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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글로벌 자금 中서 대탈출, 1년 반 새 무려 1880억 달러 - 중국서 짐 싸는 글로벌 투자자들 - 中관영매체, "외국 투자자 맹목적 좇지 말라" - 진짜 위기는 중국 투자 의향이 사라진다는 것
  • 기사등록 2023-09-17 23:03:42
  • 수정 2023-09-17 23: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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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짐 싸는 글로벌 투자자들]


중국 경제의 침체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의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글로벌 자금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어 중국 당국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1년 반 사이 중국 주식·채권시장에서 1880억 달러(약 250조원)어치의 투자금을 철수시켰다”면서 “이러한 자금 이탈은 글로벌 자금이 중국을 기피하고 있다는 증거로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위상이 약화되고 있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 주식과 채권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시장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다른 국가와의 디커플링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중국 대탈출’이 글로벌 금융시장 최대 화두가 되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중국 중앙은행의 최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산한 바에 따르면, 외국인의 중국 주식 및 채권 보유액은 2021년 12월 정점 이후 올해 6월 말까지 약 1조 3,700억 위안(1,880억 달러), 즉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8월에만 120억 달러(약 16조원)가 급감하면서 빠른 속도로 매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자금 이탈은 수년간의 코로나19 제한 조치, 부동산 시장 위기, 서방과의 지속적인 긴장으로 인한 중국의 경제 침체와 맞물려 있으며,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 회피' 기류가 확산되면서 중국 시장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0년 말 이후 홍콩 주식 시장에 대한 외국인 펀드 참여는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BNP파리바의 지카이 첸 아시아·신흥국 주식부문 대표는 블룸버그에 “중국 부동산 시장과 내수 위축 등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투자 비중을 재고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수건을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신흥시장 포트폴리오에서 중국을 제외하는 전략이 빠르게 주목을 받고 있으며, 2023년에 이미 중국을 제외한 주식형 펀드의 출시가 연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중국을 배제하는 디커플링이 자본 시장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미국에서 약 11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메르세드세라(MercedCERA)의 최고투자 책임자인 가우라 팬탄카(Gaurav Pantankar)는 “중국 리스크는 LGFV, 너무 많은 주택 재고, 인구 통계, 대외의존도, 규제 변동성, 지정학적 고립 등 여러 가지가 있다”면서 “반면 신흥국 내 투자 기회는 다양한 곳에 존재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2023년에 중국 국채에서 약 260억 달러를 회수한 반면, 나머지 신흥 아시아 국가들의 채권에는 총 620억 달러를 투자했다. JP모건 체이스의 분석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중국이 국채 지수에 편입되면서 유입된 2,500억~3,000억 달러의 자금 중 절반 가량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위안화에 대한 매도 압력으로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1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대부분의 주요 경제국이 긴축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으로 중국 중앙은행의 느슨한 정책 기조는 위안화를 약화시키고, 외국인들이 국내 자산을 기피하는 또 다른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중국 경제가 악화되면서 투자처로서의 중국 시장의 매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씨티그룹과 JP모건을 비롯한 월스트리트 은행들은 중국이 올해 5%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다. 이미 4%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中관영매체, "외국 투자자 맹목적 좇지 말라"]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 출판부 관할 경제일보는 14일, '북향 자본을 맹목적으로 좇는 것은 좋은 투자 전략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증시에서 매도를 이어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비판하며 자국 '개미'들에게 "외국인 투자자를 맹목적으로 좇지 말라"고 밝혔다.



