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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최대 위기 맞은 시진핑, 통치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 중국 지도부 대혼란, 시진핑 통치력에 의문 제기 - 시진핑 철권통치 부작용 심각, 위기 자초 - 시진핑, 개혁개발 노선 포기하고 마오쩌둥 시대로 회귀
  • 기사등록 2023-09-21 00: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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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부 대혼란, 시진핑 통치력에 의문 제기]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통치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다. 한마디로 ‘고난의 계절’을 지나고 있다는 것인데 최고위직의 거취파동에 경제침체·청년실업 문제까지 겹치면서 엄청난 정치적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NN은 20일(현지시간) 홍콩발 기사를 통해 “불과 몇 달 사이에 세계와 중국을 잇는 핵심 대담자(대화자)로 활동했던 중국 내각(국무원)의 고위 인사 2명이 실종됐다”면서 “중국 최고위직 인사들의 거취를 둘러싼 파동으로 인해 이들을 직접 발탁한 시진핑 국가주석의 판단력과 통치능력(통치력)에도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 언급된 2명은 최근 3주 동안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실각설이 나오고 있는 리상푸 국방부장과 지난 7월 공식적으로 면직된 친강 전 외교부장을 말한다.


리 부장과 친 전 부장은 나란히 중국 국무원의 국무위원직도 겸직하고 있다. 국무위원은 총리(1명), 부총리(4명), 국무위원(5명)으로 구성되는 중국 국무원(내각) 수뇌부의 일원으로 통상 장관급보다 높은 부총리급의 대우를 받는다. 친 전 부장은 외교부장에서 경질된 후에도 국무위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친 전 부장의 경질 사유를 함구하고 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그의 주미대사 시절 혼외관계와 자녀 출산이 경질 사유라고 보도한 바 있다.


리 부장 역시 실각설에 휩싸였음에도 국방부 수장 자리와 국무위원직을 유지하면서 시 주석이 수장인 중앙군사위원회의 위원도 겸직하고 있다.


CNN은 이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이 서방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위협과 취약점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갑작스러운 두 장관의 부재가 발생했다”면서 “이뿐 아니라 시 주석이 중국의 재래식 및 핵미사일 능력을 현대화하기 위해 설립한 엘리트 부대인 인민해방군 로켓부대의 두 명의 최고 장군을 기습 해임하면서 군대내 광범위한 숙청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시진핑 체제에서 더욱 불투명해진 중국 정부는 일련의 인사 개편에 대해 공개적인 해명을 거의 하지 않았고, 그 이후 만연한 추측을 해소하는 데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시 주석이 전례없이 3연임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원대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길을 닦아주기를 바란 충성파들로 최고위층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과거와 같이 파벌 안배도 아니고, 그야말로 시진핑 충성파로 인정되었던 인물들로 내각을 구성하고 핵심 부서에 배치받은 엘리트들임에도 발탁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면직되거나 행방이 묘연한 상태가 되는 등 거취 논란의 한 가운데에 섰다.


이런 점과 관련해 CNN은 “시 주석의 판단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동시에 그의 거버넌스(통치능력)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도 약화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거취에 대한 투명성 부족은 중국의 정치 모델이 서구 민주주의 국가보다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라고 선전해온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CNN은 그러면서 “전문가들도 중국 집권 엘리트들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짐으로써 공산당 일당 체제의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3번째 임기에 들어선 시진핑 개인의 권력 집중으로 이같은 취약성은 더욱 증폭됐다”는 것이 CNN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국립대학교 드류 톰슨 선임연구원은 “중국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은 실제로 중국 지도부로부터 촉발된 엄청난 정치적 위험을 반영한다”며 “정치적 위험은 시진핑과 그가 직접 뽑은 부하들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시스템 내의 행동을 통제하는 확립된 규칙과 규범이 부재하다는 데에도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의 연구원인 제임스 차도 “리상푸 부장이 국방부장으로서 군대를 직접 지휘하지는 않지만 중국 군사외교의 중요한 인물”이라면서 “리샹푸가 정말 문제가 있다면 시진핑 3기 집권 기간에 국무위원 두 명을 이렇게 빨리 해임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이와 관련해 “리상푸 부장의 실종이 미중간 국방대화를 열도록 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철권통치 부작용 심각, 위기 자초]


시진핑 위기론은 CNN외에도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의 가디언을 통해서도 제기됐다. 가디언은 이날 “시 주석이 최근 경제 침체와 극심한 청년실업, 핵심 고위 인사들의 잇따른 낙마 조짐 등 갖가지 악재에 부닥친 것은 자신 1인에게 지나치게 권력이 집중된 것의 부작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중국 법·인권 전문가인 제롬 코언 뉴욕대 교수는 “시 주석이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며 “중국 사회 전반에 불만이 팽배하다”고 짚었다.


