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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여전히 불안한 中경제, 공산당 팔 걷어 붙였지만... - 중국 경제 지표 여전히 비관적,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 위기 느낀 中, “금융 부문도 당이 직접 지도” - "중국 디플레이션 위험 여전히 지속될 것"
  • 기사등록 2023-10-16 12: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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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흔들리는 중국 경제]


힘든 여름을 보낸 중국 경제가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특히 수출과 수입이 계속 하락하면서 소비자 물가가 다시 디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중국의 부진한 인플레이션과 교역량 감소는 최근의 안정화 조짐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가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면서 “소비자 물가는 8월에 반등한 후 9월에 예상치 못하게 보합세를 보였는데, 이는 수요 약세를 시사하며 최근 중국이 경기 바닥을 다지려는 노력의 효과가 제한적일 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13일 발표된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에도 수출물량은 8월보다는 그 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경제가 활기를 되찾는 듯 보였지만 결국 최신 데이터는 어려운 중국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임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 내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시금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위기가 경제에 계속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결국 3년간의 코로나19 제한 조치 해제 이후 오랫동안 기대했던 소비자 지출의 회복은 일시적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한편, 수출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해외 수요가 냉각되면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주 동안 중국의 단기 전망에 대한 새로운 우려는 특히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소비자와 기업의 소비 및 투자 의지가 위축되면서 글로벌경제의 턴어라운드에 대한 희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7월의 5.2%와 4.4% 성장에서 각각 5%와 4.2%로 낮췄다. 중국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IMF는 2024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도 3%에서 2.9%로 낮췄다.


물론 싱가포르 OCBC의 중국 연구 책임자인 토미 시에(Tommy Xie)를 비롯한 일부 경제학자들은 대규모 경기 부양책 없이도 중국 경제가 올해 중국의 공식 성장률 목표치인 5%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기는 하지만, 이들까지도 중국 경제에 대한 진정한 도전은 내년과 내후년에 밀어닥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재 중국에 닥친 가장 큰 과제는 저물가와 수요 약세가 서로를 강화하는 악순환의 디플레이션 소용돌이를 막는 것이다. 이러한 디플레이션 소용돌이의 유령은 올 여름 초에 제기되었는데, 7월에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소비자 물가가 디플레이션으로 떨어졌다.


지난 13일 중국 국가통계국의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8월에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한 소비자 인플레이션이 9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보합세를 유지했다. WSJ의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들은 소비자 물가가 0.2%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일부 경제학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디플레이션 압력이 사라질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기는 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및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9월에 6개월 만에 최고치인 0.8%를 기록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13일, 고객들에게 내수 부진이 낮은 인플레이션율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대신, 조사 회사는 중국의 팬데믹 시대의 공장 생산 호황으로 인해 발생한 과잉 재고가 물가 하락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긍정적인 지표도 있다. 13일에 발표된 월간 무역 수치는 중국 경제가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는 몇 가지 증거를 제시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의 데이터에 따르면, 9월 중국에서 전 세계로 수출된 상품은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하여 8월의 8.8% 감소에서 감소폭이 축소되었다. 수입도 9월에 전년 대비 6.2% 감소하여 8월의 7.5% 감소보다 감소폭이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구 소비자들이 지출을 상품에서 서비스로 전환함에 따라 수출이 전체 성장을 견인했던 코로나 팬데믹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위기 느낀 中, “금융 부문도 당이 직접 지도”]


현재의 중국 경제 상황을 봤을 때, 가장 우려되는 것은 역시 부동산 문제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비구이위안(Country Garden)은 6천만 달러의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했으며, 이번 주에 거의 1,900억 달러의 부채를 갚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문제까지 중국 당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심각한 경제위기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해 아예 공산당이 직접 경제 일선의 지도 및 감독에 나서기로 했다.


