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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참으로 잔혹한 전쟁. 도대체 무엇을 위한 전쟁인가? - 푸틴의 군사들이 빠르게 죽어가고 있다 - 러 전사자 최소 23만명 가능성 - 눈동이처럼 늘어난 국방비, 러시아 경제도 피폐화
  • 기사등록 2023-09-24 05: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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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군사들이 빠르게 죽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러시아 장병이 평균적으로 4.5개월만에 전사하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최근 밝혀진 러시아군 기밀문서에 의하면 이번 전쟁에서의 전사자가 무려 2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으로 잔인한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탐사보도매체 아이스토리스(Important Stories) 및 비영리 조사단체 '분쟁정보팀'(CIT)의 보고서를 인용해 1년 전 러시아 당국의 부분적 동원령 발령에 따라 새로 징집된 약 30만명과 관련한 사망 사례를 분석한 결과, 입대 후 전사하기까지 기간이 평균 4.5개월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단체는 작년 9월 21일 예비군을 대상으로 동원령이 공포된 이후 30만명이 동원되었는데, 이들에 대한 언론 보도와 공식 발표, 친인척의 언급 등으로 확인된 러시아군 전사자 약 3천명을 전수 집계했다.


그 결과 동원령으로 군에 입대한 이들의 절반 이상이 전선에 투입된 뒤 평균적으로 5개월이 채 안되는 사이에 전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동원된 사망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군 소환장을 받은 후 두 달도 생존하지 못했다.


부분적 동원령으로 징집됐다가 전사한 이들의 절반 이상은 30∼45세에 해당했다. 사망자 중 거의 3분의 1이 20세에서 29세 사이였으며, 사망한 동원 병사 10명 중 1명은 25세 미만이었다. 최연소 전사자는 19세, 최고령은 62세였다.


19세의 나이로 전장에서 숨진 병사는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 출신의 안톤 게트만이었는데, 그는 군 복무가 끝난 지 석 달 만에 다시 입대했다가 2022년 11월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파악된 전사자 중 11개월 이상 생존한 경우는 4명에 불과했다.


특히 영국 국방부(MOD)가 발간한 최근 정보보고서에는 지난 14일이 푸틴의 군사동원령 1주년이라 밝혔는데, 이 보고서에는 러시아군 장병들이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해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 보고서는 이어 “전투 임무에서 정기적으로 부대를 교체하지 않는 것이 러시아 군의 사기 저하에 기여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으며, 침공 이후 러시아 군대가 더 높은 수준의 훈련을 수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로인해 러시아군이 성공적인 공격작전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영국 국방부 보고서의 내용이다.


아이스토리스와 CIT의 보고서는 또한 “징집된 많은 장병이 11개월 동안 복무했는데도 한 번도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고 불평하고 있다”며 “일단 동원되고 나면 참전을 거부할 수 없으며, 탈영시 적용되는 형사처벌 수준도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러시아가 군인들에게 휴가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휴가를 떠난 이 가운데 절반만 복귀할까 봐 두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러 전사자 최소 23만명 가능성]


뉴스위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당국의 전사자 유족 증명서 주문량을 근거로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러시아군 전사자가 23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러시아의 반정부 성향 탐사전문매체 '뵤르스트카' 기사를 인용해, “러시아 당국이 23만 장의 전몰 군인 유족 증명서를 조용히 발주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이는 우크라이나전 참전 러시아 군인 손실 규모를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노동·사회보장부가 국가 조달 사이트를 통해 전사자 유족임을 확인하는 증명서 제작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는데, 그 주문 수량이 우크라이나전 참전 전사자 수를 의도치 않게 드러냈다”는 것이 뉴스위크의 보도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노동·사회보장부는 75만7천305장의 참전용사 증명서를, 23만장의 전사자 유족 증명서를 주문했다. 실제로 노동·사회보장부는 2차 세계대전이나 다른 분쟁 참전 군인들과 전사자 유족들에게 사회보장제도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받는데 필요한 증명서를 발급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주문된 참전용사 증명서 가운데 60만 장은 국방부, 6만 장은 내무부(경찰), 1만 장은 국가근위대(내무군)에 각각 할당됐다. 이는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군인들이 소속된 각 기관에 배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전사자 유족들을 위한 증명서는 20만장은 국방부에, 3만장은 노동·사회보장부에 할당됐는데, 사회보장부 할당 몫은 정규 군인이 아닌 의용군 전사자 유족들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뵤르스트카는 “주문된 증명서 수량이 우크라이나전 참전 군인 및 전사자 규모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는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전)에서 사망한 군인이 수천 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들 증명서 주문량과 같은 간접적인 숫자는 더 명확한 그림을 제공한다”고 꼬집었다.


