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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피크 차이나(Peak China),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 피크 차이나? 중국은 왜 절벽을 만났는가? - 인구학적 위기, 부자가 되기도 전에 늙어 버렸다! - 중국경제, 기적은 사라졌다!
  • 기사등록 2023-09-30 01: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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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 차이나? 중국은 왜 절벽을 만났는가?]


중국의 경제가 결국 정점에 도달한 후 한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문제는 피크 차이나가 가져올 중국의 미래다. 가장 심각한 것은 중국이 부자가 되기도 전에 고령화에 도달했고, 이러한 인구학적 문제가 중국의 절벽 경제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의 가디언은 지난 9월 11일과 18일, 그리고 25일 3회에 걸쳐 피크 차이나 특집판을 마련해 중국의 현재 상황을 상세하게 분석해 주목을 끌었다.


(1) 중국의 중산층 붕괴


지금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중산층이 붕괴하고 있다는 점이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인구의 70%가 극빈층이었던 중국은 비록 인구의 40% 정도인 6억명이 월수입 1000위안(17만원) 전후로 집세 내기도 힘들 정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과거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취월장하던 중국 경제는 수요 둔화와 부동산 위기 심화로 타격을 입은 경제에 고령화, 갈수록 어려워지는 비즈니스 환경, 서방과의 긴장 고조로 인해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이미 꺾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 곡선의 하강은 결국 시진핑 주석이 취임하면서부터 비롯됐다. 시진핑은 한마디로 국가의 번영보다 정권의 안정과 안보에 초점을 둔 정책을 수행해 왔다. 이러한 시진핑의 정책은 우선적으로 중국의 중산층들에게 엄청난 압박과 손실을 안겨 주었다.


물론 중국내 중산층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미국의 퓨리서치센터에 의하면, 중국 인구 중 중간 소득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3.1%에서 2018년 50%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10년이 끝날 때까지 8천만 명이 추가로 중산층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렇게 중산층이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국력이 강화되는 것이고, 국가 발전의 허리가 강해지는 것이어서 아주 좋은 징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중국에게 닥친 문제 중 하나는 전반적으로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있지만 사회적 이동성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연구에 따르면, 1980년대 사회 하위 20%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1970년대 태어난 아이들보다 상위 20% 소득 그룹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 이는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신호인데, 사회적 사다리를 오르는 것 자체가 사실상 차단되면서 빈부 격차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2020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1945년부터 1980년 사이에 농민의 자녀는 고등 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11% 포인트 증가한 반면, 전문직 종사자의 자녀는 34% 포인트 증가했다.


사실 시 주석이 공동부유를 강조한 것도 바로 이러한 빈부 격차가 사회적 불만을 야기하고 있어서였다. 문제는 방향성이다. 덩샤오핑은 선부론(先富論), 곧 먼저 일부가 부자가 되면 자연스럽게 그 흐름이 하층에게도 전파될 것이라는 방향성에 힘을 실은 반면, 시진핑은 공부론(共富論), 곧 모두가 함께 잘 살자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잘 나가는 기업과 부유층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촉발했다. 한마디로 황금거위의 배를 갈라 우선적으로 배분을 하자는 것인데 이러한 시진핑의 판단이 가져온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지금 중국 경제 상황이 대변해 준다. 공부론(共富論)이 결국 공빈론(共貧論), 곧 모두가 함께 가난해지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진핑의 단견이 엄청난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공동부유를 외치면서 시진핑은 학생들에 대한 영리 과외를 금지하고 숙제에 제한을 두는 등 엄격한 교육 제한 조치를 취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었지만, 그렇다고 경쟁사회라는 사회체제 자체는 그대로여서 사실상 학교는 그럼에도 무자비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결국 과외 산업도 지하로 숨어들어가면서 학부모들의 부담만 가중시켰을 뿐이다. 이는 중산층들의 경제적 안정을 해치는 요인이 되었다.


이는 또다른 부작용도 낳았다. 한해에 약 1200억 달러 규모의 과외 산업이 사라지면서 수백만 명의 졸업생의 일자리도 사라졌다. 지금 중국이 앓고 있는 청년 일자리 문제도 시진핑의 공동부유가 빚어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2) 경제 위축이 불러온 청년 일자리의 실종


시진핑의 경제정책은 묘하게도 경제 일자리를 위축시키는 쪽으로 흘러갔다. 물론 중국 공산당이 갖는 이익은 늘어났을지 모르지만, 민간 경제가 쇠퇴하고 또한 빅테크나 교육 등의 일자리가 공동부유 정책으로 인해 대폭 줄어들면서 일자리를 찾는 것이 복권 당첨만큼이나 어려워졌다.


실제로 중국의 대대적 빈곤화는 복권 수입의 대대적 증가로 이어졌다. 2023년 상반기에 중국 소비자들이 복권에 지출한 금액은 2739억 위안(370억 달러)으로, 2022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 그만큼 경기 침체로 인한 절망감이 사회를 뒤덮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복권 판매 증가는 경기 침체의 한 증상일 뿐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청년 실업률의 증가다. 오죽했으면 중국 정부 당국이 청년 일자리 통계 발표를 중단했겠는가?


이렇게 청년실업률이 높아진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구조적 문제를 들 수 있다. 청년 실업자 집단에 속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근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뿐만아니라 이전에 중국 도시를 활기차게 만들었던 서비스 부문 일자리를 잃어버린 청년들까지 포함한다. 최근의 경제 악화는 수백만 명의 서비스업 종사자, 경비원, 택배기사, 보모 등이 실직 사태를 불러왔다.


