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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스라엘 최정예 특공대, 사상 초유의 작전 대기중 - 이스라엘 최정예 '사예레트 마트칼' 작전대기 - ‘피로 쓴 유산’, 인질 구출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
  • 기사등록 2023-10-24 00: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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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최정예 '사예레트 마트칼' 작전대기]


'검은 9월단' 인질극을 진압해 명성이 자자한 이스라엘 최정예 특공대가 하마스 테러 집단에 의해 납치된 212명의 인질 구출을 위해 특명을 받고 출격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특공대 '사예레트 마트칼'(Sayeret Matkal)을 집중 조명하면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붙잡고 있는 인질 212명의 생사와 행방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의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이스라엘 정예 특공대 사예레트 마트칼이 인질 구출 작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점차 무게가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예레트 마트칼은 1957년 영국 공수특전단(SAS)을 모델로 창설됐다. 처음엔 이스라엘 방위군(IDF) 산하 낙하산 부대였으나 현재는 정보기관의 지휘를 받는다. 검은 9월단을 비롯한 팔레스타인 테러단체의 각종 인질극을 진압하면서 실력과 명성을 쌓았다.


특히 사예레트 마트칼의 '검은 9월단' 인질 사건 해결은 전설로 남아 있다. 1972년 5월 8일 벨기에 사베나 항공의 보잉707 항공기가 경유지인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향해 이륙한 뒤 팔레스타인 테러단체 '검은 9월단'에 납치됐다.


부부로 위장한 테러범 4명은 승객과 승무원 100여 명을 인질로 붙잡고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600명을 석방하지 않으면 비행기를 폭파하겠다고 협박했다.


바로 이 사건에 이스라엘 최정예 특공부대인 사예레트 마트칼이 투입됐다. 이들이 ‘검은 9월단’ 테러범을 제압하는데는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착륙장치를 무력화하고 정비직원으로 위장해 항공기에 진입한 부대원들은 납치범 2명을 사살하고 2명은 체포했다.


사상 최초의 항공기 대테러 작전으로도 꼽히는 이 임무에는 현재 이스라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도 투입됐다. 당시 23세였던 네타냐후는 작전 중 동료가 잘못 쏜 권총에 맞아 손을 다쳤다.


사예레트 마트칼은 4년 후인 1976년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PFLP)과 서독 테러조직 혁명세포(RZ)의 에어프랑스 항공기 납치 사건도 진압했다.


이에 이스라엘 특공대는 수천 마일 떨어진 우간다의 수도 엔테베에서 팔레스타인해방전선-외부작전(PFLP-EO)과 독일에 기반을 둔 혁명 세포 조직원들이 에어프랑스 139편에서 100명 이상의 인질을 붙잡고 5백만 달러와 53명의 팔레스타인 및 친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을 요구하며 항공기를 장악하고 있었다. 문제는 우간다가 이스라엘과 적대적 관계였다는 점이다.


이스라엘 정치 지도부가 협상에 들어가자 현 총리인 네타냐후의 형인 요나탄이 탑승한 사예레트 마트칼은 화물기를 타고 동아프리카로 향했고, 우간다 대통령 이디 아민의 대통령 호위대처럼 위장한 검은색 메르세데스 벤츠와 랜드로버를 타고 비행기에서 내렸다.


이 과정에서 교전이 벌어졌고, 이어 사예레트 마트칼이 인질들이 갇혀 있는 터미널로 진격하면서 긴 총격전이 벌어졌다. 결국 수십 명의 우간다 군인들과 함께 납치범 전원이 사살되었다.


당시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 투입된 부대원 중 네타냐후 총리의 형 요나탄 네타냐후가 유일하게 목숨을 잃었다. 네타냐후는 2016년 사건 40주년을 맞아 엔테베 공항에서 한 연설에서 “형이 죽었을 때 우리의 세상도 파괴됐다”고 말한 바 있다.


[가자지구 인질들, 과연 구출될 수 있을까?]


이제 초미의 관심은 이스라엘이 최정예 특수부대인 ‘사예레트 마트칼’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투입할 것인지의 여부다. 물론 이스라엘 측은 인질 구출 작전 여부에 함구하고 있다. 카타르가 중재에 나선 인질 석방 협상이 우선이라는 분위기도 읽힌다.