물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19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전쟁 사상자 수를 기밀로 유지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22일 발표한 전황 업데이트에서 개전 이후 러시아군 전사자가 27만 4천950명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 당국이 발주한 전몰 군인 유족 증명서 23만장과는 불과 4만 5천여명인데,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6월부터 러시아군 점령지 탈환을 위한 대규모 반격 작전을 벌이면서 양측 군인 손실 규모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근사치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서방 정보기관은 우크라이나군도 전쟁에서 상당한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지난달 중순 복수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작년 2월 개전 이후 러시아군 사상자가 30만명, 우크라이나군 사상자가 20만명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에선 사망자 12만명, 부상자 17만∼18만 명이, 우크라이나군에선 사망자 7만 명, 부상자 10만∼12만 명이 각각 나온 것으로 추정됐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군인들의 인명피해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인 사상자도 심각하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23년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는 26만여명에 이른다. 물론 러시아는 본토 피격 자체가 드물기 때문에 민간인 사상자는 거의 없다.


이와 함께 전쟁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전쟁 자금 마련을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도 키이우 소재 금융그룹 ICU에 따르면, 올해 우크라이나 경제는 다소 안정됐고 현지 당국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에서 4%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전쟁 이전과 비교하면 올해 우크라이나 경제활동은 예년에 비해 약 25% 위축된 수준에서 마무리될 전망이다.


게다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전비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안기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곧 국방비를 세 번째로 증액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올해 국방비 지출을 300억 달러(약 40조원)에서 400억 달러(약 53조원)로 늘릴 예정이다. 앞서 우크라이나 재무부는 내년 국방비 지출을 450억 달러(약 60조원)로 증액할 계획이라고 지난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내년 국방비와 최소 4천110억 달러(약 545조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 재건 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총동원하는 '짜집기식'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러시아 역시 전쟁비용으로 인해 경제가 완전히 망가지고 있다. CNN이 지난 8월 2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말 푸틴은 국방예산으로 4조 9,800억 루블(현재 환율로 520억 달러)을 배정했지만, 올해들어 투입된 비용 추계는 9조 7천억 루블(1천100억 달러)로 두 배로 증가했다. 이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본격적으로 침공하기 전인 2021년에 국방비로 지출한 금액의 거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CNN은 이렇게 추산된 전쟁비용조차도 과소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전 세계의 군사 지출을 추적하는 스톡홀름 국제 평화 연구소는 러시아의 공식 예산에서 '국방' 항목이 전체 군사 지출의 약 4분의 3을 차지한다고 추정했다고 밝혔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러시아 경제 전문가인 리처드 코놀리도 올해 군사비 지출이 1,000억 달러를 훨씬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전쟁 전 러시아는 일반적으로 연간 국내총생산의 약 3~4%를 국방비로 지출했지만 지금은 8%에서 10% 사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쟁비용을 이렇게 소모해 버린다면, 당연히 이에 대한 경제적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지금 러시아의 재정적자는 심각하다. 여기에 1월부터 7월까지 러시아 수입의 주종목인 석유 및 가스 부문의 수입은 2022년 같은 기간에 비해 41% 감소했다. 이쯤되면 현재 GDP의 14.9%에 달하는 정부 부채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쯤되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푸틴이 일으킨 전쟁, 푸틴은 이 전쟁을 통해서 도대체 무엇을 얻으려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목표가 과연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할까? 참으로 잔인한 전쟁이 푸틴에 의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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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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