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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스라엘 가자지구 작전, 밤새 450곳 타격 - 이스라엘 가자전쟁 '2단계' 지상작전 추진 - 전면적 공격 대신 '야금야금' 지상전 벌이는 이스라엘 - 이 "가자 최대병원 지하에 하마스 지휘본부"
  • 기사등록 2023-10-30 0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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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전쟁 '2단계' 지상작전 추진]


이스라엘군(IDF)이 밤새 가자지구 북부에서 가자전쟁 2단계 차원의 대공습을 가했다. 29일 새벽까지 이어진 공격은 하마스의 지휘소 등 무려 450곳을 원점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를 분쇄하기 위한 3주간의 전쟁의 두 번째 단계라고 부른 이스라엘군은 일요일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상대로 지상 작전을 벌였다”면서 “밤새 가자지구에서 지휘소, 관측소, 대전차 유도탄 발사 원점 등 하마스 목표물 450여곳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IDF는 “지상군이 하마스의 테러 조직과 미사일 공격을 준비하던 분대를 공격했으며, 항공기들이 이 지역에 속한 하마스의 다른 타깃들을 겨누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투기가 폭탄을 투하하고 병력과 병기가 하마스가 통치하는 영토로 밀고 들어오는 동안, 가자 지구의 포위된 주민들은 거의 완전한 통신 및 인터넷 정전에 직면했으며, 이스라엘 군 수뇌부는 지상 공세를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기 때문에 통신 두절은 구조 작업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몇몇 팔레스타인 언론 매체는 일요일 이른 시간에 가자 지구에서 전화와 인터넷 통신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인들에게 ‘길고 힘든’ 작전을 예상하라고 경고했지만, 이번 공격을 본격적인 지상작전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일부 보좌관들은 이스라엘 측에 즉각적인 전면 공격을 보류하라고 조언했다고 미국 관리들은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토요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작전은 하마스의 통치 및 군사 능력을 파괴하고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명확한 목표를 가진 전쟁의 두 번째 단계”라며 “우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우리는 지상과 지하에서 적을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27일 밤 하마스가 건설한 광범위한 터널 네트워크를 포함한 인프라에 초점을 맞춰 가자 지구에 병력과 탱크를 파견했다고 밝혔다. 배치 규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타냐후 총리가 침공을 선언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지상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이 전쟁은 여러 단계로 진행되며, 오늘 우리는 다음 단계로 움직였다”며 “이 전쟁의 목표에는 지상 작전이 반드시 필요하며 최고의 군인들이 현재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수뇌부가 침공이라는 표현은 피했지만, 가자지구내 지상에 정예군을 투입해 지상 작전을 계속 벌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밝힌 셈이다.


실제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스라엘 군은 가자지구 북부에서 강도 높은 작전을 벌인 끝에 북부 일부를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할레비 총장도 “공중 폭격 엄호 속에 탱크 수십대와 보병, 전투 공병이 가자지구 내에 안정적으로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WSJ는 이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가자시티 봉쇄를 위해 하마스 대원들 다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동쪽으로 밀고 들어갈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IDF는 아울러 레바논에 있는 헤즈볼라 군사시설을 공습한 사실도 공개했다. 특히 IDF는 “하마스의 공중전 책임자인 아셈 아부 라카바를 제거했다”면서 “아부 라카바는 하마스의 무인기(UAV)와 패러글라이더, 공중탐지 및 방공 책임자였다”고 밝혔다.


[전면적 공격 대신 '야금야금' 지상전 벌이는 이스라엘]


