F-7 로켓이 (하마스 군사조직인) 이즈 앗딘 알카삼 여단에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영국의 더타임스는 지난 10월 20일, “하마스를 위해 무기를 구입한 마흐무드 알 마부는 2010년 평양으로 가는 베이징행 항공편을 예약한 바 있었는데, 이를 인지한 이스라엘 모사드에 의해 암살당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하마스의 무기들 가운데 북한제가 발견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타임스는 이어 “이들이 가자지구로 무기를 들어오는 경로는, 지난 수년간 이스라엘과 동맹국 모두로부터 집중적인 조사를 받아왔다”면서 “모두 북한에서 온 것은 아니며, 이란, 수단, 시리아는 모두 하마스의 무기 구매에 연루되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또한 하마스와 연대해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도 1980년대부터 여러차례 군사훈련을 제공하고 다연장 로켓 등 무기를 판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38노스는 “2000년 이후 레바논에 도착한 북한 교관들은 헤즈볼라에 지하 벙커를 짓는 법을 훈련시켰는데, 이 터널들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항공 정찰을 피해 로켓 발사대를 지하에 숨기는데 도움이 됐다”고 지적했다.


38노스는 그러면서 “이런 움직임은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과의 협력과 발맞춰 진행됐으나 북한의 무기 선적은 기본적으로는 외화벌이에 대한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38노스는 이외에도 “2015년에는 예멘 후티 반군이 정부군으로부터 노획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제 스커드 미사일을 사우디아라비아에 발사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면서 “이번 전쟁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북한과 이란, 시리아의 협력은 친이란 무장세력들에게 향후 (북한의) 군사기술을 사용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땅굴 기술도 하마스에 전수됐다]


이번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장악 작전을 펼치는데 있어 가장 곤혹스러운 대상인 하마스의 지하터널 기술이 북한으로부터 왔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이스라엘 안보단체 ‘알마 연구·교육 센터’의 새리트 제하비 대표는 지난 10월 17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북한으로부터 직접 땅굴 기술을 얻었는지는 확실치 않다”면서도 “북한이 헤즈볼라에 기술을 전달했고, 헤즈볼라에 전수된 기술이 하마스 손에 들어간 것은 맞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제하비 대표는 “헤즈볼라의 땅굴 기술은 북한 지식에 기초한 것”이라며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서 활용된 터널도 간접적으로 북한의 기술이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하마스에 (기술이) 전달돼 굴착된 땅굴은 전략적 터널”이라며 “무장단원들과 차량 및 군수품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단체는 2021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가 굴착 공법을 헤즈볼라의 ‘지하드 건설재단’에 제공하고, 시리아 국경 근처에 북한 인력 6명을 파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동전쟁’에 깊이 개입된 북한, 외교적 파장은?]


이렇게 북한이 여러 가지 면에서 중동전쟁에 깊이 개입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이러한 사실이 북한의 외교와 미래 행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물론 북한의 이러한 행보는 중동국가와 일부 아프리카에서는 환영받을지 모르지만, 우선적으로 미국과의 관계에서 대북 적대시 정책이 한층 강화되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사실 북한 문제는 미국의 대외정책에 있어 우선순위가 아니지만, 북한이 중동과 러시아에까지 무기를 지원하면서 중동 및 유럽 정세까지 판을 뒤흔든다면, 미국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미국 의회가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이스라엘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더더욱 내년 11월에 있게 될 대선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문제는 아주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자동적으로 대북정책 또한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북한 문제는 단순한 한반도 문제가 아니라,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전쟁에까지 연루된 핵심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당연히 내년 대선에서 민주·공화 양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 아닌 대북 강경기조로 흘러갈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는 북한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또 하나, 김정은은 최악 상황에 몰린 북한 경제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러시아와 대담하게 무기거래를 하면서 러시아 푸틴과의 관계를 강화했다. 여기에 김정은은 북러관계가 외교의 최우선이라는 말까지 했다. 물론 당장 돈이 들어오고 식량까지 채워지니 무슨 말이든 못하겠는가?


문제는 이러한 행보가 중국 시진핑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북한이 러시아에게 크게 의존한다면, 중국은 북한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지금 중국 경제 형편도 힘든 마당이라 북한에 대한 적극적 지원은 아예 접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해 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우선적으로 북한이 무한정으로 러시아에게 무기를 보낼 수는 없다. 그렇게 러시아로 무기가 넘어가지 않으면, 러시아도 북한에 대해 식량 지원하는 것을 중단하게 될 것이다. 그때 북한은 어디에 손을 내밀 수 있을까? 중국? 한국?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에 추파를 던질 수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김정은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고 만약 그러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미국이 북한에게 요구하는 상황도 과거와는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은 큰 실수를 했다. 러시아는 결코 핵과 미사일의 첨단기술을 북한에 넘겨주지 않을 것이다. 그 순간 러시아와 중국간의 관계도 파국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북한을 도와주지는 못할 것이다. 당장 러시아 사정도 글로벌 제재로 간단치가 않다. 이는 러시아의 대북지원도 곧 수명을 다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때 북한이 손을 벌릴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한국이다. 어쩌면 핵무기를 이용해 협박할지도 모른다. 이는 미국 국가정보위원회가 지난 1월과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지적된 사항이다. 그때 만약 한국이 김정은의 위협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대응한다면 북한은 과연 어떻게 될까? 어쩌면 김정은 정권은 그야말로 최악의 위기상황으로 몰려갈지도 모른다. 이런 측면에서 김정은의 하마스와 러시아 등에 대한 무기지원은 제 발등을 찍는 엄청난 실수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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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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