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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친강 中 외교부장 경질, 주미대사때 혼외자식이 문제였다! - 밝혀진 친강 외교부장의 경질 이유, 혼외자가 문제였다 - 친강 보고서의 초점, “국가안보를 해쳤는가?” - 중국 외교에 주는 혼선은 여전
  • 기사등록 2023-09-20 12: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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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혀진 친강 외교부장의 경질 이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총애를 받으면서 3기 내각에 외교부장으로 발탁되었던 친강(秦剛)이 돌연 실종된 후 결국 면직된 바 있는데, 그 배경에 주미대사 시절 혼외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중국 고위층들 사이에 혼외자 문제는 흔히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또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중앙정부 부장(장관)과 지방정부 수장 등 고위 관리들은 친 전 부장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조사 결과를 지난달 보고받았는데, 이들에게 통보된 공식 해임 사유는 '생활방식 문제'였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생활방식 문제’란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 성적인 비행을 완곡하게 일컫는 말이다.


한때 시진핑 주석의 신임을 받는 측근으로 여겨졌던 친강은 갑자기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진 후 7월 들어 아무런 설명 없이 외교부장 직위를 박탈당했다. 축출 직전까지만 해도 외교부는 57세의 친강 부재가 건강상의 이유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대사로 임명되기 전에는 시 주석의 행사 기획을 담당하는 책임자로 근무하며 시 주석의 해외 순방에 여러 차례 동행했다. 친강과 시 주석의 밀접한 관계로 인해 그의 몰락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던 것이다.


당시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 수위를 조절하고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등 외교 노력을 더 기울여야 했던 때인 터라 친 전 부장의 잠적을 두고 많은 의문이 쏟아졌다.


결국 중국은 지난 7월 25일 친 전 부장을 면직하고 신임 외교부장에 그의 상급자이자 전직 외교부장이던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임명했다.


그런데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친 전 부장은 2021년 7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미국 주재 중국 대사를 지내며 임기 내내 혼외관계를 지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친강과 불륜설에 휩싸인 홍콩 피닉스 위성TV의 앵커 푸샤오텐(傅曉田·40)으로, 친강이 공식석상에서 사라진 뒤 푸샤오텐의 행방 역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온라인매체 뉴스렌즈는 지난 7월 31일 푸샤오텐이 어떤 인물인지 자세히 소개한 바 있다. 충칭에서 태어난 푸샤오텐은 베이징대학을 졸업한 뒤 2007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09년 홍콩 피닉스TV 런던지국 특파원으로 채용돼 언론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2012년 홍콩 본사로 전근한 뒤, 주로 정치부 기자로 활동했다. 2014년부터는 방송국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토크 위드 월드 리더'의 진행을 맡았는데, 이 방송을 통해 푸샤오텐은 지난해까지 전세계 각국 지도자들을 인터뷰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푸샤오텐이 친강과 언제 처음 만났는지는 불분명하지만, 2021년 7월 친강은 주미대사로 부임한 뒤 이듬해 3월 푸샤오텐과 워싱턴에서 인터뷰를 했었다. 그런데 당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친강은 주미대사 부임 직후부터 푸샤오텐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온 것으로 보인다. 푸샤오텐은 2022년 11월에 친강과의 관계에서 낳은 것으로 보이는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WSJ은 “친강이 관계를 맺은 여성과 그 사이에서 낳은 아이의 이름은 보고 때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친강 보고서의 초점, “국가안보를 해쳤는가?”]


흥미로운 것은 친강에 대한 조사가 본인의 협조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데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는 것은 이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중국 국가안보를 해쳤는지 여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WSJ은 “외교부장직을 맡은 지 불과 7개월밖에 되지 않은 친 전 부장의 몰락은 중국 지도부가 미국 및 동맹국과의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안보 취약점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WSJ은 이어 “중국에서 성적인 비위는 당 지도부에 충성하지 않다가 퇴출당한 인사의 명예를 더럽히는 수법으로 자주 이용된다”면서도 “친 전 부장의 경우에는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 때문에 미국을 상대할 때 중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친 전 부장의 직무 능력이 저해될 가능성이 경질의 일부 원인이었다”는 소식통의 말도 전했다.


