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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7년만에 최대 자본유출, 중국 증시 패닉 조짐 - 2분기에 외국인직접투자도 무려 87%나 급감 - 글로벌 투자자들, 중국 경제 미래에 부정적 - 중국 부자들도 ‘차이나 엑소더스
  • 기사등록 2023-10-24 23: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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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난달 자본유출 약 7년 만에 최대]


부동산 부문을 비롯한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월 중국 내 자본 유출이 2016년 이후 약 7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2분기에 외국인직접투자도 무려 87%나 급감하면서 중국경제가 엄청난 충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블룸버그는 23일(현지시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중국의 자본 순 유출 규모가 전월 대비 80% 가까이 늘어난 750억 달러(약 101조5천억원)를 기록, 2016년 말 이후 가장 많았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역내 현물시장 및 선물시장 거래, 역내에서 역외로 순 지급된 위안화 규모 등을 취합한 데이터를 근거로 이같이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3분기 성장률이 경제학자들의 예상을 뛰어넘은 이후에도 중국의 부동산 산업이 흔들리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에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이로인해 최근 몇 주 동안 자금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별개로 중국 외환 당국인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역내 은행들이 고객에게 순 판매한 외환 규모가 194억 달러(약 26조2천억원)를 기록, 미중 무역분쟁이 고조되던 2018년 11월 이후 가장 많았다.


또한 은행들이 고객들을 대신해 해외로 순 송금한 자금은 539억 달러(약 72조9천억원)로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인 2016년 1월 558억 달러(약 75조5천억원) 이래 최대 송금액이다.


더불어 송금 규모는 7월 115억 달러(약 15조5천억원), 8월 444억 달러(약 60조1천억원)를 기록한 바 있으며 순유출세가 3개월 연속 이어졌다. 이러한 유출을 합했을 때 9월의 순유출액은 약 750억 달러(101조 5125억원)로 2016년 말 이후 가장 많았으며 8월에 비해서는 거의 80% 증가했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심각한 것은 중국이 9월에 경상 수지와 자본 수지 모두에서 유출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는 해외여행 증가에 따른 서비스수지 적자, 외국인 직접투자 감소 등이 주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채등기결산유한책임공사(CCDC)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 자본의 중국 국채 보유분은 135억 위안(약 2조5천억원)가량 감소한 2조700억 위안(약 382조5천억원)으로 2021년 3월 이후 최저를 찍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8월 7일부터 10월 19일 사이 선강퉁·후강퉁을 통해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221억 달러(약 29조9천억원)로 사상 최대였다.


이러한 추세와 관련해 로라 왕을 비롯한 모건스탠리 전략가들은 중국 증시에서의 자본 유출이 전례 없는 단계에 진입했으며, 20일 상하이종합지수가 종가 기준 3,000선 아래로 내려간 가운데 추가 부양책이 있을 때까지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과 달리 중국은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오히려 기준금리 인하를 진행 중인데. 이로 인해 미중 금리차가 20여년 사이 최대로 벌어진 것도 자본 유출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매기 웨이를 비롯한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미중 금리 격차는 향후 몇 달간 계속 위안화 가치 하락과 자본 유출 압력이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자본 유출로 인해 위안화 가치 하락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8일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장중 7.3682위안으로 역외위안 시장이 생긴 2010년 이후 지난해 10월 하순(7.3749위안)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역내위안/달러 환율도 7.3503위안으로 2007년 말 이후 최고를 찍은 바 있다. 현재도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7.32위안, 역내위안/달러 환율 역시 7.32위안대를 기록하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왜 해외 투자자들이 대거 탈출할까?]


