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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9-15 12: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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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검찰이 15일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사진은 양 전 대법원장이 지난 2021년 9월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6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검찰이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공소 제기 후 약 4년7개월 만에 핵심 피고인에 대한 구형이 이뤄지며 재판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부장판사 이종민·임정택·민소영)는 15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 등의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에게는 각각 징역 5년·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 범행은 개별 법관의 일탈이 아닌, 사법행정 담당법관들이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업무시스템에 따라 수행한 직무 범행"이라며 "단건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뤄진 일련의 사건들"이라고 짚었다.


이어 "피고인들은 법관의 재판 독립을 보장하고 보호하는 한편, 신속한 재판 사무를 지원하는 책무와 권한을 위임받은 사법행정권자"라며 "그런데도 자신들의 뜻에 반하는 판사들에 대해 무리한 관리를 하고, 이들을 반대세력으로 규정하고 와해시키는 방안을 은밀하게 검토해 왔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번 사태에 대한 사법부의 엄정한 판단을 거듭 촉구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법관 독립을 침해하고 권한을 남용한 사건으로 국민적인 여론이 일 정도로 사법제도의 신뢰를 무너뜨린 사건"이라며 "그간 법원은 국가권력 남용을 직권남용으로 단죄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의 가치를 수호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관의 독립을 훼손한 피고인들이 이 같은 가치를 내세워 무죄를 주장하는 것은 역설"이라며 "이 같은 법리는 입법·사법 권력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하며, 다른 잣대를 들이민다면 이조차 사법부 자체가 스스로의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엄벌을 촉구했다.


양 전 대법관은 2011년 9월부터 6년간 사법부 수장직을 맡으면서 위법·부당한 지시를 내린 혐의 등으로 2019년 2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이 공소사실에 적시한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는 총 47개에 달하는데, 구체적으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직무유기 ▲위계공무집행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구손실 등 혐의다.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부 역점 사업이었던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청와대 등의 지원을 이끌어낼 목적으로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 서기호 국회의원 재임용 탈락 사건 등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은 이 같은 범행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해산 결정을 받은 통합진보당의 예금채권에 대해 가처분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법원행정처 심의관 등에게 사건 자료를 정리할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또 교 후배로부터 형사사건 청탁을 받고 진행 상황 등 정보를 무단 열람한 혐의와 판사 재임용 탈락 소송에 개입한 혐의 등도 받았다.


오전 재판에서 검찰 측 구형이 이뤄짐에 따라 오후에는 피고인 측의 최후진술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결심공판을 끝으로 사법농단 재판은 4년7개월 만에 1심 절차가 마무리된다.


방대한 기록과 100명이 넘는 증인 채택 등으로 1심은 공판 회차만 270여 차례를 웃돌았다. 특히 심리 도중 법관 인사가 잇따라 나면서 재판부 구성원이 바뀌자 원칙에 따라 증거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사건 1심 선고는 오랜 기간 진행된 심리를 고려해 이르면 연말, 늦으면 내년 초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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