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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심각한 군부부패, 반란 두려워 손 못대는 시진핑 - 숙청되고 실종되는 중국 군부 장성들, 문제는 부패 - 시진핑 취임 10년, 지금도 벌어지는 군부 숙청 - 고심 깊어지는 시진핑, “군부를 믿지 못한다”
  • 기사등록 2023-11-02 12: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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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청되고 실종되는 중국 군부 장성들]


중국내에서 군부의 장성들이 연이어 숙청되거나 실종되는 일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중국체제를 지키는 보루라 할 수 있는 군부가 이렇게 흔들린다는 것은 시진핑 주석에게도 상당한 위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블룸버그는 11월 1일(현지시간)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인 2013년부터 1기 임기말인 2017년까지 반부패 혐의로 당국에 의해 체포된 장성은 최소 100명으로, 이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중국이 전장에서 잃은 고위 지휘관의 수보다 많은 숫자”라면서 “중국 인민해방군 총사령관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연이은 장군들의 실각에 특히 분노하고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만 해도 리상푸 국방부장이 지난 8월 말 돌연 실종되면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고, 최근 낙마를 공식화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신변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는 베일에 가려 있다.


흥미로운 것은 리상푸 국방부장의 실종이 시진핑 주석이 가장 아끼는 부대인 로켓군사령부의 두명의 장성과 함께 일시에 교체된 것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이들이 부패사건에 함께 연루되어 있다면 중국 군부에도 매우 심각한 스캔들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국방부장이 실각되었다고 해서 군부 전체가 흔들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방부장이 중국을 대표해 군사외교로 나서기는 하지만, 군사정책에 대한 실권은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중국 군부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은 중앙군사위원회(CMC) 부주석 2명, 인민해방군 합동참모부 부장, CMC 정치사업부 부장(군의 정치적 충성도를 책임지는 책임자) 등이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이 취임하면서 군부 부패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고, 그러면서 군부내 핵심 4인방이 모두 부패혐의로 처벌됐다. 두 명은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한 명은 자살했으며, 한 명은 처벌이 발표되기 전에 암으로 사망했다. 그러나 사실 이 4인방에 대한 숙청은 시진핑 코드를 맞추기 위한 정치적 숙청이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시진핑 취임 10년, 지금도 벌어지는 군부 숙청]


문제는 시진핑 취임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군부내에서 숙청 또는 처벌이 일어난다면, 이는 정치적 사유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리상푸 부장과 로켓군사령부 수장들은 누가 뭐래도 시진핑 휘하의 충성파들이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한마디로 숙청을 당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블룸버그는 최근의 군부 숙청은 한마디로 조직적인 부패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 이유는 첫째, 군부의 철저한 정치화 때문이다.


대부분 국가의 군대와 달리 인민해방군은 국가의 군대가 아니라 사실상 중국 공산당의 무장 부대이다. 당연한 것이지만 국군의 주요 임무는 외부 침략을 방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인민해방군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는 정권의 생존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인민해방군 정치사업부를 통해 모든 장교의 임명과 승진을 통제한다. 공산당의 정치위원은 중대급까지 모든 군 부대를 감독하며 충성도를 심사하고 직업 군인의 진로를 결정한다.


이 정치위원들은 군부의 지도자들을 임명할 때 별다른 근거가 없다. 1980년대 중국-베트남 국경 충돌 이후, 실제 전투를 치른 적이 없는 군대에서 전투 능력을 확인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군부의 통솔능력이라든지 전투작전 능력 등은 승진이나 직책 임명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직 정치적 충성심만이 군부 지도자 임명의 근거가 된다.


문제는 그러한 군 지도자들의 충성심은 얼마든지 위조될 수도 있고, 또한 판정하기도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한마디로 귀에 걸면 귀거리,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공산당 정치위원 맘대로 군부 지도자들이 임면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 친분관계가 사실상 승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야심이 있다면 전문적으로 자격이 없는 장교도 위원들에게 뇌물을 주는 것만으로 승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지적이다.