눈여겨볼 것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전쟁의 '두 번째 단계'를 선언하고 지상 작전을 확대하고 있지만, 예상됐던 전면적인 지상전이라기 보다는 확실히 공략해야 할 목표지점을 선정한 후,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식으로 전략을 펴게 되면 네타냐후 총리가 공언한대로 가자지구 작전은 단기간에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그동안 이스라엘이 지난 7일 자국을 대규모로 기습한 하마스를 궤멸한다고 선언한 이후, 탱크와 예비군 30만명 등 대규모 병력을 가자지구 경계에 집결하고, 지상전을 예고하면서 육·해·공을 모두 동원한 전면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측돼 왔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 CNN 방송도 “상당한 영토 장악을 목표로 하는 주요 지상전은 아직 실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서버는 이번 작전에 대해 “휴전에 대한 전망은 없는 채로 영토 점유(taking of the territory)가 시작됐다”며 “적어도 아직은 전면적인 침공은 아니지만, IDF가 앞서 수행한 치고빠지기식 공격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컨설팅업체 르벡 인터내셔널의 마이클 호로위츠 정보 책임자도 이 매체에 “7일 하마스 기습 이래 처음으로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터널 위치를 파악, 파괴하고 인질들을 찾기 위해 가자 일부 지역에 머물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이스라엘군의 작전방식은 우선적으로 미국이 우려하는 대대적인 지상작전의 부작용을 최대한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는 대규모의 지상작전을 피하면서도 하마스 수뇌부 제거라는 목표와 하마스 지하터널 파괴 및 인질 구출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노림수로 보인다.


또한 대규모 지상작전을 펼침으로써 갖게 될 수도 있는 빠른 승리 등의 환상도 제어할 수 있는 전략으로 판단된다. 특히 하마스가 부비트랩이 도처에 깔린 복잡한 지하 터널망을 구축했고, 민간인과 인질을 '인간방패'로 삼고 있는 가자지구 지상전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에, 지금의 이스라엘군이 펼치는 작전은 상당히 긍정적인 방식이라고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 정보국장을 지낸 아모스 야들린은 주요 매체 기자들에게 “이는 전격전이 아닌 저강도 분쟁”이라며 “인치, 미터 단위로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번 작전을 보면 하마스가 인질을 풀어줄 때까지, 이스라엘이 군사 계획을 보류할 일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야들린은 이어 “(하마스가 인질을 1주일에 2명씩 풀어준 것을) 계산하면 2년이 걸릴 텐데 이스라엘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에게 지상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직 정보 관리 아비 멜라메드는 옵서버에 “이번 작전이 반드시 전면전의 서곡이라고 볼 수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점진적으로 확대될 수많은 제한적 작전들의 시작일 수는 있다”면서 “전방위로 전 화력을 쏟아붓는 돌격은 아니며, 하마스의 중심부를 향해 야금야금 뜯어 먹는 모듈식 접근법”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BBC 방송의 제러미 보웬 기자 역시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역을 한조각 한조각씩 치우고 있는 듯하다”며 “계속 밀어붙일 것이라고 강조하는 이스라엘군의 어조를 보면 이는 '되갚음'에 관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가자 최대병원 지하에 하마스 지휘본부"]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전쟁 상대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지휘본부가 가자지구 최대 규모의 병원 지하에 있다고 주장해 충격을 주었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 지하에 지휘센터를 숨겨두고 있다고 주장했다”면서 “하마스의 지하 시설이라고 곳곳에 표시된 병원 지도를 내보이면서 ‘이곳에서 하마스가 로켓 공격을 지시하고 병력을 지휘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알시파 병원은 가자지구에서 가장 크고 첨단으로 꼽히는 병원으로, 평시에도 주민들에게 생명줄이었지만, 전시인 지금은 700개 병상을 훨씬 넘어선 6만명 이상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따른 부상을 치료하거나 몸을 피하고 있는 피난처다.


이스라엘은 이미 오래전부터 하마스가 이 병원을 작전실로 쓰고 있고, 지하에 수뇌부가 은신해 있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번처럼 첩보를 근거로 구체적인 시설을 지목한 것은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 정부 미디어실 책임자인 살라마 마루프는 이날 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이 한 점의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하가리 소장이 제시한 녹음 파일에 대해서도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하마스의 주장에 대해 이튿날인 28일 하가리 소장은 “하마스가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착취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과 연관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찍은 것이라며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 하나는 “그들이 알시파 병원을 사용하고 거기 숨어있다고 들었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세우고 쇼핑몰이나 예배시설 같은 민간시설에서 군사 작전을 운영한다고 보고 이런 시설에도 폭격을 이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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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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