이와 관련해 WSJ은 미중갈등의 격화 속에 중국 고위 관리들에게 쏟아지는 중국 지도부의 압박에 주목했다. 최근들어 중국 당국은 외국인들과 거래하는 관료들, 군사 역량을 책임지는 중국군 고위 간부들, 그리고 해외에 자산을 소유하고 있거나 상당한 인맥을 보유하고 있는 고위급 공무원들에 대해 집중적인 내사와 함께 이들로 인한 안보 위협을 차단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모스크바에 대해 취해진 조치와 유사하게 미국과 다른 서방 강대국이 이들에 대한 제재를 가할 경우, 해외에 상당한 노출을 가진 관리들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의 지정학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 WSJ의 시각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그동안 중국 내에서 일부 경제관료는 서방 관료나 재계 인사와 교류하는 데 더 큰 재량권을 누려왔으나, 최근 들어 구체적 사안을 예전보다 점점 더 많이 당국에 보고하는 등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WSJ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이 가장 관심있어 하는 군 조직인 로켓군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작업이 친강과도 연관되었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물론 로켓군에 대한 대규모 사정 작업은 내부 부패나 기밀 유출, 파벌 조직 등이 이유일 수 있다.


그런데 지난해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략 미사일을 관리하는 로켓군 사령관 리위차오의 아들을 통해 중국 로켓군 정보가 미국으로 새어 나갔고, 이 과정에서 당시 주미 중국대사였던 친강이 연루됐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과거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최고 지도부)이 부패 혐의로 낙마했을 때도 몇 달 후인 2014년 12월 중국 인민무장경찰무대에서 주요직을 동시에 교체한 인사가 있었다고 전했다. FT는 “로켓군에 대한 대규모 사정 작업은 시진핑이 군 통제권 강화에 실패했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남는 의문점]


일단 친강의 해임이 그의 혼외자녀 때문에 비롯된 것이 분명해 보이기는 하다. 그런데도 남는 의문점이 있다. 친강에 대해 완전한 해임을 했으면서도 부장직보다 높은 국무위원직과 공산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총 205명)직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총애를 받으며 국제사회에서 ‘시의 수제자(protégé of Xi)’ 별칭까지 얻은 그여서 더욱 그렇다. 친강이 국무위원직을 유지한다는 것은 완전한 실각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극복할 수 없는 결함보다는 권력 투쟁에 휘말려 피해를 입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통상적으로 중국에서 부장급 고위 인사가 비리 같은 중대한 결함으로 낙마할 때는 공산당 당적(黨籍)과 정부 직을 동시에 박탈하는 솽카이(雙開) 처분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과 홍콩에서는 외교부 내부의 권력 암투설이 심심찮게 제기된다. 미중 관계의 안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베이징 외교 라인’이 친강 부장을 밀어냈다는 것이다. 사실 이들에게는 미국에 대해 거친 언사를 쏟아내며 중국 국익을 거침없이 주장하는 ‘전랑(늑대전사) 외교’ 선봉에 서 있는 친강 부장이 눈엣가시처럼 여겨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러한 주장이 더욱 힘을 얻는 것은 미국이 디리스킹 전략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협상파가 힘을 얻고 있으며, 이러한 외교 노선에 친강이 걸림돌이 되면서 친강의 여자문제를 핑계로 외교부장 자리에서 밀어냈다는 관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리상푸 국방부장의 실각과도 연계된다. 사실 리상푸 부장은 미중관계를 풀어가는데 있어서 심각한 걸림돌이었다. 리상푸 부장에 대해 미국에서 사실상 기피인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실종되었고 결국 실각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베이징 외교 라인’ 입장에서는 미국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의 외교관계도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친강이 올 4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대만 문제에 불장난하는 사람은 불타 죽을 것”이라고 초강경 발언을 한 바 있는데, 이러한 일련선상에서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도 나오면서 한국 정부를 지나치게 자극했다는 반성도 나온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시진핑의 총애를 받는 친강을 완전히 삭탈관직을 하게 되면, 시진핑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한 시 주석이 외교부장직은 면직하되, 국무위원과 당 중앙위원 자리는 유지시켜 ‘제왕적 지도자’로서 자신의 체면을 유지하는 제한적 처벌을 결정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백악관 동아태 선임보좌관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트위터에 “시 주석은 친강의 문제가 국가적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 문제라는 것을 중국 지도부와 전 세계에 안심시키고자 왕이 재임용이라는 가장 안전한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어떤 이유가 되었건 친강의 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친강의 실각으로 인한 중국 외교의 혼선은 어차피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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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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