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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위기 감지한 시진핑, “중국의 길, 순탄치 않을 것” - 시진핑 앞에 놓인 기장 심각한 문제는 경제 - 중국 경제의 악화가 사회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 국제적으로도 심각하게 훼손된 중국의 가치
  • 기사등록 2023-10-03 03: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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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의 길, 순탄치 않을 것”]


중국 경제가 갈수록 심각한 국면으로 빠져들면서 시진핑 국가주석도 위기를 감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월 1일로 임기 3기 첫 국경절을 맞이하면서 행한 연설에서 이전의 의욕적인 발언과는 달리 “중국의 길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미국의소리(VOA)는 1일(현지시간) 이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시 주석이 외교, 경제, 정치 등 여러 분야에서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특히 이날 시 주석의 연설은 '매 5일과 10일' 기념일에만 연설을 하는 관행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도 이목을 끌었다.


시 주석의 이날 연설이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2019년 국경절 연설에서는 “새로운 여정에서 우리는 단결의 기치를 높이 들고 당 중앙위원회를 중심으로 긴밀히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고, 11월 11일 천안문 광장 탑에 올라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을 참관한 자리에서는 “그 어떤 세력도 중국 인민과 중화민족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는 담대한 발언을 하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 타이베이에 본부를 둔 중국 민주주의 연구소의 쩡치엔위안 이사회 의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와 달리 올해 시 주석의 연설이 움츠려든 것은 국내 경제 약화, 독재 정권의 위협에 대한 서방의 반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중국의 위협 등 3기 임기 첫해의 '내외부 문제'의 위험을 반영한다”면서 “시진핑의 발언은 그가 미래에 대해 약간 혼란스러워하는 인상을 주지만, 중국 본토가 직면하고 있는 국제 정세가 이전에 자신이 했던 과도한 정치적 책략의 결과라는 사실을 점점 더 인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스스로 벗어나기 어렵게 되었다는 사실도 깨닫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진핑 앞에 놓인 기장 심각한 문제는 경제]


시진핑 주석이 이렇게 중국의 길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배경 중 가장 큰 이유는 경제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진핑 연설 직전 헝다그룹 쉬자인(徐家人) 회장이 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수감됐다는 발표가 나왔고, 이 소식이 전해지자 헝다그룹 계열사 주가가 폭락해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단해야 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9월 29일(현지시간) “헝다그룹이 중국 규제 당국의 개입으로 분할 또는 청산에 직면했으며, 이는 파산 위기에 처한 다른 부동산 기업과 중국 경제의 최대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주택 시장에 ‘불길한 일’이 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목표치인 연간 성장률 5%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세계은행(WB)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4월 발표 당시와 같은 5.1%로 유지하면서도 내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4%로 하향했다. 이는 4월의 4.8%보다 0.4%포인트 낮춰잡은 수치다.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홀딩스도 지난 9월 28일 2024년 성장 전망치를 3.9%로 낮게 잡았다. 이는 올해 전망치 4.8%보다 0.9%포인트 낮은 수치다.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악화로 인해 향후 몇 달 동안 중국 경제 약화의 영향으로 수출 및 민간 부문의 신뢰가 계속 부진하거나 악화될 것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9월 13일 대만 '중앙통신사'의 통계에 따르면, 최소 76명의 국제 금융 전문가와 6개의 다국적 투자 기관이 올해와 향후 2년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동일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중국 경제의 악화가 사회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이렇게 중국 경제의 부진은 사회 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시진핑 주석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시립대 샤밍(夏明) 정치학 교수는 “경제 약세, 위안화 가치 하락,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중국 국민의 재산이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일종의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샤밍 교수는 이어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개혁과 개방을 추진했던 덩샤오핑 전 중국 지도자에 비해 시진핑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것 같고, 지금까지 구제 금융 조치가 보이지 않아 단기간에 중국에 대한 민간 또는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샤밍 교수는 “최근 중국 공산당의 정치 및 군사 고위 관리들이 잇따라 '실종'된 후 해임되거나 조사를 받으면서 시진핑 정부의 블랙박스 스타일의 국정운영이 국내외의 부정적인 여론을 불러일으키고, 외국 기업의 중국 사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샤밍 교수는 그러면서 “(시진핑 3기)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지나지 않았는데 외교부장과 국방부장이 사라지고 산업정보기술부장, 로켓군 사령관, 정치국 상무위원 등이 수사를 받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일이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났다면 (시진핑) 정부 내각은 오래 전에 무너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샤밍 교수는 특히 “반대파를 겨냥한 시 주석의 반부패 캠페인은 궁극적으로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불러오면서 직무를 소홀히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샤밍 교수는 또한 “최근 중국 전역에서 '총상회'와 '공공 매점'이 부활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은, 시진핑이 세계 경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국가가 경제와 상업의 흐름을 통제하는 과거의 막다른 길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진핑의 잘못된 경제정책과 경제 혼란이 중국 사회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청년실업률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관련 통계 발표를 숨겼는데, 이는 중국 공산당이 인민과 맺은 '사회적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인식을 주면서 정치적 반발을 불러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타이베이에 본부를 둔 의회감시시민연합의 장홍린 사무국장은 “1989년 6월 4일 천안문 사태 이후 대부분의 중국인은 중국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경제 발전의 대가로 언론의 자유와 정치 참여에 대한 권리를 포기해 왔다”면서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중국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집과 자동차를 소유하고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등 서구인처럼 살 수 있었는데, 최근 들어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 주석이 경제적 어려움을 불러왔으면서도 사회 통제를 강화하면서 중국인들은 경제적 과자의 인센티브 없이 정치 참여와 민주적 표현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되찾아야 할 때인지에 대해 성찰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경제적 사탕’이라는 인센티브를 잃게 된 중국 인민들이 정치 참여와 민주적 표현의 권리를 되찾아야 할지, 아니면 시 주석의 정통성에 도전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장홍린 사무국장의 진단이다.


