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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 동부 요충지에서 치욕적 패배 기록한 러시아 - 동부 요충 아우디이우카 공격, 최악 손실 입은 러군 - ‘제2의 바흐무트’가 된 아우디이우카 - 엄청난 대혼란에 빠진 러시아군. 탈영병도 속출
  • 기사등록 2023-10-31 00: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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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요충 아브디브카 공격, 최악 손실 입은 러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전략적 요충지인 아우디이우카(Avdiivka) 등 동부 전선에서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동원해 총공세를 펼쳤지만, 치욕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러시아군내에서 상급자 명령을 거부하는 병사들까지 속출하는 대혼란을 겪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은 29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지난 10월 10일부터 8개여단 규모의 병력을 총동원해 아우디이우카를 향해 대대적인 공세를 단행했지만 올들어 가장 많은 사상자를 냈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군이 아우디이우카로 진격하려다 최소 1개 여단 규모의 병력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국방부의 정보 업데이트는 “도네츠크주 아우디이우카 주변에서 러시아군의 총공세가 실패하면서 2023년들어 최악의 손실을 기록했다”면서 “러시아군의 공격전략이 그동안 다른 전장에서도 해 왔던 대로 너무나도 천편일률적이다보니 우크라이나군에게 작전을 간파당한 것이 패배의 원인인 듯 보인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 지도부는 지난 9월부터 러시아가 동부 지역에 병력을 집결해 우크라이나 전선을 돌파하는 것을 경계해왔다. 이 지역은 러시아가 지난해 겨울에 공세를 집중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군사분석가 비엘리에스코프는 “아우디이우카가 우크라이나 방어에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라면서 “러시아가 방어시스템이 잘 갖춰진 아우디이우카 공격에서 어려움에 봉착해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코우크스 공장 터를 진지 삼아 많은 참호와 벙커를 구축해 러시아군에 대항하고 있다.


[‘제2의 바흐무트’가 된 아우디이우카]


사실 아우디이우카는 이미 폐허가 된 죽음의 도시다. 그런데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사생결단으로 이 지역을 차지하려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러시아가 이렇게 아우디이우카 공격에 집중하는 것은 도네츠크를 방어하거나 공격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아우디이우카는 도네츠크 북쪽에 움푹 들어간 돌출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 지역을 점령하게 되면 적 본진을 내리누를 수 있을 정도로 방어에 탁월한 지형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미 지난 14년여 전부터 이 일대를 거대한 요새로 만든 것이다.


그래서 이 지역은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가 반드시 점령해야할 지역으로 꼽았는데, 사실 러시아는 지난 5월에 점령한 바흐무트보다 더 전략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은 지난 10년 동안 이 도시를 포위하려는 시도를 반복해 왔다. 아우디이우카를 점령하면 50~60km에 달하는 전선을 확보할 수 있으며, 점령한 도네츠크에서 북쪽의 코스티안티니브카 등 다른 도시로 통하는 관문을 만들 수 있어, 푸틴의 도네츠크 지역 전체 정복 목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난 10월 23일 아우디이우카와 바흐무트 전투를 비교하면서, 아우디이우카에서 우크라이나 군대의 회복력을 ‘우크라이나 전체의 힘’이라고 묘사했다. 그만큼 반드시 사수해야 할 지역으로 꼽은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최근 며칠 동안 모스크바 군대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점령 지역 수도인 도네츠크에서 북쪽으로 약 5km 떨어진 아우디이우카 북쪽으로 점차 진격하여 도시를 포위하고,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요새화가 잘 되어 있는 전선 요충지 중 하나를 장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 지역은 이미 수만 명의 군인이 사망하고 대부분 폐허만 남긴 바흐무트 전투의 불길한 메아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26일 “러시아의 아우디이우카 공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역을 점령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냉정하게 상기시켜주는 것”이라면서 “모스크바가 앞으로 몇 달 안에 ‘전술적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수천 명의 러시아 군인이 희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러시아군은 아우디이우카 지역에 계속 군대를 더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29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은 전투력의 상당 부분을 아우디이우카 주변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현재 이 지역에 3만여명의 병력을 포진시키고 있으며, 지금도 추가 병력을 이곳으로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ISW는 이어 “29일에도 아우디이우카를 향해 진격을 시도했지만 성과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엄청난 대혼란에 빠진 러시아군]


문제는 러시아군이 아우디이우카에서 상상외의 전사자와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명령불복종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 뉴스 아스트라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으면서 상급자의 명령을 거부하는 러시아 군인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아스트라는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 구금된 군인들의 가족들로부터 매일 메시지를 받고 있다”며 “포병, 식량, 식수 부족, 열악한 지휘에 대한 일화가 넘쳐난다”고 밝혔다.

