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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불안·초조 김정은, 공개처형 10배 늘렸다! - ‘한류’ 시청한 10대도 총살, 북한에서 공개처형 증가 - 북한 주민 식량 위기로 수령체제 붕괴 위험 - 좌불안석의 김정은, 수령체제가 위협받아
  • 기사등록 2023-10-15 0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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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시청한 10대도 총살, 북한에서 공개처형 증가]


북한이 최근들어 공개처형을 10배 이상 늘리면서 공포정치를 자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코로나 봉쇄 해제 이후 북한 내부로 한류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 공개처형도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의 도쿄신문은 지난 12일,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의 증언을 인용해 “북한 북부 양강도 혜산시에서 9월 25일, 남성 한 명이 총살형에 처해졌는데, 동원된 주민 앞에서 이뤄진 공개 처형이었다”면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에는 북한에서 공개 처형되는 인원이 매년 10여 명 정도였으나, 지난 1년간은 공개 처형된 사람이 1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전문 매체인 아시아프레스도 지난 7일, “지난 9월 25일, 중국 국경과 접한 양강도 혜산 비행장에서는 전시 물자인 의약품을 몰래 유출한 혐의로 남성 1명이 마을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처형됐다”면서 “혜산시에서 올해 공개처형이 집행된 것은 8월 30일 9명을 총살한 이래 두 번째”라고 밝혔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지난 8월 30일의 공개 총살은 남성 7명과 여성 2명에 대해 이뤄졌는데, 당시 비행장 주변에는 2만 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집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북한 당국이 보유한 소 2천 마리를 부정한 방법으로 구입한 뒤, 식육 처리해 모두 팔아넘긴 혐의를 받았다. 북한에서는 농사에 활용하는 소를 중요 재산으로 간주해 허가 없이 처분하는 것이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


도쿄신문은 이어 “북한에서는 올해 들어 휴대전화 검사를 통해 내부 문서나 사진을 외국으로 유출했다는 혐의로 많은 사람이 구속됐고, 이들이 공개 처형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북한은 공개처형 확대로 주민의 공포심을 부추겨 통제를 강화하고, 한류 확산을 억누르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강제로 처형 장면을 본 북한 주민 중에는 실신하거나 불면증, 실어증에 시달리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공포정치를 하는 이유?]


도쿄신문은 “코로나 통제를 해제하면서 중국과 교류가 재개된 이후, 한국 드라마나 음악 등의 시청을 금지하고 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간첩죄에 준하는 수준에서 처벌하고 있다”면서 “올해 들어 이 법에 저촉됐다는 이유로 10대 청년이 처형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공개처형 확대에 대해 아시아프레스는 “궁극의 본보기인 공개처형의 재개는 김정은 정권이 철저한 공포로 주민을 통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지금도 북한 내에서는 살인, 폭행, 집단도주 등의 이유로도 총살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극단의 공포감을 심어주는 공개 총살을 이렇게 늘리고 있는 것일까? 이는 지금 북한 내부가 뒤숭숭하고 민심도 흉흉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북한 김정은은 최근 들어 러시아의 푸틴과 정상회담을 하고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무기 지원을 하는 등 군사적 외교를 활발하게 하고 있으며, 핵무력 강화 등의 방법으로 남쪽을 향해서도 엄청난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만 얼핏 본다면, 북한은 지금 수령체제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으며, 당연히 북한 내부가 안정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북한 역사를 통틀어 봤을 때, 지금 같이 북한 내부의 정치와 경제가 이렇게 언밸런스한 적이 없었다. 다시 말해 정치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확고하게 유지되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해 주어야 할 경제는 심각하다 싶을 정도로 무너져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불안감을 그대로 드러내 보인 것이 지난해 10월 17일, 김정은이 노동당 간부학교에서 한 발언이다. 김정은은 이날 “반사회주의 및 비사회주의적 현상들” “기회주의적 반혁명적 사상 경향들” “비조직·무규율·부정적 요소들”을 지적하며 놀랍게도 노동당이 “인민의 버림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마도 준비된 원고가 아니라 즉흥적 발언이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러한 김정은의 말은 지금 김정은이 얼마나 엄청난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지 알 수 있게 만든다. 사실상 한·미에 의한 축출보다 주민에 의한 정권 붕괴를 김정은은 더 두려워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미 시장경제의 맛을 본 나라라는 점이다. 장마당이 바로 그것이다. 또 그 장마당을 활용해 생활하고 또 생계를 유지하는 북한 주민들은 사실상 거의 100%에 이르렀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만큼 장마당을 활용해 삶을 유지해 왔으며 또한 장마당이 삶의 터전이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배급체계가 완전히 붕괴된 북한에서 장마당은 상품거래를 통해 자본주의 체계를 경험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마당으로 통칭되는 시장과 무역으로 인해 북한의 변화는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나로 뭉쳐 수령을 위해 돌격하자는 정신교육을 받았던 주민들은 시장에서는 하나가 아니라 ‘나와 너’가 경쟁해야 먹고 살 수 있음을 배운다. 한 번도 주체적으로 삶을 결정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결정과 행동에 따라 돈을 벌기도 하고, 잃을 수도 있음을 체험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장마당에서 개인주의가 싹트고 최고지도자가 아니라 자신이 삶의 주체가 되어야 함을 배우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북한 내 장마당은 자본주의 정신의 인큐베이터였다. 생존과 풍요의 추구라는 인간 본능에 기초한 시장은 한 번 둥지를 튼 이상 확장과 포섭을 통해 인간의 세상을 지배하려 한다. 이러한 시장경제 체험이 사회주의를 변화시킨다. 공산당 중심의 위계질서를 무너뜨리고 사회계층의 구조변화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장마당의 무서움을 알게 된 김정은은 사실상 장마당을 폐쇄시켰다. 그렇지 않아도 장마당 무력화를 꾀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코로나 팬데믹이 겹치면서 북한 내 장마당은 초토화되어 버렸다.


