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바이든 이스라엘 지상전 승인, 공격전략 확 바뀐다! - 바이든, 이스라엘 가자지구 점령작전 조건부 승인 - 대규모 폭격방식 아닌 외과수술식 핀셋 작전 수행할 듯 - 헤즈볼라 개입, 그리고 하마스의 도발이 변
  • 기사등록 2023-10-21 23:54:41
기사수정



[바이든, 이스라엘 가자지구 점령작전 조건부 승인]


그동안 대규모 인명피해를 우려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 작전에 사실상 반대해오던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조건부로 하마스 섬멸 작전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하마스 퇴출작전은 초읽기에 들어갔으며,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전이 실제로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자 지면을 통해 “바이든 미 대통령의 현지 방문을 계기로 민간인 인명피해·확전 방지를 위해 이스라엘 정부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 지구에 대한 지상 작전을 추진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사적인 지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워싱턴DC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우리는 그것(지상 공격)과 어떤 대안이 있는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미군이 이스라엘군과 대안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를 섬멸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작전 계획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 내부의 발언 기류도 확실하게 바뀌고 있다. 지난 주말만 하더라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뿌리뽑기 위해 육해공을 총동원한 전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 대변인 리처드 헥트 중령은 17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며 “모든 사람이 지상 공격을 이야기하지만 다른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지상군 공세가 그간 예상과 달리 더 늦게 시작되고, 더 오래 끌면서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방문을 통해 확고한 이스라엘 지지 의사를 표현하면서도 가자지구 민간인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확전 가능성을 차단하려 이스라엘을 압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이스라엘에서 한 연설에서도 9·11 테러를 언급하며 인도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과잉 보복'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바이든은 이어 “당신들이 분노를 느낄 때 나는 그것에 잠식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며 “9·11 이후 미국인들은 분노했고, 우리가 정의를 추구하고 그것을 얻는 동안 실수도 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지상전, 어떻게 바뀌나?]


그렇다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서의 하마스 섬멸 작전이 어떻게 바뀔까? 이는 결국 바이든 대통령의 하마스 섬멸 작전에 대한 제한적 승인 요건이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더타임스는 이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네타냐후가 비공개 회담에서 바이든으로부터 지상전(a ground invasion)에 대한 지지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방문 기간 중 공개적으로 거론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중요하다. 향후 경로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발언과 연계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가장 기본적인 지침으로는 이스라엘군이 '지상군 투입을 강행하더라도 장기 점령은 불가하며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백악관이 공개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이번 이스라엘 방문에서 그가 하마스 섬멸 자체를 반대하는 메시지는 없었다. 그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한다는 의미다. 이는 분노하는 이스라엘 국민들의 정서나 국가적 정의 차원에서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다수를 대표하지 않는다”면서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을 분리해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들이 대거 사망하게 될 경우, 팔레스타인 전체와 적으로 대적하게 되면서 확전 가능성도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작전은 일단 ‘점령’이라는 용어 대신에 ‘하마스 섬멸’이라는 용어로 대체될 것으로 보이고, 작전의 방향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민간인 피해 최소화에 가자 거주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더타임스는 “바이든은 (비공개 회담에서) 네타냐후에게 실전 공격에서 어느 정도의 절제를 요청했으며, 가자 지구에 인도주의적 물자를 들여보내는 것을 허용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정치매체인 악시오스도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확전에 대한 우려를 분명히 알렸다”면서 “비공개 회의에서 바이든은 이스라엘의 계획을 반대하지 않았지만, 국제적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 인도주의적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민 깊어지는 이스라엘]


바이든 대통령의 하마스 섬멸에 대한 제한적 찬성 입장으로 인해 실제 작전의 방향은 이스라엘에게 넘어갔다. 그간 미국은 “하마스의 테러에 대응하는 건 이스라엘의 권리”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발신해 왔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전략과 전술은 이스라엘이 정하겠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자체가 이스라엘의 행동반경을 확실하게 그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경고한 이상, 국제 사회가 우려하는 민간인의 대규모 희생을 야기하는 이스라엘의 작전은 어려워졌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하마스 퇴출 작전을 곧바로 시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지상전을 최대한 지연시켜 이스라엘이 계획을 보다 신중하게 검토하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고민하는 것은 또 있다. 이스라엘 입장에선 지상전 강행 여부가 현재 하마스에 잡혀 있는 200명에 가까운 인질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스라엘은 일단 미국과 함께 양국 정보 자산을 총동원해 지하 도시에 있는 자국 인질들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정보들이 취합되면 그에 따른 지상군 투입 시기와 범위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의 작전 개시 시점은 최소한 2~3주 정도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세심한 전략과 작전 수행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작전 방식도 지금과 같은 대규모 폭격방식이 아닌 외과수술식의 핀셋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가자지구 내의 지하터널에 대한 정보 입수와 함께 세밀한 분석이 우선되고, 또한 각각의 터널에 대한 파괴전략도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 개입, 그리고 하마스의 도발이 변수]


문제는 이스라엘의 하마스 퇴출작전을 그들이 마냥 기다리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아마도 하마스는 오히려 이스라엘을 자극하기 위한 도발을 계속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을 국제 사회가 비난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이번 가자지구 내 병원 폭발과 같은 자작극을 또 실행할 수도 있다. 이럴 때 이스라엘군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또한 헤즈볼라의 개입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 연설에서 “어떤 나라든 조직이든, 이 상황을 이용하려는 이들에게 한마디만 한다. 하지 마라(Don’t)”고도 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헤즈볼라가 개입할 가능성에 대해 이스라엘 측에 집중적으로 물었다고 한다. 이에 전시 내각에 참여 중인 베니 간츠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전선 확대로 인해 전쟁이 몇 년이 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간츠 전 장관은 현지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도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면서 “남쪽에서의 전쟁, 필요하다면 북쪽이나 다른 곳에서도 몇 달이 걸릴 수 있다. 재건에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남쪽의 전쟁’은 하마스 지상전을 의미하고, 북쪽 전선은 이스라엘 북부·레바논 남부를 근거지로 하는 헤즈볼라를 겨냥한 발언이다.


아마도 이스라엘 역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롭고 안전한 공존”을 내세운 미국의 주문을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이 애초 천명했던 가자지구 완전 점령 작전은 시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전쟁이 모두 끝나면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사이에 완충지대를 두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상황을 종합한다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은 장기화의 길로 갈 것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섬멸을 위해 끝까지 기한을 두지 않고 가자지구 내 지하터널 파괴 작전을 펼칠 것이고, 하마스는 이에 대응해 지속적으로 반격 작전을 펼칠 것이다.


그리고 하마스를 지원하는 헤즈볼라 등의 세력도 성동격서 작전을 펼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이 개입하는 일은 그렇게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이스라엘이 대규모 점령 작전을 포기한다면 이란이 분개할 명분도 사라진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마지막 한 가지. 하마스가 섬멸된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이끄는 파타당이 가자지구를 통치하도록 하는 것이 이스라엘의 계획이다. 그렇다면 이스라엘과 파타당 사이에 협업·관리하는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 안은 이란도 거부할 수 없기에 최적의 시나리오이지만 하마스가 과연 완전히 섬멸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659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