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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필리핀 대충돌, 심각한 역효과 자초하는 중국 - 中해안경비대, 확성기-물대포로 필리핀 진입 막아 - 심각한 역효과 부를 중국의 접근방식 - 미군, 남중국해 분쟁에 개입할 가능성, 미중충돌 우려
  • 기사등록 2023-09-25 12: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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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해안경비대, 확성기-물대포로 필리핀 진입 막아]


중국의 해안경비대가 팔리핀과의 남중국해 분쟁지역에 ‘부유식 장벽’을 설치하고 필리핀 선박의 출입과 조업을 일방적으로 막으면서 대충돌 조짐이 일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간) “중국 해안 경비대가 필리핀과 분쟁중인 해양지역에 부유식 장벽 등 다양한 방어막을 설치하고 필리핀 어선의 출입을 막고 있다”면서 “이에 필리핀 당국이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닐라의 해안경비대는 이날 “중국이 스카보러 암초의 일부에 장벽을 설치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이 장벽이 필리핀 어선의 스프래틀리 제도 진입을 막고 어업과 생계 활동을 박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설치한 부유장벽은 길이가 300m 정도로 선박 출입 자체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 지역이 중국이 일방적으로 그은 구단선내에 속한 분쟁지역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과 겹치는 남중국해의 90%를 영유권으로 주장하고 있다. 중국이 이들 지역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역사적 권리’다. 과거 우리 선조들이 이 지역에서 조업을 했기 떄문에 자국 영토라는 것이다. 그러한 주장은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도 동일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헤이그 국제재판소에서 중국도 가입한 UN 해양법 협약(Unclos)을 위반했다면서 중국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거부했지만, 중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남중국해 대부분을 자국 영해라고 고집하면서 주변국들과 갈등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2012년에도 스카보러 군도를 점령하고 필리핀 어부들의 조업을 가로막은 적이 있다. 당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아래 양국 관계가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중국은 필리핀 어부들의 무인도 복귀를 허용했다. 그러나 두테르테의 후임자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가 작년에 취임한 이후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서해에도 부표 설치한 중국]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일방적으로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그 방식 그대로 우리의 서해에서도 동일한 수법을 반복하고 있다. 중국은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선을 그은 동경 124도에 부표를 설치한 바 있다.


그러면서 우리 해군 함정이 동경 124도를 넘어 서쪽으로 이동하면 “즉시 나가라”는 경고 통신을 보내고 있다. 아예 자신들의 영해니 들어오지 말라고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국제법에도 이런 경우는 없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그렇게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이 그렇게 행동해도 우리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에 과공하는 외교가 우리 영토까지 중국이 좀먹도록 방치한 셈이다.


[심각한 역효과 부를 중국의 접근방식]


문제는 중국의 이러한 접근 방식이 앞으로 심각한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5일, “중국이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경우, 이들 국가들과의 관계가 손상될 수 있다”면서 “중국의 배타적 행동으로 인해 이들 분쟁 국가들이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에게 점점 더 끌리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영유권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새로운 '표준 지도'를 발표해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브루나이 등 역내 국가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말레이시아 외무부는 “중국의 광범위한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필리핀은 필리핀 해양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중국의 주권과 관할권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라면서 강력히 규탄했다.


인도네시아 젠데랄 아흐마드 야니 대학교의 요하네스 술라이만 국제관계학 부교수도 “중국이 장기적으로 영유권 주장을 함으로써 잃을 것이 많으며, 이 지역 국가들이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강해지면서 이 굴욕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술라이만 교수는 이어 “중국은 기본적으로 이들 국가의 마음과 생각을 살 수 없을 것”이라면서, “중국과 미국이 충돌할 경우 이들 국가는 미국 편을 들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꼬집었다.

결국 중국의 남중국해 구단선 주장은 중국의 장기적인 영향력을 손상시키고, 장기적으로 엄청난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친중적 외교를 펼쳐왔던 필리핀은 중국과 수시로 충돌하면서 완전히 미국편으로 돌아섰다. 그러면서 새로운 미군기지 4곳을 설치하기로 했다. 중국으로서는 엄청난 위협이 될 수 있는 미군기지를 중국이 자초한 것이다.


그동안 조용한 외교를 추진해 왔던 말레이시아도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드 라 살레 대학의 국제학 교수인 레나토 크루즈 데 카스트로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언급하며 “말레이시아의 반응은 아세안 국가들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행동을 어디까지 용인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말했다.


베트남 역시 같은 공산당 지배국가이면서도 중국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심지어 로이터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베트남과 대규모 무기 거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냉전 시기를 거치며 서구와 거리를 둬온 베트남이 미국과 군사적으로 밀착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은 당연히 중국을 자극하는 조치지만 중국보다는 미국편에 서기로 했다는 것을 분명히 말해 준다.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내년을 목표로 F-16 전투기 1개 함대를 포함한 군사 패키지를 베트남에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베트남의 결단은 역시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행동을 강화하면서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를 둘러싸고 베트남과의 수역 분쟁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미국도 중국과의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국가들과 적극적인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10일 바이든 대통령은 베트남을 국빈 방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 관계를 가장 높은 단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미 외교안보 싱크탱크 태평양포럼의 제프리 오대니얼은 “미국은 베트남, 필리핀, 대만과 같은 파트너들이 중국에 맞서는 데 필요한 무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중동 지역의 군사자금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시켜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영유권 분쟁과 관련된 국가들이 침묵만 하고 있다간 중국에게 그대로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윌슨 센터의 아시아 프로그램 연구원 프라샨트 파라메스와란은 “이젠 중국으로부터 압박받는 국가들이 조율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면서 “이는 중국의 주장을 정당화하려는 노력을 무디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중국의 주변국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이면에는 중국 국력의 약화도 한몫하는 듯 보인다. 그동안에는 중국의 경제력이 미국을 추월할 수도 있다는 전망 때문에 중국에 밉보이면 안된다는 생각들이 있었지만 이미 중국의 국력이 쇠퇴하고 있고, 이제는 중국과 대항하는데 있어 미국 및 동맹국들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주변국들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SCMP는 “앞으로 남중국해 문제가 이 지역에서 핵심적인 이슈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단기적으로 큰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중국의 이러한 폭압적이고 강압적 접근 방식이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들과의 관계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군, 남중국해 분쟁에 개입할 것인가?]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이러한 남중국해 분쟁에 미군이 과연 개입할 것인가의 여부다. 미국의소리(VOA)는 지난 8월 28일(현지시간). “미 해군 제7함대 사령관은 필리핀 선박에 대한 중국 해경 함정의 물대포 사용을 포함하여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은 반드시 도전받고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칼 토마스 중장은 “우리 군대가 여기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며 이 지역의 ‘공통의 도전’에 직면한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지원 가능성을 분명히 피력했다. 미 해군에서 가장 큰 함대는 일본에 주둔하는 제7함대로 최대 70척의 함정과 150여 대의 항공기, 2만 7천여 명의 수병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한국, 싱가포르에 기지를 두고 있는 제7함대는 1억 2,400만 평방킬로미터가 넘는 해역을 작전 범위로 삼고 있다.


토마스 중장은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필리핀 서부사령부 사령관 알베르토 카를로스 중장과 “그가 직면한 도전을 이해하고 그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파악하기 위해 논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만약 중국의 해양경비대 등이 미국의 우방국에 물적인 피해를 입힌다면 반드시 대응할 것임을 피력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남중국해에서 상당한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고 할 것이다.


중국은 이렇게 그야말로 소탐대실의 외교를 하고 있다. 참으로 어리석은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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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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