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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세계 최대 리튬 점토층 발견, 중국 어쩌나? - 美 네바다 화산에 세계 최대 리튬 매장지 - 갈수록 커지는 리튬의 중요성, 중국 세계 장악 노렸다! - 국가안보 문제까지 일거에 해소한 리튬 매장지 발견
  • 기사등록 2023-09-14 04: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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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네바다 화산에 세계 최대 리튬 매장지]


중국이 신흥국의 리튬 광산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세계 리튬 공급 장악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네바다주와 오레곤주 경계 지역의 화산 분화구에서 단일광산으로 세계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리튬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의 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가 발간하는 케미스트리 월드(Chemistry World)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맥더밋(McDermitt) 칼데라(Caldera; 화산 폭발 후 수축으로 생긴 함몰지형)에서 캐나다 광산기업 리튬 아메리카의 지질학자와 GNS사이언스, 오레곤 주립대학의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탐사팀이 매장량 2000만~4000만t 규모의 리튬 점토층을 찾아냈다”면서 “이는 이전에 세계에서 가장 큰 리튬 매장지로 여겨졌던 볼리비아의 염전 아래에서 발견된 리튬 매장량(약 2300만t)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이라고 밝혔다.


2022년 배터리용 탄산리튬의 평균 가격(t당 3만7000달러)으로 계산하면 매장된 리튬의 가치는 무려 1조4800억달러에 달한다.


분석 결과, 광물 운모로 구성된 특이한 점토석은 화산 분화구에 리튬이 1.3~2.4% 함유되어 있으며, 이는 운모보다 일반적인 마그네슘 녹점토에 함유된 양의 거의 두 배다.


이에 대해 벨기에 테르부렌에 있는 중앙아프리카 왕립박물관의 지질학자 아누크 보스트(Anouk Borst)는 “추정치를 믿는다면, 이것은 매우 중요한 리튬 매장지”라면서 “가격, 공급 안정성, 지정학적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리튬의 역학 관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곳은 특히 “제너럴모터스(GM) 등이 참여해 개발중인 북미 최대 리튬 프로젝트인 태커패스 광산과 가까운 곳”이어서 더욱 강점이 있다.


탐사팀이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벤스를 통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 발견된 점토층의 리튬 농도가 일반적인 리튬 광산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600만 년 전 맥더밋 화산 폭발의 독특한 조건이 리튬이 풍부한 입자가 형성되는 데 이상적인 상태를 만들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LAC(Lithium Americas Corporation)의 지질학자인 벤슨(Benson)은 “회사가 2026년에 채굴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점토를 물로 제거한 다음 원심분리기를 사용하여 작은 리튬 알갱이들을 더 큰 광물에서 분리한다. 그런 다음 점토를 황산통에 침출시켜 리튬을 추출한다.


[갈수록 커지는 리튬의 중요성]


리튬은 이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핵심 광물이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세계 각국이 쟁탈전을 벌이며 ‘하얀 석유’란 별명이 붙을 정도다. 앞으로 전기차 생산이 급증하게 되면 당연히 물량 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에 리튬의 중요성은 수십번 강조해도 부족할 정도다. 특히 미국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아무리 설치해도 리튬이 없으면 헛일이라는 점에서 리튬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리튬 초과수요가 30만톤을 웃돌 것으로 전문기관은 예측한다. 이런 차원에서 천연자원 시장에서 미국이 셰일가스 혁명에 이어 또 한번의 잭팟을 터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리튬 생산국은 중남미 볼리비아다. 지금껏 소금 호수 관광지로 유명했던 볼리비아 우유니 호수에 대한 평가도 '리튬 메카'로 탈바꿈하는 상황이다.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는 지구 리튬 매장량의 약 90%가 몰려있는 '리튬 트라이앵글'로 불린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볼리비아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리튬 생산 권리를 확보했다”면서 리튬 확보와 관련해 깊은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미 언론들은 소금물에서 리튬을 확보하는 기술을 선보인 '에너지X'가 볼리비아에서 사업 추진에 난관에 빠진 상황에 대해 주목했다.