SCMP는 14일 소식통을 인용해 “(금융 부문의) 안정성 우려가 어렴풋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중국의 새로운 당 금융 조직이 가동을 시작했다”면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당 중앙)가 금융 부문에 대한 영도(지도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신설한 중앙금융위원회(당 중앙금융위)가 지난 9월 말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금융가에 사무실을 개소한 당 중앙금융위는 시 주석의 핵심 측근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지휘 책임을 맡게 됐다. 중앙금융위원회는 중국공산당 지도부 주거지 및 당과 정부 집무실이 위치한 중난하이에서는 2㎞,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으로부터는 수백m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인민은행, 중국증권감독위원회,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출신 인사 100여명이 중앙금융위원회로 이동 배치됐다”면서 “중국 국무원 재정부와 국가발전계획위원회(NDRC) 출신들도 다수 중앙금융위원회로 배치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중앙금융위원회는 주로 중국의 금융 안전성에 관한 잠재적인 위험 요인, 특히 최고 지도부가 레드라인으로 여기는 체계적인 금융위기 가능성을 주시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면서 “중앙금융위원회는 금융 부문에 대한 당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지난 3월 '당과 국가기구 개혁방안'을 통해 시 주석의 핵심 국정 목표들을 총괄하기 위한 조직으로 중앙금융위원회, 중앙과학기술위원회, 중앙홍콩마카오공작판공실을 신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중앙금융위원회는 “금융 업무에 대한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를 강화하기 위해 신설한다”고 발표됐다. 집중통일영도는 시진핑 주석 중심으로의 결정 권한 집중을 의미한다.


[과연 중국이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중국이 금융부문까지도 직접 당이 지도한다면서 총력 체제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성장률 하락과 디플레이션 위험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이와 관련해 IMF(국제통화기금)는 지난 10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자료의 서문에서 “중국 경제는 신용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 개발을 통해 경제 성장을 꾀하는 모델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IMF는 그러면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5.2%에서 5%로 낮추고, 내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도 4.2%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IMF는 또한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심화될 수 있다”며 “이는 세계 경제 전체를 놓고 봐도 중요한 리스크”라고 했다. 그만큼 중국 경제의 미래가 어둡다는 것을 말해 준다.


지금 중국 경제에 닥친 당면 문제는 디플레이션이다. 지난 7월에는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까지 떨어졌을 때, 예전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으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대세를 이루었지만, 지난달 0.1% 상승하며 일본식 디플레이션으로 갈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까지 나왔다. 그러나 물가 상승폭이 매우 낮은 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단 13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0.1%)은 물론이고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0.2%)를 모두 밑도는 것이다.


지난 7월 물가 상승률이 -0.3%로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8월 가까스로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한 달 만에 다시 0% 턱걸이를 한 것이다. 이날 함께 발표된 9월 생산자물가지수도 2.5% 하락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이는 미국·유럽 등 다른 대부분의 나라가 고(高)유가발 ‘2차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마당에, 중국은 정반대로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4.1%)이나 영국(7.7%)은 물론이고, 저물가 대표국인 일본(3.2%)에 비해서도 중국은 지극히 낮은 저체온 상황이다. IMF는 올해 중국 물가 상승률이 연간 0.7%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JP모건은 “최근 경기 부양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의 디플레이션 위험은 2023년 하반기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물론 미국이나 유럽 입장에서, 중국의 저물가는 중국의 수출 가격을 낮춰, 서구권의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지금 상황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오는 18일 발표될 올해 3분기 GDP 성장률이다. 2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6.3% 성장하며 비교적 탄탄한 모습을 보였는데, 3분기에는 성장률이 4.4%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중국이 이러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책은 소비 회복이다. 그런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중국인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데 방해 요소가 되고 있다. 지방정부 부채 문제로 중앙정부가 돈을 살포하는 데 주저하고 있고, 집값도 하락하면서 소비 심리가 냉각돼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드러낸 것이 이번 중추절 연휴다. 관광객은 늘어도 소비를 하지 않고 특히 럭셔리 소비가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이는 중국 인민들의 마음이 차갑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중국 경제 주력 엔진인 수출도 여전히 힘이 꺾였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9월 중국 수출은 2991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했다. 전월(-8.8%)이나 시장 전망치(-7.6%)보다는 나았지만,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중국 수출이 줄었다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가 주춤하다는 문제도 있지만 중국 상품을 글로벌 소비자들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그만큼 중국 경제에 대한 매력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의 중국 경제위기는 총체적 난국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공산당이 전면에 나서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그러한 추세는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가로막으면서 소위 ‘중국병’을 더욱 고질적으로 만들 가능성도 있다. 이래저래 시진핑 주석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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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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