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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조롱당한 시진핑, 초조한 중국공산당 - 중국 청년들, 할로윈 의상으로 시진핑을 조롱하다! - 미국의 중국청년들도 할로윈데이에 시진핑 조롱 - 선전선동도 안먹히는 中 MZ세대, 시진핑은 그들이 두렵다!
  • 기사등록 2023-11-03 12: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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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년들, 할로윈 의상으로 시진핑을 조롱하다!]


리커창 전 중국총리의 돌연사로 인해 민심이 흉흉한 가운데, 중국에서 할로윈 데이를 맞아 시진핑 주석을 노골적으로 조롱하는 분장들이 공공연하게 노출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중국어판은 1일(현지시간) “할로윈데이를 맞아 중국에 긴장감이 맴돌았다”면서 “전날 밤 화이하이루(淮海路) 등 상하이 거리에는 다양한 할로윈 분장 젊은이들이 쏟아져나왔고,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경찰이 혼잡 지역 출입을 통제했고, 일부 지하철역은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중국 경찰이 초긴장 상태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최대한 통제했으나 강압적으로 해산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칫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인해 충돌할 수도 있어서다.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이 할로윈 분장을 활용해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을 마음껏 조롱했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의 분장 모습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져나갔다.


VOA에 따르면, 대표적인 시진핑 조롱 분장 가운데 하나는 ‘곰돌이 푸’(Winnie the Pooh)였다. 사실 ‘곰돌이 푸’는 유명한 디즈니의 애니영화 주인공이다, 최근들어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로는 지난 2018년에 개봉된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가 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곰돌이 푸가 '가족과 나 자신의 행복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로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던져 주기도 했다.


그렇게 서방진영 세계에서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는 곰돌이 푸가 정작 중국에서는 절대 입밖으로 내서는 안될 금기어다. 이 곰돌이 푸를 서방 세계에서 시진핑 주석을 조롱할 때 쓴다는 이유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은 ’곰돌이 푸‘에 빗댄 ‘시니더푸(Xinnie the Pooh)’라는 별명이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021년 10월 26일, “이 비교가 시 주석을 화나게 해 묘사가 중국에서 금지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시진핑 주석이 ‘곰돌이 푸’에 빗대지기 시작한 것은 2013년 미국 방문 때부터다. 당시 시 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나란히 걷는 모습이 마치 푸와 푸의 친구 호랑이 티거와 비슷해 크게 관심을 모았다.


이후 중국 당국은 푸가 등장하는 콘텐츠를 검열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실제로 2018년에는 중국에서 푸가 나오는 디즈니 영화 '크리스토퍼 로빈'의 상영이 불허되기도 했다.


사실 시진핑 주석과 곰돌이 푸를 비교해 보면 상당히 닮은 부분이 많다. 그래서 서방진영에서 시진핑 주석을 조롱할 때 곰돌이 푸를 차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할로윈데이에 바로 그 곰돌이 푸 분장이 등장한 것이다. 이는 누가 뭐래도 시진핑을 조롱하기 위한 직격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할로윈 분장에는 '다바이'(大白)도 등장했다. 흰색 방호복을 입은 방역 요원을 뜻하는 다바이는 중국의 가혹한 '제로 코로나' 3년을 상징한다.


그런데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다바이로 분장한 이들이 면봉을 들고 다니며 사람들을 검사하려는 모습이 올라왔다는 점에서, 시진핑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VOA도 “이들의 모습은 중국 당국의 권력 남용과 통제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짚었다.


또한 돌연사한 리커창 전 총리를 추모하거나 그의 과거 발언을 메모한 게시판으로 시진핑을 조롱하는 이들도 있었다. 어떤 이들은 장례식에 놓이는 추모 화환으로 분장하기도 했고, 바로 그 옆에는 “당신이 너무 보고 싶다”는 문구를 든 이도 있었다.


또한 상하이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사진에는 “거꾸로 흐르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는 슬로건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한 사람의 모습도 담겨 있다. 표지판에는 노란색 배경에 파도를 타는 남자의 그래픽이 그려져 있었다.


리 전 총리는 중국의 개혁과 개방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황하와 양쯔강은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었는데, 이를 염두에 두고 그렇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가디언은 이에 대해 “이들의 분장이 최근 급사한 리커창 전 총리를 추모하면서 동시에 시진핑을 비꼬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VOA는 “리커창을 추모하는 듯한 분장을 한 이들은 곧바로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고 소품은 압수됐다”고 밝혔다.


이밖에 하락세를 이어가는 상하이종합지수 차트를 목에 두르고 나온 사람, 중국 작가 루쉰으로 분장해 젊은이들에게 목소리를 내라고 독려하는 사람도 있었고, 입시 스트레스로 다크서클이 내려앉은 고등학생이나 머리가 헝클어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배트맨으로 분장한 이도 있었다.