그런데 중국은 지금 소비와 산업 생산이 그런대로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5%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도 왜 글로벌 자금들이 이렇게 유출되는 것일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차가워지고 있어서다. 다시말해 중국 경제의 미래를 지극히 어둡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왜 중국의 미래를 글로벌 투자자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일까? 우선적으로 중국에 대한 신뢰가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중국의 인구 감소와 맞물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세월이 갈수록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그동안 중국정부가 만들어온 병적 구조의 결정판인 부동산 위기는 도저히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미중간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중국의 미래를 도저히 밝게 볼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최근 스위스 GAM인베트스먼트의 아시아담당 투자책임자는 닛케이 인터뷰에서 “중국 주식에 대한 신뢰도가 199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까지 떨어져 있다”면서 “중국 증시가 저평가돼 있지만, 국제 투자자들은 이 점에 전혀 주의를 기울이는 분위기가 아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레이먼드 청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북아시아 투자책임자도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단호한 조치를 내놓지 않는 한 투자자들은 투자를 보류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조금이라도 주가가 오르면 보유 주식을 팔아버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렇게 중국의 경제내적 문제도 심각한데 여기에 더해 중국 정부가 반간첩법을 강화한 것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게 하는 중대한 요인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이젠 중국으로 출장가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할 리가 없다.


이에 대해 타이완 난화대학 쑨궈샹 교수는 VOA 인터뷰에서 “개혁개방기 중국은 세계 곳곳에서 투자를 끌어들여 세계의 공장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면서 “반간첩법 같은 안보 법률 때문에 외국인 기업가들이 중국을 외면한다면 투자 유치에 문제가 생기게 될 것”이라고 정리했다.


[중국 부자들도 ‘차이나 엑소더스’]


글로벌 투자자들만 탈중국 또는 차이나 포비아를 가지고 있는 것만 아니다. 심지어 중국내 부유층들 역시 국제 불법 송금조직을 활용한 현금 해외 빼돌리기가 성행하고 있다. 중국에선 연간 5만달러 한도 내에서 해외 송금이 가능한데 이를 무시하고 불법적 방식으로 중국내 자금을 해외로 유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중국내 부유층들이 자금을 해외로 유출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하왈라’로 불리는 비공식 송금 시스템을 사용하기도 하고, 외국 기업 인수합병(M&A)을 이용하기도 한다.


하왈라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신용거래 시스템이다. 지금은 은행을 통하지 않는 국제적 송금 시스템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해외로 몰래 자금을 옮기는 지하경제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M&A 방식은 100억원짜리 해외 기업을 200억원에 산 뒤 100억원을 되돌려받는 식으로 활용되는데, 자금 이전을 원하는 부유층은 중국 본토에서 대상기업에 100억원어치 위안화를 지급하면 ‘자금 세탁’이 완료된다.


물론 중국 정부가 불법 해외송금을 엄중하게 다루고 있지만, 중국의 부유층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해외로 자금을 유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부유층들이 이렇게 자금 유출을 감행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당연히 자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있지만, 중국 정부의 특성상 자신의 신변에 대한 불안감 역시 감출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공동부유 정책 시행이 중국의 부자들을 떨게 만드는 요인이다. 언제 자신의 자산을 빼앗아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것이다.


중국계 부동산 기업 주와이는 향후 2년 내 70만 명 이상의 중국인이 중국을 떠나 해외로 본거지를 옮길 것으로 예측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는 올해 1500억달러(201조 7800억원)의 본토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으로 봤다.


중국 정부가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를 유발하는 정책을 지속할 경우, 중국 경제가 위기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길은 더 험난할 전망이다. 상황이 이러니 내수가 살아날 리 없고 중국 경제의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패닉 조짐까지... 심각한 자본 유출의 끝]


블룸버그는 24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자들의 차이나 엑소더스가 현실화되면서 주식 시장이 패닉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상하이 종합 지수의 매수 강도와 매도 강도를 측정하는 소위 공포와 탐욕 지표가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해 충격을 주었다. 심지어 그 규모가 무려 9조 1,000억 달러나 된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추정치다.


더욱이 이러한 부정적 추세가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진단이다. 과연 이러한 위기가 중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갈수록 냉혹한 겨울이 중국 경제를 덮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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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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