중국 군부의 이러한 체계가 우선 부패를 억제할 수 없게 만들었다. 장교가 이러한 인사 시스템에서 승진하려면 먼저 상급자에게 뇌물을 주어야만 한다. 이는 당연히 부패의 축적을 불러온다.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돈이 중국 군부를 구성하는 핵심적 잣대가 되면서 결국 중국인민해방군은 돈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체제로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


2013년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자 사실상 중국 인민해방군 최고 정치위원인 쉬차이허우 장군의 자택을 수색한 수사관들은 지하실에서 엄청난 양의 현금과 옥, 귀중한 골동품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나 많은 하급 장교들이 그에게 뇌물을 건넸을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이러한 부패사슬 체계는 군부내에서의 실수나 잘못들을 은폐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인민해방군은 서방군대와는 달리 입법부나 언론과 같은 제3자의 감시를 받지 않는다. 그러니 인민해방군 운영 자체가 지극히 불투명하다. 심지어 수십억 달러의 무기 구입 같은 경우도 제대로 사용되는지 알 길이 없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아마도 무기, 보급품, 시설 획득 비용이 쉽게 부풀려질 수 있고, 초과 수익이 비자금으로 흘러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취득하게 되는 검은 돈들을 서로가 나눠먹는 그런 체계가 어쩌면 지금의 인민해방군 군부를 둘러싸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중국인민해방군의 현재와 미래 모습이 어떠할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먼저 보여주었다. 전쟁이 터지고 실제로 러시아군을 전장에 보내고 또 전투를 벌이면서 확인된 것은, 러시아군의 부패가 밑도 끝도 없으며, 그러한 부패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똑똑히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오죽했으면 세계 제2위의 군사대국이라는 러시아가 최빈국 북한에게 무기를 얻으려 하겠는가?


시진핑은 바로 이러한 러시아군의 현실을 보면서 부패하고 무능한 장교들이 지휘하는 군대를 전투에 투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장군들을 더 체포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의 인민해방군을 진정한 군대로 만들려면 군부의 정치화를 털어내야만 한다. 이를 통해 투명한 군대로 만들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은 부패와의 전쟁뿐만 아니라 다음 전쟁에서도 패배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결론이었다.


[고심 깊어지는 시진핑, “군부를 믿지 못한다”]


아마도 시진핑 주석은 지금 중국 군부가 안고 있는 고질적 병폐들을 어느 정도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리상푸 국방부장과 로켓군사령관 2명을 전격적으로 경질하면서 인민해방군 내부에 대해 이젠 어느 정도 파악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부패한 군부를 어떻게 쇄신해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리상푸 부장을 해임했으면서도 후임을 어떻게 할지 결정도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인다. 물론 국방부장 하나 바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진핑의 고심도 깊어진다.



지난 9월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조엘 우스너우 미국 국방대학교 미국전략연구소(INSS) 선임연구원이 쓴 ‘시진핑이 자국 군대를 믿지 못하는 이유’라는 글을 게재했다.


우스너우 연구원은 이 글에서 “시 주석이 중국 인민해방군(PLA)을 장악했다는 인식과 재임 초기 불법 행위 근절에 대한 그의 무관용적인 약속을 고려하면, 이런 (장성급의 연이은)실종은 놀라운 일”이라면서 “최근의 숙청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은 아직 불투명하지만, 최고위 (군사)당국자들에 대한 시 주석의 신뢰감 부족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시 주석이 그간 자신의 권력을 굳건히 하기 위해 고위 장성들의 지지를 필요로 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군사 당국자들은 인사 등에서 많은 혜택을 누렸고, PLA에 대한 감독도 느슨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배경이 지난 십여 년 동안 이뤄진 중국의 군사예산 증대와 맞물리며, 로켓군 지휘부 관계자 등이 배를 불리는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게 우스너우 연구원이 지적하는 부분이다.


그는 이어 “시 주석의 군에 대한 신뢰 부족은 향후 군 운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특히 향후 군의 역량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경우, 대만 관련 문제 등에 있어 군사 대비태세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스너우 연구원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을 최선의 방법에 관해 우려하고 있지만, (침공을 막을) 중요한 제약은 (중국)국내 문제와 더 가까운 무언가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시진핑 주석은 이렇게 밖으로는 미국과의 충돌, 안으로는 경제정책의 실패와 함께 군부의 부패로 인한 대비태세 부실 문제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니 시진핑의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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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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