이에 대해 VOA는 “지난해 11월 말 중국 주요 도시 곳곳에서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발생한 이후 1년간 이와 비슷한 규모의 단체 행동은 없었다”며 “지난 주말 시작된 상하이 할로윈 거리 축제의 주제는 재미이지만 일부 분장은 사회적 이슈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한 웨이보 블로거는 “상하이의 할로윈은 겉으로는 축제처럼 보이지만 많은 의상 뒤에는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의 상처가 있다”면서 “마침내 우리는 특별한 날에 이를 분출하고 공유할 기회를 얻었다”고 써 수만개의 '좋아요'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VOA는 “'중국판 인스타그램'이라 불리는 샤오훙수에서 할로윈 관련 콘텐츠가 검열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체 테스트한 결과 '상하이 할로윈' 주제로 최신 사진들이 검색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시진핑 주석을 조롱하는 할로윈 분장 관련 내용들에 대해 철저한 통제를 했다는 의미다.


[미국의 중국청년들도 할로윈데이에 시진핑 조롱]


중국의 수천 명 청년들이 할로윈데이의 시진핑 조롱 행렬에 나선데 이어,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청년들도 할로윈을 맞아 역시 상하이 청년들의 행보에 동참했다.


VOA 중국어판은 “LA에 거주하는 중국 청년들이 웨스트 할리우드 산타모니카 대로의 유서 깊은 66번 국도에서 할로윈 퍼레이드에 참가했다”면서 “상하이 퍼레이드에서 보여졌던 분장과 흡사한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눈에 띄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상하이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장면도 연출됐다. 시진핑 분장을 한 참가자가 손에 쇠사슬을 높이 들고 군중 속에서 ‘리커창을 죽여라’라고 외쳤다. 그 옆에는 차이치와 리창 역을 맡은 두 사람이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시 주석의 '작은 추종자' 역할을 했다.


다바이로 불리는 코로나 방역복을 입은 또 다른 참여자는 흰색 메가폰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내려와서 핵산 검사를 받으라"는 메시지를 반복했고, 누군가가 협조하여 입을 열자 배우가 핵산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발표하고, 다바이 역을 맡은 남자는 그들을 강제로 끌고가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카이 리젠은 ”중국 본토의 특수한 상황에서 자유를 잃을 위험에 처한 젊은이들과 연대를 보여주고, 아이러니한 행동으로 중국 공산당을 규탄하는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는 이어 ”2인자인 리커창이 뚜렷한 이유 없이 죽을 수 있다면 서민들의 안전은 어디에 있는가? 아이들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리고 싶었다“면서 ”시진핑 정권의 종말을 기대하는 것은 서민들의 공통된 소망이며, 중국 정부가 독재와 폭정이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VOA에 말했다.


[선전선동도 안먹히는 中 MZ세대, 시진핑은 그들이 두렵다!]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이번 할로윈 축제에서도 나타났지만, 중국의 수많은 청년들이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 정권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를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할로윈데이도 그렇고, 리커창 전 총리의 장례식에 중국 당국이 초긴장을 하면서 시위라든지 반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중국 공산당을 유지하는 가장 큰 무기 중의 하나가 선전선동이다. 이를 위해 중국 공산당은 언론을 완전히 독점하고 있고, 심지어 SNS를 비롯한 모든 매체들까지도 철저하게 감시하면서 당국이 원하는 내용들만 소통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청년세대, 곧 MZ세대가 중국 공산당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동안 시진핑 주석의 핵심 지지층이었으며, 중국 공산당의 중추를 이루었던 청년세대가 시진핑과 공산당으로부터 환멸을 느끼고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사회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에게 있어서 국가보다 더 중요한 것이 개인이다. 특히 지난 ‘제로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중국의 젊은이들은 국가가 더 이상 자신들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특히 그렇게 신뢰했던 중국 공산당마저도 자신들의 생명을 보호해줄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것을 절실히 인식한 것이다.


중국의 젊은 세대들이 제일 먼저 현실의 벽을 느끼는 것이 일자리다. 중국 당국의 발표로는 공식적으로 20% 초반대의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일주일에 한 시간 일하는 이들을 실업자에 포함한다면 무려 45% 이상의 젊은이들이 취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청년세대들이 이렇게 시진핑과 공산당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고, 이는 중국 체제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변수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들을 다시 중국 공산당 편으로 끌어들일 묘안이 없다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진핑 주석도 이들 MZ세대의 움직임이 두려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의 공산당식 세뇌공작으로는 이들을 장악할 수가 없어서다. 오히려 시진핑 정권에 대해 불만과 분노만 이들에게 쌓여가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이러한 청년들의 좌절이 어떻게 폭발할지 여부다. 이에 대해 대만 중앙통신사는 홍콩 힌리치재단 앨릭스 카프리의 견해를 인용해 “지난해 11월 백지 시위의 의미는 중국 도시에서 분출된 분노”라며 “잘 교육받은 청년층이 들고 일어난다면 공산당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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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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