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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스라엘 가자 공격 임박, 이란 “당장 안멈추면 통제불능” 경고 - 이스라엘, '육상, 공중, 해상'으로 하마스 공격 준비 - 가자 진격하면 터널·인질·민간인 ‘판도라상자’ 열릴 수도 - 이란, 이스라엘에 가자 공격시 대응 경
  • 기사등록 2023-10-16 04: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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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육상, 공중, 해상'으로 하마스 공격 준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 지구에 대한 지상 공격이 임박함에 따라 ‘다음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선언한 가운데, 하마스의 배후로 지목되는 이란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군사 작전을 멈추지 않는다면, 상황이 '통제 불능'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중동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5일 “네타냐후 총리가 국경 근처의 군부대를 방문하면서 가자 지구에 대한 지상 공격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보냈다”면서 “이후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공중, 해상, 육상에서의 합동 및 조정된 공격을 포함한 광범위한 공격 작전 계획의 일환으로, 가자지구에서 ‘중대한 지상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IDF는 “36만 명의 예비군 소집을 완료했으며, 군인들에게 전투에 필요한 무기를 갖추기 위해 국경 근처에 기지를 설치했다”면서 “군의 목표가 하마스의 통치 및 군사 능력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영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 치피 호토벨리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다시는 다른 이스라엘인을 고통스럽게 만들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하마스의 능력과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탱크에 로켓 추진 수류탄을 발사하는 총잡이들의 영상을 공개하며 “이것이 가자지구에서 여러분을 기다리는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다졌다.


이스라엘군은 2014년에 가자지구를 마지막으로 침공했으며, 3만 명에 달하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하는 터널과 부비트랩이 밀집된 네트워크에 직면해 있다.


[가자 진격하면 터널·인질·민간인 ‘판도라상자’ 열릴까?]


문제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점령한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지만, 도심 지역에서의 전투와 인질, 민간인 사상자에 대한 우려 등으로 쉽사리 지상군 투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BBC는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군대는 행동에 나서기 위해 단합했으나 이들이 전투 명령을 기다리면서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며 “더 오래 기다릴수록 이들이 준비성과 사기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인근에 병력과 장비를 집결시킨 데 이어 며칠 안에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에서 대대적 군사 작전을 벌일 것이라며, 민간인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하는 등 지상군 투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지상군 투입이 이뤄진다면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심 지역에서의 전투와 하마스가 만들어 놓은 터널, 인질의 존재가 이스라엘 군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스라엘군이 파악하기로는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병력은 3만여 명으로, 이들이 지닌 무기는 자동 소총과 로켓 추진식 수류탄,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무기 보유 상황으로만 본다면, 이스라엘군이 하마스가 가지지 않은 탱크와 포병대 등을 지녔다는 점에서 유리하지만, 문제는 도심에서의 전투라는 점에서 이스라엘군에게 불리할 수 있다. 하마스가 좁은 골목 입구마다 부비트랩과 사제 폭발물을 설치해뒀을 가능성이 크고, 이들이 가자지구 안에 파놓은 미로 같은 터널 지형 역시 이스라엘군이 잘 모르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하마스가 공습 방어와 무기 수송, 대원 이동 등을 목적으로 가자지구 지하에 파놓은 방대한 터널인 이른바 ‘가자 메트로(Gaza Metro)’가 실제 전장이 될 확률이 높다. 땅굴에 숨은 하마스 대원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이스라엘군은 그물처럼 퍼져 있는 땅굴 진출입로를 파악하면서 동시에 하마스의 게릴라전에 맞서야 한다.


이와 관련해 BBC는 “2005년부터 파기 시작한 가자 메트로는 총연장 300마일(약 483km)로 깊이도 지하 30m 이상된다”면서 “이스라엘군 정찰과 탐지를 피할 수 있도록 입구는 주로 주택, 모스크, 학교 같은 건물 맨 아래 층에 뒀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4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진입했을 때, 터널 파괴 작전에 참여한 이스라엘 군인은 “만지는 모든 것이 폭탄일 수 있고, 만나는 모두가 테러리스트일 수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전했다.