이에 대해 뉴스위크는 이스라엘군 대변인 리처드 헥트 중령에게 사예레트 마트칼 투입 여부에 대해 질문했지만 직접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인질 구출 작전에 대해 “정보기관과 정치권의 가장 민감하고 폐쇄적인 부분에서 다루고 있다는 게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라면서 “체포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게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사예레트 마트칼을 투입해 작전을 펼쳐야 하는 지역이 바로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가자 지역인데다 이스라엘이 아직도 전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지하터널 또는 땅굴 속에서 작전을 펼쳐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아직까지 인질에 관련된 정보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이와 관련해 사예레트 마트칼 사령관을 지낸 도론 아비탈은 “네타냐후가 15년 동안 총리로 일하며 많은 작전을 승인했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 없이 이 게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인질들이 가자지구에 있고 거리 아래 숨겨진 인프라가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도전”이라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역시 이 특공대 사령관을 지낸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도 “어떤 작전이든 정확하고 엄격히 통제된 상황을 위해서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과거의 성과와 현재 직면한 위기를 같은 잣대로 봐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전 이스라엘군 팔레스타인 담당 군사정보국장이었던 미하엘 밀슈타인은 “하마스는 가자지구 내부에 매우 정교한 땅굴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실제로 대부분의 조직원, 특히 지도자들이 땅굴 안에 있다”며 “전부 또는 대부분의 인질이 땅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니 천하의 사예레트 마트칼이라도 인질 구출이 아주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피로 쓴 유산’, 인질 구출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하마스에게 잡혀 있는 212명의 무고한 시민들을 구출해 내야만 한다. 뉴스위크는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특수부대인 사예레트 마트칼이 훌륭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공식 명칭이 ‘총참모부 정찰대’로 번역되는 사예레트 마트칼에 대해 아비탈은 “이 특수부대의 장점은 정보 인프라에 매우 통합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정보 장교를 중심으로 팀이 움직인다고 할 정도로 정보 통합적이라 그만큼 실패할 가능성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예레트 마트칼의 전투와 암살 작전 등은 이스라엘의 적들 사이에서도 두려워 떨 정도로 정평이 나 있다.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가 되기 훨씬 전인 1972년, 22세의 네타냐후가 참여한 '동위원소 작전'과 같은 대담한 인질 구출 작전은 그중에서도 압권이다.


이렇게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구출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다. 그러한 경력이 이번 가자지구의 인질 구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또한 하마스의 '알-아크사 홍수' 작전으로 인해 이스라엘에 위기가 닥치면서 구성된 비상 내각의 면면도 하마스 인질 구출 작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는 야당 지도자 베니 간츠, 동료인 가디 아이젠코트 전 IDF 참모총장, 요아브 갈란트 현 국방장관, 차치 하네비 국가안보보좌관, 론 더머 전략 담당 장관 등 군 경험이 풍부한 5명의 인물이 포함되었다. 또한 내부 의사 결정권자에는 네타냐후의 군 비서실장인 아비 길 소장이 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네타냐후의 국가 안보 보좌관을 지낸 야코브 아미드로르는 “이 그룹이 의사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네타냐후가 논의를 강행하기보다는 폭넓은 합의를 추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아미드로르는 이어 “이스라엘이 인질 구출과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가 경험이 있어 운이 좋았다”고 말하면서도 “정치권은 일반적인 차원에서만 관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최정예 사예레트 마트칼이 인질 구출 작전을 펼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은 뭐니뭐니해도 정보의 부족이다. 가자지구는 2005년 이스라엘군이 지중해 지역에서 철수한 이후 IDF의 가장 큰 정보 과제 중 하나였다.


이에 대해 아미드로르는 “지상 작전 지휘관은 지상 상황에 대해 모든 것을 꿰뚫고 있어야 하나, 이번 사건의 경우 인질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있어서 제대로 된 작전을 수행하는데 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이스라엘이 직면한 도전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노련한 이스라엘 관리들조차도 구출 작전이 펼쳐진다면 가자지구에 억류된 사람들 중 사상자가 거의 불가피하다는 것을 감안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라도 인질들이 희생되는 결과가 나온다면 이를 성공한 작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데 이번 구출 작전의 어려움이 있다.


그렇기 떄문에 이번 인질 구출 작전의 성패에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생명도 걸려 있다고 봐도 전혀 무리가 아니다. 또한 최정예 이스라엘 특수부대의 명예까지 걸려 있는 중차대한 작전이라 할 수 있다.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


이스라엘의 최고 의사 결정층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거의 보편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지상 침공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18년 전 가자 지구에서 철수한 이후 IDF는 2008년, 2012년, 2014년 세 차례에 걸쳐 팔레스타인 영토 내에서 전투를 벌인 바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지도부가 하마스를 군사적 실체로서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공식 목표를 선언함에 따라 지상전은 이전의 분쟁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대해 IDF 대변인 리차드 헤흐트 중령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보부대와 모든 특수부대가 이번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 작전에는 이스라엘 전체가 모두 동원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중요한 작전이기 때문에 총동원체제에 들어가 있다는 의미다.


헤흐트 중령은 “이스라엘이 알-아크사 홍수 작전과 그 여파로 체포된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으로부터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마스 대변인 바삼 나임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저항군은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물론 적의 가자지구 진입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며, 마찬가지로 저항 세력의 모든 대응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사상 초유의 작전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서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작전에는 이스라엘의 명예는 물론이고 사실상 모든 것이 걸려 있다고 할 정도로 초관심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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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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