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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의 실수 - 정치적 목표 달성위해 군부에 의존하는 시진핑 - 핵무기와 국방비 대폭 늘어난 중국 - 붕괴한 소련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중국
  • 기사등록 2023-10-31 12: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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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목표 달성위해 군부에 의존하는 시진핑]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국내외적 목표달성을 위해 군부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데, 이러한 통치방식은 과거 소련이 붕괴 되었을 때와 같은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의 사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10월 24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고위관료들은 중국이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해 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중국은 미국과 대등한 군사력을 가지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엘리 래트너 인도 태평양 안보 담당 국방부 차관보와 마이클 체이스 중국-대만-몽골 담당 국방부 부차관보는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최근 국방부가 작성한 중국 군사력 보고서의 주요 결과를 브리핑했는데, 이 자리에서 이들은 “최근 몇 년동안 중국은 국방력 확대에 모든 힘을 쏟고 있다”면서 “이러한 경향은 중국의 정책에 중요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체이스 차관보는 “이러한 군사력 증강에 따라 미중간의 우발적 충돌 위험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런 이유 때문에 미중간 군사회담의 재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여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차이잉원 총통의 미국 방문 이후, 대만해협에서 중국군의 위협이 심화되고 있고 대규모 군사훈련도 수시로 시행되고 있다. 또한 며칠전에는 중국군의 전투기가 미국의 B-52폭격기의 비행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위협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핵무기 대폭 늘어난 중국]


중요한 것은 중국이 군사력의 대표적 상징적 무기인 핵무기를 대폭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10월 19일 공개한 2023 중화인민공화국(PRC) 군사 및 안보 발전 보고서’에서 “중국이 올해 5월 기준 500개 이상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이전 예측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리고 2030년에는 보유고가 1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에는 중국 정부가 4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1500개 수준으로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었다.


미 국방부는 이어 “미국이나 러시아의 핵탄두 보유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매우 급속히 늘어나는 수준”이라며 “향후 10년 동안 중국은 계속해서 핵무력을 빠르게 현대화, 다양화,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또 “중국은 수 메가톤(t)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DF-5C를 실전 배치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중국의 대표 전략 무기로 평가되는 쥐랑(JL)-3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탑재해 중국 연안에 미 본토까지 사정거리에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은 지난 20년 동안 크게 발전했으며, 중국의 미사일 프로그램 중 상당수는 다른 세계 최고 수준의 미사일 생산업체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라며 “중국이 극초음속 둥펑-17으로 무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을 배치할 경우, 중국군 미사일 전력은 지속 변화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 및 군함은 모두 370척으로, 지난해보다 30척가량 증가했다. 중국의 지난해 국방 예산은 전년 대비 7.1% 늘어난 229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1.3% 수준이었다. 중국의 육군 병력은 모두 105만명이고, ICBM 350기와 500개의 발사대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련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중국]


그런데 이렇게 핵무기를 위시해 국방력을 대폭 늘이고 있는 중국의 행태가 붕괴된 소련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평가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10월 24일(현지시간) 클레어몬트 맥켄나 컬리지 민신페이 교수의 오피니언 글을 통해 “1990년대 초, 중국 공산당은 연구팀을 꾸려 소련의 몰락을 연구했다”면서 “러시아를 제외하고 중국만큼 소련의 몰락을 열심히 연구한 나라는 거의 없다”고 했다.