문제는 장마당을 통해 먹고 살아왔던 북한 주민들에게 국가가 먹고 살 수 있는 배급을 제대로 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스스로 먹고 살 길을 막아버린 김정은이 이젠 배급도 못해 줌으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민심도 뒤숭숭해지고 있는 것이다.


장마당을 통한 시장경제를 억누름으로써 수령체제를 확고하게 세우려 했으나, 수령체제가 당연히 해 주어야 할 배급체계까지 무너지면서 지금 북한의 경제체제는 수령체제를 위협할 정도의 상황이 되어 버렸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김정은의 공포정치는 첫째, 북한 내부가 그만큼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개처형을 통해 주민들의 행동과 입까지 통제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런다고 해서 배고픔을 억누를 수는 없다. 그것이 지금 김정은에게 닥쳐온 최대의 위기다.


두 번째는 김정은이 최근 들어 한국과 미국을 향해 막말에 가까울 정도로 협박하고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내부의 취약성을 감추려는 허세요, 절박함을 감추려는 시도라고 봐도 무방하다.


[위기의 김정은, 공포통치 성공할까?]


지금 김정은에게 있어 최대의 과제는 당연히 수령체제의 확고한 유지다. 문제는 이러한 수령체제가 유지되려면 주민들의 완전한 복종이 전제되어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라 수령을 위한 수동적 인간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종 정치 학습으로 세뇌하고, 또 배급제로 관리하며 동시에 우상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먹고사는 문제, 곧 배급제가 무너져버린 북한에서는 근본적으로 수령체제가 유지될 수가 없다. 당연히 주민들이 수령 우선이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에 더 집착하게 되고 또 그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특히 중국 및 러시아 등과 교류의 문이 열리게 되면 북한 주민들은 또다시 먹고살기 위해 장마당을 열게 될 것이다. 그러한 장을 김정은의 권력이 막게 되면, 이땐 목숨을 건 저항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것이 공포정치다. 공개 총살도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고, 공개처형 대상의 폭이 심지어 한류에까지 넓혀졌다는 것은 국가의 지시를 어기면 누구든지 처형하겠다는 의지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은 그러한 공포통치로 북한 인민들의 먹고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억제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다시 말해 권력을 유지하려는 김정은이라는 독재자가 생존을 갈망하는 북한 주민들을 공포통치 수단으로 이길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북한은 지금 바로 이 싸움이 내부에서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른다면 둘 중의 하나를 택할 것이다. 그 하나는 김정은 정권에 정면 도전하는 것이고, 도저히 그럴 가망성이 없다면 아마도 북중간 국경선을 넘게 될 것이다.


만약 북한 주민들이 국경을 넘어 수만 명이라도 200만명의 조선족들이 살고 있는 중국의 동북3성으로 넘어가게 된다면, 중국은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 중국이 국경 수비를 더욱 철저하게 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고, 북한 역시 국경 근처에만 도달해도 총살까지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정은도 좌불안석일 것이다. 수령체제가 위협을 받고 있어서다. 그런 김정은이 진짜 도발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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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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