여기서 ‘북향(northbound) 투자’란 선강퉁(선전과 홍콩 증시 교차 거래),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증시 교차거래) 제도를 통해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 본토 주식시장의 위안화 주식을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경제일보는 이어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세력이 결코 아니며, 매우 차별화된 투자 스타일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움직임은 투자를 결정할 때 유일한 고려 사항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역사적으로 북향 자본이 반드시 '스마트 머니'인 것은 아니며, 북향 자본은 또한 국내 자금보다 해외 금융 정책, 위안화 환율, 글로벌 지정학적 충돌 같은 더 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비합리적 거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글로벌자금을 비하하면서 글로벌 자금 이탈에 영향받지 말라는 설득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일보는 “최근 몇년간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보유량이 커지긴 했지만, 전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기에 주가의 상승이나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면서 “11일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이 북향 투자 채널을 통해 보유한 중국 주식은 2조3천억위안(약 420조 3천억원) 규모로 전체 중국 증시의 3% 미만”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경제일보 보도를 전하면서 “해당 기사는 중국 증시에서 전례 없는 속도로 해외 자금이 빠져나가는 가운데 나왔다”고 짚었다.


중국 관영매체가 이렇게 글로벌 자금의 중국 이탈에 대해 중국내 자본가들에게 동요하지 말 것을 말하는 것은 그만큼 지금 중국에서의 글로벌 자금 이탈이 심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동시에 중국내 자본가들 역시 그만큼 지금 상황을 엄중하게 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실제로 지난 8월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달 선강퉁, 후강퉁 등을 통해 중국 본토 주식을 매도한 규모는 900억위안(약 16조4천억원) 정도로 2016년 이후 최대 규모였는데, 이달인 9월 들어서도 중국 증시에서 175억위안(약 3조2천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울 정도로 매도 규모가 심상치 않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조너선 포튼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3일 보고서에서 “이러한 자금 이탈은 중국 경제 둔화를 막으려는 조치들에 대한 회의론 속에서 중국 경제 위기에 대한 부정적 정서를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중국 금융 당국은 주식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15년 만에 주식거래 인지세를 인하하는 등 지난달부터 일련의 정책을 내놓았다. 또 기업공개(IPO) 속도를 늦추고 대주주의 지분 축소를 추가로 규제하며, 증거금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거래 비용을 낮춰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상장 심사를 강화해 부실기업을 걸러내고, 증시 자금이 새로운 기업에 몰리는 것을 제한해 기존 상장사들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조치로 풀이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부동산 침체에 따른 광범위한 경제 부진을 해결하는 데는 미흡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시중의 유동성 확대를 위해 15일자로 지급준비율을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장기 유동성이 5천억위안(약 91조1천억원) 풀릴 것이라고 중국 매체 차이신은 내다봤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능한 돈을 더 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진짜 위기는 중국 투자 의향이 사라진다는 것]


그런데 중국 당국이 어떠한 조치를 취한다 할지라도 글로벌 자금들이 중국에 투자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닝스타가 추적하는 상위 10개 중국 집중 뮤추얼 펀드의 규모도 2021년 정점 대비 40% 이상 감소했다. 잘 알려진 UBS 중국펀드(UBS China Opportunity Equity Fund)도 6월 말까지 자산이 45억 달러로 줄어들어 2021년 1월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국부 펀드 GIC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제프리 젠수바키는 “글로벌 자본들이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로 혜택을 받는 부문과 국가로 ‘점진적으로’ 자본을 이동했으며, 그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중국에서 멕시코,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같은 국가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펀드 매니저와 어드바이저들은 중국 중심의 상품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실제로 투자자문업체 케임브리지 어소시에이츠의 벤저민 로는 “최근 12개월간 중국 투자 상품에 대한 문의가 거의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고객들은 대신 “일본 같은 아시아내에서의 중국 외 지역에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자본의 중국 투자가 앞으로 더 축소될 것이라는 점이다. 로이터는 “서방의 기관투자자들로서는 중국 투자에 따른 '평판 위험'도 커지고 있으며, 중국 투자 시 내부 감사부서에 정당성을 설득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니 중국에로의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 시장 전망은 더욱 어두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은 글로벌 자본들을 내쫓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할 따름이다. 지금 중국에서 시진핑의 권좌를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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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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