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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7나노 반도체 양산?” 제 발등 찍었다! - 美상무 “中 7나노 반도체 양산 가능? 증거 없다” - 中 7나노 반도체 양산 발표, 지극히 정치적 제스처 - 중국판 허풍이 반도체 성장 발목 잡을 수도...
  • 기사등록 2023-09-21 13: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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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무 “中 7나노 반도체 양산 가능? 증거 없다”]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는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에 중국이 자체 개발한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규격의 반도체를 탑재했다고 발표하면서 사실상 반도체 자립에 성공했다고 했는데, 이것이 과연 사실일까? 아직까지도 중국의 기술 역량이 미국을 따라 잡았다고 말하기도 하고 아직은 그런 단계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어느 쪽이 진실일까?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이 전날 하원 과학우주기술위원회의 반도체법 1년 평가 청문회에서 “우리는 중국이 7nm 칩을 대규모로 제조할 수 있다는 어떤 증거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중국이 7nm 반도체를 제대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확인한 셈이다.


지나 러몬도 장관은 이어 “어느 조사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이건 약속하겠다”면서 “어떤 기업이든 우리 수출통제를 우회했다는 신뢰할만한 증거를 찾을 때마다 우리는 조사한다”고 밝혔다.


미 당국은 지난 2019년부터 화웨이를 안보상 이유로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고, 또한 중국이 첨단 반도체 제품 생산을 하지 못하도록 다양한 제재를 추가로 실시하고 있다. 이번 화웨이의 7nm 칩 사태와 관련해서도 상무부는 화웨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반도체의 성격과 화웨이가 해당 반도체를 확보한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中 7나노 반도체 양산 발표, 지극히 정치적 제스처]


사실 화웨이 스마트폰의 7nm 칩 내장 발표 사건은 중국측의 정치적 제스처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원래는 9월에 공식 출시할 예정으로 계획을 잡고 있었지만 8월 27일부터 3박4일 방중하는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을 겨눠 출시 시점을 29일에 맞춰 깜짝 발표를 했다. 이는 분명한 정치적 접근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중국측의 의도는 러몬도 장관을 향해 미국이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억제하고 있는데 미국의 그러한 노력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더 이상 쓸데없는 짓 하지말고 중국을 향한 제재 구상도 이젠 접으라고 윽박지르는 모양새를 보인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고사양인 7nm 반도체를 사용한 스마트폰을 깜짝 발표에 대해 그동안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을 막으려 한 것이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미국에 작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그래서 화웨이의 7나노 반도체 스마트폰 출시는 미국의 포위망을 뚫었다는 평가로 이어졌고, 국내외 언론들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아이폰 사용 금지 조치도 교묘하게 아이폰15의 중국내 출시를 앞두고 시행되었다는 점도 전략적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이번 화웨이의 7nm 칩 탑재 스마트폰 출시는 우선적으로 미국의 대 중국 제재 무용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강력한 협상 가이드라인을 무너뜨리려는 의도가 있었고, 다른 하나는 중국의 내정이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이를 소위 ‘국뽕’으로 돌파하기 위해 ‘반도체 자립’이라는 카드를 흔들었던 것은 아닌가 보여진다.


실제로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11일, “화웨이는 미국의 전면 제재에도 첨단 칩을 탑재한 신형 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자평했다. 대국민 선전전이 본격화된 것이다.


[화웨이의 7nm 칩 스마트폰의 실체]


그렇다면 화웨이의 7nm칩 스마트폰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미국의 CNBC는 19일(현지시간) 화웨이의 스마트폰에 탑재된 반도체와 관련해 소프트회사인 테크인사이츠의 분석을 인용해 “해당 반도체는 중국 반도체 기업인 SMIC에서 7nm 공정을 사용해 제조됐다”고 전했다.