대만 신베이시 탐캉대학교 양안관계센터의 장우위(張武宇) 소장도 “시 주석이 직접 주재한 7월 24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통해 현 경제 상황을 집중적으로 다룬 것을 보면 경제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여기는 것은 분명하지만, 다가오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우위는 “중국공산당(CPC)의 역대 '제3기 중앙위원회'는 원래 시진핑 주석의 임기까지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췄지만, 특히 '제20차 전국대표대회' 업무보고에서 '안보'를 91번이나 언급하면서 조정됐다”면서 “이러한 안보 중시는 외부에서 더 이상 경제 건설과 개혁 개방의 기치를 들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됐다”고 분석했다.


이런 측면에서 “오는 10~11월에 열리는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시 주석이 경제 문제에 대한 관례적인 논의를 재개한다면, 이는 그가 여전히 중국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적으로도 심각하게 훼손된 중국의 가치]


장홍린 사무국장은 그러면서 “중국공산당이 디지털 전체주의 도구와 같은 기술과 고압 전술을 사용하여 중국 내부의 투쟁을 억압할 수 있지만, 공격적인 늑대 외교이든 문화와 정치에 대한 다양한 소프트 파워 침투이든 외교 분야에서 이러한 강압적 전술은 종종 비생산적이며 민주 국가의 유권자들이 중국에 대해 더욱 혐오감을 느끼고 대신 중국에 강경한 후보나 정당에 투표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장홍린은 이어 “중요한 핵심은 중국공산당이 민주 정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며, 늑대 외교는 기본적으로 (각국의) 일반 대중을 화나게 한다”면서 “결국 국제무대에서 중국은 갈수록 설 땅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중 충돌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현재로서의 최대 관심은 중국 내 혼잡한 상황이 미국과의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또 다가오는 11월의 APEC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이 과연 참석할 것인가의 여부다.


만약 시 주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APEC정상회의에 예정대로 참석하게 된다면, 시 주석이 여전히 중국 경제를 안정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중국의 국내문제로 인해 당혹감을 느끼고 있는 시진핑 주석이 APEC회의에 불참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SCMP는 “그동안 중국의 안정을 위해 미국과의 대화 필요성을 절감해 왔던 중국당국이 미중 양국 정상간 만남을 통해 외교적 타협을 이루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중국 내 경제둔화나 군부의 위기 등의 위기 요소 때문에 해외순방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에게 획기적인 선물이 예상되지 않는다면, 구태여 국내의 위기 요인들을 감내하면서 미국까지 여행을 떠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SCMP의 진단이었다.


시진핑 주석은 이렇게 중국 내 위기에 적잖이 당황하면서 국내 안정을 위해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이 지금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는 것일 게다. 그래서 반간첩법도 강화하면서 사회적 감시를 부쩍 강화하는 것일 게다. 이렇게 시진핑은 두려움이 가득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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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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