아스트라는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불복종 혐의로 구금된 곳이 최소 16곳이며, 자이체브에서 가장 큰 규모”라면서 “파악된 바로는 구금된 군인은 173명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아스트라에 의하면, 문제의 병사들은 러시아의 훈련장으로 이송된 후 다시 부대로 편성되어 최전방 격전지로 보내져 공격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는 “제15동력 소총연대 소속 50여 명의 병력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의 로즈시프네에 구금되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훈련장으로 이송되었다”면서 “이들은 아우디이우카 공격에 투입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존 커비 대변인도 “러시아 군이 실제로 명령에 복종하지 않은 병사들을 처형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특히 2022년 9월 푸틴의 부분 동원령 이후 훈련과 장비 부족, 지휘 문제 등으로 인해 러시아 군대의 사기가 저하되었다는 보고가 많았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NBC 방송이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제155 해병여단 대원들이 쓴 것으로 알려진 공개서한이 텔레그램과 블로그 등으로 퍼져나갔다”면서 “이 편지로 인해 러시아 군부가 발칵 뒤집혔고 적극 진화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해병대원들은 프리모스키(Primorsky) 지역의 올레크 코제먀코(Oleg Kozhemyako) 연해주 주지사가 수신인으로 된 이 편지에서 “루스탐 무라도프와 주랍 아크메도프 장군의 무모한 작전 때문에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인 파블리우카 인근에서 공격을 받아 대원 300명이 숨지고 다치거나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파블리우카를 점령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부대 장비의 절반 정도가 나흘 만에 파괴됐다”면서 “그들(지휘관들)은 자신을 과시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은 사람을 고기라고 부른다”고 맹비난했다.


해병대원들은 이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루스탐 무라도프 동부군관구 사령관은 자신들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도네츠크 지역의 대혼란과 전사자 수를 축소하고 있다”며 “이해할 수 없는 작전 때문에 병사들은 총알받이가 됐는데, 장군들은 보너스를 챙길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일들은 그동안 러시아군 내에서 수시로 일어났다. 심지어 러시아 군사 훈련장 두 곳에서 규칙을 위반한 군인을 처벌하기 위해 이른바 '고문 구덩이'를 설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탈영병들은 주로 술을 마셔 문제가 된 병사들처럼 행동이 불량한 병사들은 헌병에게 구타를 당하고 최대 일주일 동안 구덩이에 갇혀 하루에 한 끼만 먹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러시아군의 사기가 낮다보니 후퇴하는 군대에 총격을 가하는 일들까지 벌어진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지난 10월 27일(현지시간) 백악관의 존 커비 국가안보 대변인의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명령에 불복종하는 자국 군인을 처형하고 있으며, 포격에 맞서 후퇴하면 부대 전체를 사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필사적 공세를 펼치면서 잔인한 방법이 적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커비는 “러시아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고 장비가 부족한 병력으로 ’인간 파도타기 전술‘에 의지하고 있다”면서 “제대로 훈련되지 않은 병사들을 적절한 장비, 리더십, 자원도 없이 전투에 바로 던져 넣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도 정보 업데이트를 통해 “러시아군 일부가 사기가 낮고 전투를 꺼려하기 때문에 러시아군은 아마도 '장벽 부대' 또는 '차단 부대'를 배치해 후퇴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며 “이들은 후퇴하는 병사들에게 총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러시아군의 비열한 방식은 과거 스탈린때의 처벌체제를 원용한 것으로 스탈린은 나치가 소련을 침공한 지 1년 후이자 스탈린그라드 전투 한 달 전인 1942년 7월에 “한 발짝도 물러서지 말라”는 명령 227호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명령에 따라 스탈린은 징벌 대대를 창설하고 ’공황을 조장하는 자들과 겁쟁이들‘을 사살할 차단 부대를 만들도록 허용했다.


러시아는 이렇게 아직도 스탈린식 군사교본으로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런 러시아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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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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