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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더 촘촘해진 중국 포위망, 일대일로도 흔들린다! - 美·베트남 포괄적 전략동반자, 촘촘한 中포위망 - 일대일로 휘젓는 美, 갈 길 잃은 일대일로 - 이탈리아도 일대일로 탈퇴, 직격탄 맞은 중국의 일대일로
  • 기사등록 2023-09-12 12: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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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베트남 포괄적 전략동반자, 촘촘한 中포위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국 시진핑 주석이 빠진 인도 뉴델리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인도와의 관계를 돈독히 한데 이어 베트남과 포괄적 동반자관계 협정을 체결하면서 미국의 대(對)중국 포위망이 더 촘촘하고 강력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면서 동시에 ‘新경제회랑’을 서방진영이 개설키로 하면서 중국의 일대일로가 완전히 갈 길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



뉴욕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사회주의 체제인 베트남이 이번에 중국·러시아와 같은 수준으로 미국과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외교 관계를 격상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면서 “그간 미·중 양국에 일정하게 거리를 둬왔던 인도와 베트남이 미국 편으로 기울어 중국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형국이 되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베트남에 도착해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역사적 순간이었다”면서 “(미국과 베트남이) 분쟁에서 정상화, 그리고 번영과 안보를 위한 힘이 될 외교관계 격상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쫑 서기장 역시 “양국 파트너십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고 화답했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점은 양국의 외교관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했다는 점이다. 이는 공산당 1당 지배 체제인 베트남이 그와 유사한 중국, 그리고 옛 소련의 후신인 러시아와 동등한 수준의 외교관계를 전쟁 상대국이었던 미국과도 맺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베트남은 그동안 비동맹을 표방하면서 50여년 전 전쟁 상대국이었던 미국과는 거리를 둬왔다. 1975년 베트남 공산화 이후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가 1995년 7월 국교를 정상화했지만 그럼에도 양국관계에는 여러 측면에서 제한이 많았다.


그랬던 양국이 전격적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이렇게 진전된 가장 중요한 동인(動因)은 바로 중국 때문이다. 중국은 같은 공산주의면서도 베트남과는 지금도 국경 분쟁을 겪으면서 중국으로부터 위협을 당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은 중국에 대한 견제 기반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강점이 생겼다. 특히 베트남과 힘을 합쳐 중국의 남중국해 장악 야심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이 더욱 탄탄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베트남이 서구식 인권과 민주주의에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포위망 구축에 전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은 별로 크지 않지만, 그보다 더 미국이 베트남에게 있어 최대 수출 대상국이라는 점에서 미국과의 유대관계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미국-베트남간 관계가 성숙된 것은 중국의 경제난으로 인한 탈중국 현상이 큰 기여를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전하는 바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애플·나이키 등 중국에서 '탈출'한 미국 기업들의 베트남 유입 등으로 무역 규모가 2배 이상 늘었다.


실제 양국 교역액은 작년에 1천238억6천만 달러(약 165조원)로 전년 대비 11% 늘었으며, 이번에 양국 관계 격상으로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더 순풍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일대일로 휘젓는 美, 갈 길 잃은 일대일로]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G20 참석을 계기로 인도-중동-유럽의 철도·항구 등 인프라를 연결하는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ndia-Middle East-Europe Economic Corridor·IMEC)' 설립 양해각서(MOU)를 9일 체결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이번 G20정상회의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으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대한 미국의 '맞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번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은 미국이 주도를 하고 인도가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이 경제회랑(IMEC)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유럽연합(EU)이 참여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가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IMEC 구상이 본격화될 경우, 중동의 맹주 격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간 접근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3월 중국이 '숙적'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재해 외교관계를 재개하도록 한 데 대해,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해빙을 준비하고 있다. 미·중의 중동 외교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결국 시진핑 주석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G20정상회의에서 사실상 중국을 옥죄는 다국적 이니셔티브가 출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동시에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를 완전히 뒤흔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미국과 파트너국가들이 기존 해상·육상 운송로를 보완하는 국가 간 선박-철도 환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송전·고속 데이터 전송을 위한 케이블과 청정 수소 수출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설치한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 구상이 아시아·유럽 대륙의 항구들을 연결하는 ‘진짜 빅딜’”이라며 “더 안정되고 번영한 중동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또한 IMEC에 대해 “미래 세대가 큰 꿈을 꿀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 등 외신들은 “미국이 민주주의 진영에 속한 인도, 유럽, 이스라엘 등과 함께 중동 국가들을 하나로 묶어 중국 일대일로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경제회랑 구상에 담겼다”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직격탄 맞은 중국의 일대일로]