티그 이건 에너지X 최고경영자는 테슬라 전기차 차주였다. 그는 볼리비아 여행 중 우유니 호수의 소금과 배터리를 연관 지으며 창업을 결심했다. 이건은 베티 프리먼 텍사스 대학 화학 공학 교수의 논문에서 소금물에서 리튬을 분리하는 데 필요한 힌트를 발견했다.


두 사람은 에너지X를 설립, 볼리비아 정가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쉽게 열리지 않고 있다. 그는 NYT에 중국과 러시아가 볼리비아 리튬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NYT는 볼리비아를 새로운 사우디아라비아로 표현한 이건의 발언도 소개했다.


문제는 정치다. 인권을 중요시하는 바이든 정부가 볼리비아와의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적다는 점은 리튬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볼리비아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해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담에도 초대 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네바다주의 리튬 광산이 터져 나온 것이다.


[중국과의 리튬 경쟁에서 뒤쳐졌던 미국의 반격]


미국 네바다주에서의 리튬 매장지 발견은 미국이 친환경 광물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에 대항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는 중국에서 리튬까지 장악하게 된다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해 리튬 이온 배터리 총 수입액은 139억달러로 2020년의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대부분 중국산이며 한국과 일본에서도 일부 배터리를 수입했다.


한국과 일본의 배터리도 중국에 리튬을 의존하고 있어,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공급을 차단하거나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은 큰 위협으로 지적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를 국가안보의 문제로 여기고, 자체 자원 개발에 나서는 한편,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네바다주에서 최대규모의 리튬 매장지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한마디로 중국이 지배할 수 있는 리튬 시장의 지배력을 완전하게 뒤집을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중국 정부는 안정적인 리튬 공급망을 확보하고자 신흥국 광산에 지분투자를 늘리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수잔 저우는 중국의 신흥국 광산 투자 확대에 대해 급성장하는 자국 전기차 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리튬 공급망 확보가 필수 불가결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라이스태드 등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2년 새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20개 달하는 리튬 광산 지분을 확보하는 데 45억달러(약 6조원)를 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산 개발이 순항한다면 중국은 2025년 전 세계 리튬 공급량의 3분의 1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정도면 중국이 사실상 리튬에 관한 한 전 세계적 지배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가안보 문제까지 일거에 해소한 리튬 매장지 발견]


흥미로운 것은 이번 네바다주에서의 대규모 리튬 매장지 발견이 미국의 국가안보 고민도 해결해 주었다는 점이다. 친환경 탄소배출 저감 정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께 판매되는 차량 중 전기차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전기차 충전소 건설에 75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맇게 배터리 공장과 전기차 공장이 속속 가시화된 상황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전환 전략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 리튬이다. 전기차 확대로 수요가 늘면서 리튬 값이 치솟고 리튬 확보 여부는 이제 국가안보 차원의 과제로 부상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타일러 코윈 조지메이슨대 경제학과 교수는 블룸버그 기고문에서 “전기차가 급증하고 리튬 배터리의 용도가 다양해지면서 리튬 부족이 쉽게 해결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번 리튬 발견이 검증된다면 미국의 전기차에 대한 투자가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로 가득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


다만 본격적인 광산 개발을 위해선 아메리카 원주민 등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를 넘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현재 기술로는 추출 과정에서 리튬 1톤당 50만 리터 이상의 물이 사용되며, 연간 6만t의 리튬을 생산하려면 최대 3000만t의 흙을 파내야 해 주변을 황폐화시킬 우려가 높다.


이 때문에 새로 발견된 매장지 인근 태커패스 광산은 지난 3년 동안 원주민 파이우츠 부족의 시위와 소송에 시달렸다. 미 항공우주국(NASA) 역시 지난 6월 이 지역의 평탄한 지형이 지구 궤도를 도는 수백 개의 위성 측정을 보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채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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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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