이뿐 아니다. 시 주석의 자연 재해 대처도 매끄럽지 않았다. 7~8월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수십명이 사망하고 약 100만명이 대피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초 베이징을 둘러싼 허베이성의 최고 관리가 베이징을 홍수로부터 지키기 위해 허베이성을 희생시켰다는 식의 발언을 해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고위직의 잇단 낙마나 경제적 어려움, 자연재해 대처의 문제점 등은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에 깊은 의문 부호를 던지고 있다.


이달 초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 주석이 지난달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쩡칭훙 전 국가부주석 등 원로 그룹으로부터 사회가 혼란스럽다는 간언을 듣고 측근들에게 "문제가 내 탓인가"라며 분노를 쏟아냈다고 전했다.


쩡 전 부주석이 시 주석 면전에서 과거와는 다른 강한 어조로 "더는 혼란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등 원로들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전반을 포함한 중국의 분위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로 그룹의 예상치 못한 간언에 허를 찔린 시 주석은 다른 장소에서 측근들에게 "과거 3대가 남긴 문제가 모두 덮쳐왔다"며 "10년이나 노력했지만, 문제가 정리되지 않는다. 이게 내 탓인가"라고 격분해서 말했다는 것이다.


서방의 중국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시 주석의 지나친 권력 독식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ASPI)의 로리 대니얼스 상무는 “시진핑의 가장 큰 문제는 1인 통치에서 비롯된다"며 “신뢰할 수 있는 보좌 그룹들이 축소되면 좋은 정보를 얻긴 힘들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16일 “리상푸 부장과 친강 전 부장은 모두 시 주석이 발탁했다는 점에서 예전에 고위 인사들이 제거됐을 때와는 다르다”면서 “이들의 몰락에 관해 시 주석이 책임을 회피하기가 예전보다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원의 알프레드 우 교수도 FT에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중요한 두 부장이 아무런 정보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롬 코언 뉴욕대 교수는 "(시 주석의) 본능적인 초기 반응은 더 강하게 단속하는 것이지만, 한계에 가까워졌을 수 있다"며 “그가 중국 인민들의 불만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는지가 핵심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 주석이) 이런 식으로 무한정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아직 바닥을 치지는 않았다"면서도 "모두를 감옥에 집어넣을 수는 없다. 결국 정책의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지 않으면 깊은 내우외환(內憂外患)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대처가 주목된다.


[시진핑 앞에 놓인 두 가지 길]


갈수록 위기 국면으로 빠져드는 시진핑 주석에게는 지금 두 개의 길이 놓여 있다. 다시 선부론(先富論)을 앞세워 성장과 발전의 길로 가느냐, 아니면 지금같이 공부론(共富論)에 치중해 ‘중국 정점론(Peak China)’처럼 내리막길로 가느냐가 바로 그것이다.


사실 지금의 중국을 만든 배경에는 누가 뭐래도 덩샤오핑(鄧小平)이 설계한 개혁·개방의 길로 중국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말은 곧 덩샤오핑이 마오쩌둥(毛澤東)의 길에서 벗어나와 선부론의 길로 접어들었기에 가능했다는 의미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은 이러한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다시 마오쩌둥 시대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 이는 국가와 인민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오직 시진핑 개인의 안위만을 생각한 단견이자 아집이라 할 수 있다.


중국외교를 봐도 그렇다. 덩샤오핑은 1992년의 남순강화(南巡講話)를 계기로 개혁·개방 노선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한·중 수교를 결단했었다. 그러면서 ‘세계속의 중국’으로서의 외교를 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시진핑은 이와 정반대의 길을 간다. 전랑외교에 독불장군 중국의 이미지로 글로벌 국가들과 맞서려 한다.


이러한 전반적 상황은 시진핑 주석에게 결단할 시간이 별로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금 중국은 밑바닥부터 흔들리고 있다. 단지 언제 점화가 되느냐는 시점만 남아 있다. 그럴수록 초조한 것은 시진핑 자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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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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