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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완전히 부패한 中인민해방군, 깊어지는 시진핑의 고민 - 시진핑이 자국 군대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 있었다 - 군부의 부패. 생각보다 심각했다 - 신뢰의 위기에 빠진 중국 군부, 전쟁 치를 수 있을까?
  • 기사등록 2023-09-28 04:33:03
  • 수정 2023-09-28 04: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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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 자국 군대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


지난 두 달 동안 중국 핵심 군 수뇌부에 이어 국방부장까지 전격 해임 및 실종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과연 군부를 제대로 장악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고 있으며, 또한 부정부패가 만연한 군부의 모습들이 인민해방군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썩어빠진 러시아 군대의 모습이 중국 인민해방군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조엘 우스너우 미국 국방대학교 미국전략연구소(INSS) 선임연구원이 기고한 ‘시진핑이 자국 군대를 믿지 못하는 이유’라는 글을 통해 “최근 연이어 불거진 중국 내 군사 당국자들의 실종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군에 대한 불신을 보여주며, 향후 대만 문제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해 주목을 끌었다.


우스너우 연구원은 갑작스레 공식석상에서 사라진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을 비롯해 로켓군 고위 장성들의 사례를 들며 “지난 두 달 동안 중국 고위 장성 여러 명이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중국 인민해방군(PLA)을 장악했다는 인식과 재임 초기 불법 행위 근절에 대한 그의 무관용적인 약속을 고려하면 이런 (장성급의 연이은)실종은 매우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스너우 연구원은 특히 “실제로 이러한 사건이 계속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민해방군의 가장 민감한 부분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시 주석의 권력의 한계를 보여준다”면서 “최근의 숙청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은 아직 불투명하지만, 최고위 (군사)당국자들에 대한 시 주석의 신뢰감 부족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사실 시 주석과 중국 공산당은 그동안 인민해방군에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해 왔다. 문제는 인민해방군에 높은 수준의 독립성을 허용하면 시 주석과 당에 대한 정치적 순응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반면 견제와 균형이 없기 때문에 부정행위와 책임감 부족이 곪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도 한다는 문제가 있다.


우스너우 연구원은 이어 “시 주석이 그간 자신의 권력을 굳건히 하기 위해 고위 장성들의 지지를 필요로 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군사 당국자들은 인사 등에서 많은 혜택을 누렸고, 인민해방군(PLA)에 대한 감독도 느슨했다”는 것이다.


이런 배경이 지난 십여 년 동안 이뤄진 중국의 군사예산 증대와 맞물리며 로켓군 지휘부 관계자 등이 배를 불리는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게 우스너우 연구원이 지적하는 부분이다.


[연이은 실종, 그동안 누가 사라졌나?]


포린어페어스에 의하면 지난 8월 인민해방군 로켓군 최고 사령관과 정치위원이 해군과 공군 출신으로 교체되면서 군부내 혼란이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는데 로켓군 하급장교들이 아닌 최고 수뇌부를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로켓군 고위층의 부패와 군사 기밀 유통에 대한 소문이 퍼진 시기와 맞물렸지만, 혐의는 발표되지 않았다.


또한 중국 군사법원장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해임되었지만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9월에는 리샹푸 국방부장이 예정된 곳에 여러 차례 불참하면서 그가 조달 시스템에서 뇌물 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었다. 리 부장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국방부 장비국장을 역임한 바 있다.


사실 군부 내 주요 인물들의 해임과 실종 소식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시 주석은 1980년대 덩샤오핑이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임한 이래, 중국 군부의 가장 강력한 수장으로 묘사되곤 한다. 시 주석은 2012년 중앙군사위(CMC) 주석에 오르기 전부터 군사 문제에 적극적이었다.


시진핑이 중앙군사위(CMC) 주석직을 시작했을 때인 2012년, 부패하거나 정치적 충성심이 의심스러운 고위 장교들을 제거하는 일에 집중했는데, 시 주석의 반부패 추진으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최소 45명의 고위 군 간부와 쉬차이허우, 궈박슝 등 전직 중앙군사위 부의장 등 은퇴한 군 고위 간부들이 처벌받았다.


이후 반부패 수사가 줄어들면서 시 주석의 초기 부패청산 노력이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었다. 시 주석은 군 인사에도 여전히 깊이 관여하고 있다. 작년 제20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은 리상푸 국방부장을 포함한 새로운 중앙군사위원회 간부들을 직접 선출한 바 있다. 당연히 신뢰할 수 있고 또한 유능하며 충성도가 높은 이들로 구성하였다.


문제는 이번에 사실상 축출된 이들의 면면이다. 로켓군사령관은 중국의 ICBM 전력을 책임지고 있어 인민해방군에서 가장 민감한 직책이다. 또한 군사법원은 내부 통제 장치의 일부이며 다른 군사 사법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직무를 수행하려면 스캔들이 없어야 한다. 더불어 국방부장은 중앙군사위원회(CMC)에 참여하는 단 6명의 제복 장교 중 한 명으로 러시아 군 및 다른 군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중국의 최고 군사 외교관이다. 아마도 이러한 각 직책의 후보자들은 가능한 가장 엄격한 심사를 거쳐 시 주석이 직접 승인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중요한 보직을 맡았던 이들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실패했다는 것은 시 주석의 군 통치 능력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군부 핵심에서 일어난 일련의 실각 및 실종 사건은 시진핑 주석의 인민해방군에 대한 장악력이 생각보다 완전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군부의 부패, 생각보다 심각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인민해방군의 부패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점이다. 시진핑이 강력한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인민해방군은 여전히 자치 기관이다. 서방의 군대와 달리 의회 감독, 독립적인 사법부, 언론 기자단 등 외부 견제와 균형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시진핑은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는 대통령이 충성스러운 정치인들로 관료 조직을 채우는 미국 시스템과 달리, 평생을 알고 지낸 측근들조차도 군 참모로 영입하지 않았다.