2014년 이후 더 이상 터널 파괴 작전을 펴지 않은 이스라엘군으로서는 공백이 9년이나 되었다는 점에서 가자지구 지상 침공은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군 전문가이자 예루살렘 포스트의 전 편집자인 야콥 카츠는 “이스라엘군은 가능한 한 터널 안에 들어가는 것을 피하고 대신 폭발물을 떨어트려 터널을 먼저 없애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변수는 하마스가 잡고 있는 인질이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의 국가안보보좌관 출신인 야코프 아미드로르 예비역 소장은 “인질의 존재가 군대가 행동에 나서는 걸 막아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는 하마스와 끝까지 싸울 것이고 작전 중에 인질들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작전 중에 인질들의 사망 소식이 들리게 되면 여론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혀 있는 민간인이 120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앞서 12일 하마스에 억류 중인 인질 가운데 97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마스는 지난 7일 로켓포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면서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침투해 주민들을 살해하고 군인과 민간인 등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후 하마스는 100명 이상을 인질로 억류 중이라고 발표했고, 이스라엘군 당국은 장병 50명을 포함해 최소 150명이 억류된 것으로 추정했다. 인질 중에는 이중국적자를 비롯한 외국인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인 피해 문제도 이스라엘 작전시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과제다. 이에 대해 BBC는 “이스라엘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로부터 지지 입장을 받아내며 전쟁과 지상군 투입에 대한 명분을 쌓아왔으나,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난다면 이러한 지지는 약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군이 하마스의 군 병력을 진압하는 데 성공했다 할지라도 하마스의 정치적 생명력까지 제거할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전략연구소의 톰 베케트 중장은 “군대 조직으로서 하마스를 이기기 위한 작전이 아무리 성공적이더라도, 하마스의 정치적 필요성과 저항에 대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지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이란, 이스라엘에 가자 공격시 대응 경고]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작전을 준비하는 가운데 이란이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군사 작전을 멈추지 않는다면 상황이 '통제 불능'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면서 그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욕 유엔본부의 이란 대표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을 통해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와 대량 학살이 즉시 중단되지 않으면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며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그 책임은 유엔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안보리를 막다른 길로 모는 국가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이러한 경고는, 사실상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계속할 경우, 이란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를 보냈다고 볼 수 있어 이란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유엔의 중동 특사 토르 벤네슬란드를 만나 “이번 분쟁이 지역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있는 민간인들의 석방을 돕고 싶다”면서도 “이란에는 ‘레드라인’이 있으며,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계속되고 특히 지상전을 실행한다면 이란도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악 경우 대비하는 미국]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전쟁을 바라보는 미국의 초관심사는 이란의 참전으로 인한 확전 가능성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일단 사우디 등의 아랍권 국가들과 이번 전쟁의 확전 가능성을 저지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은 군사적 대비도 하고 있다. CNN은 14일(현지 시각)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미국이 이스라엘 인근에 핵항공모함 1척을 배치하기로 결정해 이미 해당 핵항모가 이동 중”이라면서 “이스라엘을 적대시하는 이란 및 레바논의 무장 세력 헤즈볼라 등 중동 내 다른 세력이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의 교전에 개입하는 것을 억지하기 위해, 이미 이스라엘 앞 동지중해로 파견한 핵항모 제럴드 포드호 외에 추가로 핵항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를 파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이날 CNN에 “버지니아주 노퍽에서 전날 출발한 USS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항모 타격단이 지중해 동부로 향하고 있다”며 “이 항공모함은 당초 미 유럽사령부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행선지를 바꿔) 이제 이스라엘 인근 해역으로 향할 것”이라고 했다.


해군에 따르면, 아이젠하워호와 함께 유도 미사일 순양함 1척과 유도 미사일 구축함 2척이 합류할 예정이다. 앞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직후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명령에 따라 이스라엘을 향해 출발한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은 10일 오후 이스라엘 부근에 도착했다.


이와 함께 특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신속 대응 부대인 제 26 해병 원정대(MEU)가 이스라엘에서 미군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에 대해 “현재 USS 바탄 상륙함에 배치돼 있는 이 부대는 2000명 이상의 해병으로 구성돼 있고, 해병 원정대의 필수 임무 중에는 대피 작전과 인도주의적 지원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드론 공격으로 하마스 사령관 사망]


한편,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5일,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전날 접경지역에 대한 치명적인 테러 공격을 주도한 하마스 사령관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스라엘 군은 전날 가자지구에 전투기를 동원해 대규모 공습을 실시했으며, 이에 따라 하마스 사령관 무라드 아부 무라드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 침투를 주도한 하마스 공중 부대의 지휘부 수십 명도 제거했다고 이스라엘 군은 덧붙였다.


이스라엘 방위군에 따르면, 아부 무라드는 지난 주말 새벽 행글라이더를 타고 공중에서 이스라엘로 진입한 미사일과 공격자들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번 테러에서 테러리스트들을 지휘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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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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