민신페이 교수는 이어 “이러한 연구를 통해 중국은 소련과 미국의 군비 경쟁이 결국 소련 경제를 파산시키고 정권의 정당성을 잃게 만들었다는 교훈을 얻었는데, 중국의 군사력 성장에 대한 미국 국방부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중국은 그 어려운 교훈을 잊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민신페이 교수는 또한 “소련의 몰락을 보면서 시진핑 주석은 오랫동안 중국에서 이와 같은 재앙을 겪어서는 안된다고 봤기 때문에, 지금 벌어지는 중국의 현상은 우려스럽고 아이러니하다”고 전제한 후 “그런 시진핑이기에 2012년 말 집권한 이후 시민 사회, 자유주의 이데올로기, 관료 부패 등 소련을 무너뜨렸다고 믿는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한 국내 정치 전략을 추구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시진핑 주석은 중국 군대를 현대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으며, 미국 정보기관의 추정에 따르면, 2027년까지 대만을 점령하고 2049년까지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군대로 육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최근 미 국방부 보고서를 살펴보면, 중국의 핵무기 확장 노력이 ‘규모와 복잡성’ 모두에서 축소보다는 오히려 확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2022년 중국의 공식 국방 예산은 약 2,300억 달러로 증가했지만, 실제 지출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렇게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시진핑 정부는 1970년대 소련 지도부와 같은 실수를 반복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 민신페이 교수의 진단이다. 당시 소련은 미국과 군사적으로 거의 동등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10년 후 경제와 정치적 정당성이 무너지는 사태를 맞게 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시 주석이 냉전의 교훈을 다시 배우기에는 아직 늦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련이 군비 경쟁에서 졌기 때문이 아니라 말(경제적 생산성)보다 수레(군사력)를 앞세웠기 때문에 패배했다는 점이다. 군비 경쟁은 적대적인 두 강대국 간의 경쟁의 한 측면일 뿐이며, 이보다는 효율적인 경제와 혁신적인 기술 생태계를 통해, 더 많은 자원을 생산할 수 있는 국가로 만드는 것이 진정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 할 것이다.


경제가 역동적이지 못한 국가일지라도 강대국이라면 더 부유한 적대국과 미사일 대 미사일로 맞설 수 있지만, 국민으로부터 자원을 빼앗아 감으로써 생활 수준을 낮추고 정권의 정당성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오늘날 중국과 미국의 상대적 경제력 격차가 미국과 소련보다 작기 때문에 중국 지도자들은 미국과의 군비 경쟁에서 소련보다 더 잘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이 민신페이 교수의 평가다.


냉전 시대와 마찬가지로 중국은 미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그 동맹국들과도 경쟁하고 있다. 달러로 측정한 2022년 중국의 GDP는 미국의 약 70% 수준이다. 그런데 CIA가 추산하기로는 냉전 기간 중 소련의 최고 GDP는 미국의 58%였다. 그러나 미국의 핵심 안보 동맹국(일본, 영국, 캐나다, 호주)과 중국의 주요 지역 경쟁국인 인도를 고려하면, 중국의 GDP는 이들 국가를 합친 경제 총생산의 45%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미국과의 관계가 계속 악화된다면, 중국은 군대를 계속 강화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중국은 지금까지의 군사적 발전이 지난 40년간의 개혁과 세계화 과정에서 창출된 부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더 부유하고 혁신적이며 효율적인 적대국 및 동맹국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중국은 반시장 경제 정책을 뒤집고 역동적인 민간 부문을 자유롭게 해야만 한다.


하지만 현재 시진핑 정부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중국은 시장을 자유화하고 무역 장벽을 낮추는 대신, 민간 기업가를 단속하고 외국인 투자자를 몰아내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정책은 미국과의 경제 생산량 격차를 더욱 벌리고, 중국을 더욱 가난하고 불안정하게 만들 뿐이다.


두 번째 중요한 교훈은 중국 지도자나 연구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상대적 약자일수록 강대국과의 관여를 통해 실질적인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군대 간 고위급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우발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프로토콜을 수립하는 것은 강대국보다 약소국의 이익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가드레일'이 없다면 약소국은 사건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을 경우, 소련 지도자들이 쿠바 미사일 위기에서 그랬던 것처럼, 굴욕적으로 물러나거나 패배의 위험을 감수하는 두 가지 좋지 않은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한편, 군비 통제 협정은 부유하지 않은 강대국이 불필요한 군사 하드웨어에 자원을 낭비하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다.


중국 전략가들은 이러한 이점을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중국 특유의 자존심과 자기과시 욕구 때문일 수도 있다. 중국군은 미국의 제의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대신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항의하기 위해 대화를 중단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중국이 영공 근처에서 비무장 미군 항공기를 공격적으로 위협하면서 우발적 충돌의 위험성이 높아졌다.


물론 ‘냉전’이라 부르는 현재 상황이 오늘날의 미중 경쟁에 대한 불완전한 비유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 냉전의 교훈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또한 시진핑 주석이 몰락한 소련의 교훈에서 중국이 나아갈 방향을 얻지 못한다면 최종 결과는 소련의 최후와 같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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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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