인민해방군은 항상 고립된 조직이었지만 1980년대에 특히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확보했다. 이전 10년 동안 마오쩌둥 치하에서 인민해방군은 국가 통치에 크게 관여했고, 고위 장교들이 당의 최고 요직을 차지했다.


그러나 덩샤오핑은 민간 전문가들에 의한 통치를 선호했고, 인민해방군은 병영으로 돌아가 군사 현대화에만 집중할 것을 명령했다. 그는 또한 적은 예산으로 이 일을 수행하도록 지시했다. 당시 군대는 ‘4대 현대화’ 중 마지막에 해당했다. 당의 통치를 받아들이고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인민해방군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민간 지도자들은 군에 관료적 범위 내에서 폭넓은 권한을 부여하는 데 동의한다는 암묵적 거래가 이루어졌다.


덩샤오핑은 또한 인민해방군이 거대한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그 결과 1990년대에는 군 조달 에이전트가 고급 자동차를 수입하고 판매하는 등 악명 높은 사건들이 발생했다. 덩샤오핑의 후계자인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인민해방군이 이러한 사업에서 손을 떼도록 설득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후임자인 시진핑 주석은 전임자들의 기조를 이어받아 인민해방군이 더 깨끗하고 전문성을 갖추도록 독려했다. 2014년 ‘당이 총을 지휘한다’는 원칙을 세운 바 있는데, 이를 발표한 곳이 유명한 1929년 당 대회 장소인 구톈이었다. 시진핑은 이 연설에서 “인민해방군이 전쟁에서 싸우고 승리해야 하는 직업적 책임보다 개인적 영달에 너무 집중한다”면서 반부패 캠페인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 작업 역시 군부 내에서 스스로 하도록 지시했다. 당시 민간 관료조직에서 반부패 숙청을 담당했던 왕치산마저도 군부의 일에는 간섭하지 못했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이 이렇게 군부에 대해 자율성을 부여한 것은 시 주석이 인민해방군의 지지를 얻고 권력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실 부패하고 잠재적으로 불충성스러운 장교 네트워크를 뿌리 뽑는 일이 시급했지만, 시진핑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고 1950년대 이후 가장 광범위한 군 구조조정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최고 수뇌부의 지원이 필요했다.


이렇게 인민해방군에 대한 느슨한 감독은 군 예산의 지속적인 증가와 맞물리면서 필연적으로 부패의 축적을 가져왔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의 공식 국방비는 6,700억 위안에서 1조 4,500억 위안(약 1,060억~2,300억 달러)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약 40%가 조달 예산에 배정되어 항공모함, 전투기 현대화, 중국 핵무기의 막대한 확장 등 호화로운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했다. 로켓군 지도자, 장비 총사령관, 감독 책임자 등의 개인은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이들은 반부패와 전문화에 대한 시 주석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머니를 채울 수 있는 수단과 동기, 기회를 가졌던 것이다.


[신뢰의 위기에 빠진 중국 군부]


중국의 독특한 민군 관계라는 렌즈를 통해 최근의 숙청을 이해하면, 시 주석이 군 관료 조직을 통솔할 수 있는 능력이 약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또한 시 주석의 임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민감한 직책에서 이러한 사건이 지속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측면에서 2017년 인도와의 외교 위기를 촉발했던 부탄 도 클람 지역의 인프라 건설 계획이나 시진핑 지도부에게 보고도 없이 독단적으로 수행한 2월의 스파이 풍선 사건 등은 인민해방군의 자율성이 시진핑 주석의 권한까지 침범하는 심각한 사태로 발전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와 관련해 정치학자 앤드류 스코벨은 “중국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은 낮지만 감독도 제대로 받지 않는 '불량한' 조직이 되어 버렸다”고 평가했다.


더 큰 문제는 인민해방군에 대한 신뢰 상실이다. 공산당 상층부에서는 중국의 군부내 조달시스템에 얼마나 많은 부패가 숨겨져 있는지, 또한 군부가 지출과 운영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난 10년간 도입한 중요한 장비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으며 다른 결함은 없는지 등에 대해 본격적인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러시아 군부의 부패로 인한 군사 장비의 심각한 문제들이 발견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포린어페어스는 “시 주석의 군에 대한 신뢰 부족은 향후 군 운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향후 군의 역량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경우, 대만 관련 문제 등에 있어 군사 대비태세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스너우 연구원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미국은 중국의 (대만)침공을 막을 최선의 방법에 관해 우려하고 있지만, (침공을 막을)중요한 제약은 (중국)국내 문제와 더 가까운 무언가일 수 있다”고 핵심을 꼬집었다.


시진핑 주석은 과연 이렇게 썩어 문드러진 인민해방군으로 전쟁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세계 제2위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했다고 자랑하던 러시아 군대의 민낯이 중국 인민해방군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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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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