이번 G20정상회의에서 중국이 우선적으로 당황한 가장 큰 사건은 G7국가중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참여했던 이탈리아의 탈퇴선언이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인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회담하며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탈퇴 계획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중국은 이탈리아가 일대일로를 탈퇴할 경우, ‘부정적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협박을 해 왔지만 결국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탈퇴를 선언하면서 중국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일대일로 사업을 뿌리채 흔들 수 있는 IMEC가 미국 주도로 시행되는 것에 대해 중국당국은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정상회의를 통해 대미 압박의 강도를 높여왔던 중국은 중국 주도로 브릭스에 추가로 가입한 6개국 중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미국 주도의 경제회랑 구상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중국 입장이 난처해졌다.


일단 중국 입장에서는 오는 10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10주년 기념 국제협력 정상 포럼을 대응의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국제사회에서 일대일로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데다 중국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국가들이 오히려 미국 주도의 경제회랑에 참여키로 하면서, 중국의 반격도 힘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중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상황에 빠지면서 일대일로를 추진할 동력이 상당부분 소실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최근 “일대일로에 참여한 저소득 국가들이 코로나19 이후 중국으로부터 돈을 빌리기가 더욱 어려워진 데다, 투자했던 프로젝트조차 성과가 부실해 모멘텀이 떨어지고 있어서,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동력이 상당 부분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일대일로에 대한 인프라 투자도 정점을 찍고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5년부터 시작돼 2018년 7721건의 인프라 투자를 수주한 이후 지난해 5514건으로 줄어들었다. 투자된 자금도 코로나19 직전 1550억 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1300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미국 등 서방 국가가 제기하는 부채함정 관련 비판과 압박도 일대일로 추진에 장애가 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일대일로에 대해 “기본적으로 부채와 올가미 협정”이라면서 강력하게 비판했다.


실제 스리랑카는 지난 2010년 중국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며 함반도타 항구 운영권을 중국에 99년간 내줘야 했고, 잠비아도 지난 2020년 중국의 거부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당했다.


이와 관련해 미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은 지난 2일 보고서에서 “중국은 일대일로를 군사력 증강의 토대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 길 잃은 중국의 일대일로]


이런 측면에서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0일(현지시간) “출범한지 10년이 된 중국의 일대일로가 파산과 부패로 인해 각국에서 사업이 중단되고 있고 이미 무너져 내리고 있다”면서 “일대일로가 갈 길

을 잃었다”고 혹평했다.


텔레그래프는 특히 일대일로의 출발점으로 지난 2013년 9월부터 사업을 시작한 카자흐스탄을 예로 들면서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을 하면서 상대국의 주권을 침해했으며 온갖 불법으로 상대국을 황폐화했다”면서 “카자흐스탄을 마치 속국처럼 다루면서 불법적 행위들을 자행했다”고 공박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일대일로 사업에서 얻게 되는 수익은 대부분 중국이 챙겨가고 있으며, 이에 비해 카자흐스탄이 얻는 이익은 너무나도 미미하다”면서 “일대일로를 시작할 때 중국이 내걸었던 약속들이 지금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텔레그래프는 또한 “요르단과 케냐, 파키스탄 등 각지에서 일대일로 계획은 중단되었으며 이들 국가에서 중국인에 대한 반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다보니 “처음 일대일로에 대해 가졌던 환상들이 이젠 다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실체가 이러니 중국에 속아 일대일로를 시작했던 국가들도 발을 빼려 하고 있지만, 중국이 만든 부채의 덫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끌려가고 있는 것이 일대일로의 현실이다.


일대일로가 시작한지 10년, 그 민낯이 낱낱이 드러나면서 중국의 위상도 함께 추락하고 있다. 이것이 중국이 처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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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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