코넬대학교에서 중국 노동 문제를 연구하는 엘리 프리드먼 교수는 “교육받고 창의적인 대학 졸업생들이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노동력의 일부’에 대한 문제이지만, 사람들이 더 많은 낮은 급여 수준의 일자리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사회적으로 큰 우려’”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3년부터 중국 내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저렴한 인건비 국가를 찾아 중국을 떠났다. 그러면서 저렴한 인건비를 주는 제조업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스탠퍼드 대학과 온주 대학의 경제학자들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고숙련 전문직의 임금은 상승한 반면, 저숙련 노동자의 과잉으로 인해 임금이 하락하는 '양극화 시대'가 도래했다.


2004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 도시에서 비공식 부문에서 일하는 인구의 비율은 33%에서 약 60%로 증가했다. 이는 불평등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중국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걸림돌이 된다. 임금 양극화 연구를 주도한 경제학자 스콧 로젤은 “비공식 부문이 경제의 7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고소득 국가로 거듭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러한 비공식 부문 증가는 지방 정부의 세수 감소를 초래했다. 개인 소득세가 중국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에 불과한 반면, OECD 국가에서는 24%에 달한다. 세금을 내는 주민이 별로 없다는 것은 정부 재정에 치명타를 안겨준다.


그러니 중국의 지방 정부들이 토지 판매와 같은 비과세 수입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12년부터 2021년 사이에 토지 판매로 인한 지방 정부 수입의 비중은 20%에서 30%로 증가했다.

그러나 2020년, “주택은 투기가 아닌 거주를 위한 것”이라는 시진핑의 발언으로 무장한 정부는 부동산 부문에 규제 충격을 가하며 기록적인 채무 불이행 건수와 21세기 최악의 주택 시장 침체를 불러일으켰다. 이로 인해 지방 정부들은 2022년 들어 토지 판매 수입이 거의 4분의 1로 감소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몰려갔다.


세수 감소는 수년 동안 지속되어 온 문제를 드러냈다. 중국 지방 정부의 재정이 거의 바닥난 상태다. 싱크탱크인 MacroPolo에 따르면, 지방 정부 부채는 총 23조 달러에 달하며, 22개 지방 자치단체가 채무 불이행 위험이 중간 또는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 영향은 이미 중국 전역에서 느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재정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방 정부에 복지 지급을 삭감하도록 독려했고, 올해 초 연금 수급자들의 시위를 촉발했다. 매크로폴로 펠로우인 호우즈 송은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사회 안전망이 이미 취약한 상황에서 복지 혜택을 줄이면 사람들이 돈을 숨기게 되고 소비가 위축되기 때문에 결국 복지 혜택도 또 줄이게 되는 악순환에 돌입했다고 지적했다.


(3) 인구학적 위기, 부자가 되기도 전에 늙어 버렸다!


세계은행은 1인당 국민총소득이 13,845달러 이상인 국가를 고소득 국가로 정의한다. 중국의 1인당 소득은 21세기에 급증했지만 2022년에는 12,850달러에 불과했다. 이런 차원에서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제 중국이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버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1990년대 초 경제 침체기에 접어든 중국과 일본이 비교되고 있다. 현재 중국 인구의 약 14%가 65세 이상으로, 일본은 1993년에 이미 이 기준을 넘어섰다. 하지만 일본은 10%에서 그 수준에 도달하는 데 거의 10년이 걸렸지만, 중국은 불과 6년 만에 그 수준을 뛰어넘었다. 향후 20년 내에 중국은 미국보다 더 많은 65세 이상 인구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도 인구고령화에 대한 문제점을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다양한 인구 증가 정책을 펴보지만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인구 증가 정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이 경제적 불안정성이다. 이는 또한 사회적 고령화를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2019년 정부 싱크탱크인 중국 사회과학원은 주요 국가 연금 기금이 2035년까지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 몇 년 동안의 경기 침체로 인해 연금 기금이 크게 감소하기 전의 이야기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긴급 구호 조치로 정부는 기업들이 최대 6개월 동안 사회보장기여금 납부를 유예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로 인해 기업은 1조 5,400억 위안의 비용을 절감했지만 연금 기금 수입은 13% 감소하여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물론 연금적자는 일시적인 문제일 수 있지만 인구 감소는 연금 기반을 축소시키기 때문에 정부 기여를 늘려야만 한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연금 기여를 할 여력이 별로 없다. 역시 경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악순환이 또다른 악순환을 부르고 있는 셈이다.


[중국경제, 기적은 사라졌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지난 9-10월호 “중국 경제 기적의 종말”이라는 글에서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시대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면서 “중국 정부조차도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으며, 결국 중국은 ‘경제적 장기 코로나’ 국면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게 될 경우, 심각한 국면에 처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포린어페어스는 이러한 이유에 대해 “권위주의 정권의 경제 발전은 예측 가능한 패턴을 따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정권이 정치적으로 순응하는 기업이 번창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대중의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시기”라면서 “일단 정권이 지지를 확보하면 점점 더 자의적인 방식으로 경제에 개입하기 시작하게 되면서 결국 불확실성과 두려움에 직면한 가계와 중소기업은 비유동성 투자보다 현금 보유를 선호하기 시작하고, 그 결과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금 중국의 모습이 바로 그렇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 중국사회에는 마오쩌둥 시대 이후로 볼 수 없었던 광범위한 두려움, 즉 일시적이든 영구적이든 경고나 항소 없이 재산이나 생계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남아 있다. 이는 일부 외국인들이 전하는 이야기이며, 경제 데이터와도 일치한다.


문제는 독재정권이 일반 가정과 기업의 신뢰를 잃으면 다시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그런데 시진핑 정권이 중국 국민들로부터, 그리고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다시금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답은 그럴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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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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