이 사실로만 본다면 중국의 칩 제조능력은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었다고 봐야 한다. 물론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2nm 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7nm 공정은 최첨단 기술은 아니지만 절대적인 기준에서는 여전히 고도로 발전된 기술로 간주한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어떻게 7nm칩을 만들었을까? 분명한 것은 중국내에는 7nm칩을 만들 수 있는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이 네덜란드에 대중 수출 금지 조처를 하면서 중국으로선 EUV노광장비를 보유할 수 없었고, 그래서 미세 공정 반도체를 그간 생산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중국이 7nm칩을 만들었다? 그게 가능한 일일까? 혹시 중국에서 자체적으로 EUV노광장비를 개발하기라도 했다는 것일까? 이에 대해 테크인사이츠의 부회장인 댄 허치슨은 7nm 칩이 “중국 반도체 산업이 EUV 노광장비 없이도 기술적 진보를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마디로 기존의 14nm칩을 만들던 DUV를 활용해 자체적 업그레이드를 통해 7nm 칩을 만들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그렇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수율이다. 전체 완성품 가운데 양질의 제품 비율인 수율은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조건이다. 결국 불량품이 어느 정도 비율인가를 따지는 수율이 낮으면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업성 측면에서는 부적합하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인도의 싱크탱크인 탁샤실라 연구소의 부소장 프라나이 코타스테인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반도체를 만든 공정이 SMIC가 최첨단 장비를 사용할 때보다 ‘낮은 효율성’으로 수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마디로 14nm 칩을 생산하던 공정에서 수율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7nm 칩을 억지로 만들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SMIC가 수익성 있는 규모로 화웨이가 요구하는 만큼의 칩을 생산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대만 반도체 전문가인 양 루이닌은 “DUV는 파장이 더 긴 자외선으로 된 두꺼운 펜이고, EUV는 파장이 짧은 자외선의 훨씬 얇은 펜”이라며 “TSMC의 세밀한 붓터치에 비할 바 안 된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7나노 개발은 성공했지만 상당히 거친 방식을 썼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비용이다. 공정이 많을수록 결함률이 높아진다. SMIC 7nm칩 수율은 동일한 TSMC 대비 약 20~50%에 불과하다. VOA(미국의 소리)는 “SMIC의 14나노 공정 수율은 95% 이상인데, DUV를 이용한 7나노 공정 수율은 15%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니 SMIC의 칩 제조단가는 2~5배까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납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상업성보다 7nm칩의 존재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중국이 그렇게 해서라도 7nm칩 생산에 한층 더 열을 올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하이통 인터내셔널 증권의 애널리스트 제프 푸와 앤슨 통의 최근 추정을 인용해 “화웨이는 2023년에 자체 기린 칩으로 구동되는 스마트폰 1,500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며, 2024년에는 그 수가 7,0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생각은 간단하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것이고, 그렇게 생산을 하다보면 기술적 진보도 뒤따를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막연한 긍정회로를 가동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게 해서라도 중국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중국판 허풍이 발목 잡을 수도...]


분명한 것은 이번 화웨이 7nm칩 스마트폰 사건이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경계심만 더 키우고 동시에 제재 의지를 더 굳건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러몬도 장관도 이날 “중국이 미국을 해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지식재산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화웨이의 스마트폰 발표에 ‘속상했다(upset)’고 말했다.


마이클 맥컬 의원이 이끄는 공화당 의원 그룹도 상무부가 화웨이와 SMIC를 미국 공급업체로부터 완전히 차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화웨이의 새 휴대폰이 미국의 제재가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더 엄격한 규제를 촉구했다.


이미 분위기는 중국을 향한 반도체 제재가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되는 쪽으로 잡혀가고 있다. 당장 네덜란드의 ASML이 생산하는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마저도 사실상 이달부터 중국 수출이 금지된다. 중국 자부심과 별도로 앞으로의 고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의미다.


결국 화웨이의 7nm칩 스마트폰 출시로 시진핑 주석은 자국민들에게 자부심을 키워주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미국의 디리스킹 강화라는 제발등을 찍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를 통해 중국 반도체가 한국의 기술력을 따라오기란 영원히 불가능해질 수도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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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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