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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 만나는 김정은, 북중러 군사훈련도 할까? - 러시아 가는 김정은, 블라디보스톡에서 푸틴과 정상회담할 듯 - 푸틴-김정은 회담의 핵심 안건은 북한의 러시아 무기지원 - 북중러 군사훈련도 추진, 중국은 마뜩치 않아 할 것
  • 기사등록 2023-09-05 23:23:27
  • 수정 2023-09-05 23: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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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가는 김정은, 푸틴과 정상회담할 듯]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9월 중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동안 중국과 군사훈련을 해 왔던 러시아는 이 훈련에 북한도 포함시켜 북중러 합동 군사훈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5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무기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포탄 등 무기 지원을 받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 이를 논의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김정은은 러시아에게 포탄 등을 제공하는 대가로 인공위성 및 핵추진 잠수함 등 핵 개발 기술을 제공해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라면서 “북러 정상간 회담 계획이 사전에 이렇게 자세하게 공개된 것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이번에도 미 정부가 양국간 움직임을 사전 공개해 이들의 밀착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고 밝혔다.


NYT는 이날 익명의 관리들을 인용해 “지난달 말 김정은 경호를 담당하는 인원들을 포함한 20여명의 북한 대표단이 김정은의 방러를 계획하기 위해 최근 기차로 러시아를 방문했다”며 “김정은은 이달 방러해 푸틴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러시아에 더 많이 공급할 가능성과 기타 군사 협력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NYT에 의하면, 북한 대표단은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기차로 이동한 후 비행기 편으로 모스크바까지 이동했다고 한다. 이렇게 김정은 경호 인력까지 방러 일정에 포함시킨 건 북한이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당 정보에 대해 브리핑 받은 관리들에 따르면, 이들의 (답사) 일정은 약 10일이 걸렸다고 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두 정상은 9월 10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들은 극동연방대학교 캠퍼스를 함께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방경제포럼 개막식 전날인 9월 9일은 북한 정권수립일(99절)이다.


또 김정은은 러시아 태평양 함대사령부 소속 해군 함정이 정박하고 있는 33번 부두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NYT는 전했다. 더불어 김정은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약 950마일(약 1500km) 떨어진 우주발사 기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동방 우주기지)도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에서 작년 푸틴과 러시아 우방 벨라루스 루카셴코 대통령이 회담을 가졌었다.


이와 관련해 미 관리들은 “김정은이 평양에서 방탄 열차를 타고 러시아 태평양 연안에 있는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해 푸틴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김정은이 모스크바로 갈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NYT는 이 같은 정상회담 계획이 지난 7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평양을 방문하면서 구체화됐다고 밝혔다. 당시 김정은은 쇼이구 장관을 만나 군사 협력 강화 방안을 제시하고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요청했는데, 이에 쇼이구 장관이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이 어떠냐”며 맞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푸틴-김정은 회담의 핵심 안건은?]


미국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포탄을 받는 대가로 핵무기 개발과 관련한 첨단 부품 및 기술을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이다. 이에 대해 NYT는 “푸틴은 김정은이 러시아에 포탄과 대전차 미사일을 보내주길 원하고 있다”며 “김정은은 러시아가 인공위성과 핵추진 잠수함 등 첨단 기술을 북한에 제공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미 관리들은 전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또한 러시아에 식량 지원도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가 김정은 방러 기밀을 전격 공개한 이유?]


백악관은 지난 8월 30일, 김정은과 푸틴이 무기 거래를 위해 수차례 친서를 교환했다는 정보를 공개한 바 있었다. 이뿐 아니라 지난해 9월 이후, 미 정부는 “러시아가 부족한 탄약 등을 북한으로부터 조달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여러차례 공개해 왔다. 그런데 미 정부가 이렇게 매번 미 정보 당국의 기밀 정보를 해제해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은 북·러 간 움직임을 미리 공개해 양국 밀착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NYT는 이와 관련해 “실제 북한의 포탄 이전 계획에 대해 백악관이 미리 경고한 뒤로 평양과 모스크바 간의 이전 협력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했다.


NYT는 이어 “북·러 정상회담 계획에 대한 정보는 이전의 (백악관) 경고 수위를 훨씬 뛰어넘는다”면서 “이번 정상회담 계획은 미국 정부에 의해 기밀이 해제되거나 하향 등급 조정이 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전격 공개됐다”고 했다. 그래서 미국정부의 공식 당국자가 아닌 익명의 당국자라는 표현을 쓴 것인데, 이는 “기밀 해제가 되지 않아 미 관리들은 (회담 계획에 대해) 논의할 권한이 없다”는 것이 NYT의 보도 내용이다.


[북중러 군사훈련도 추진, 중국 반응은?]


이렇게 북러관계가 급격하게 밀착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제안으로 북중러 합동 군사훈련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타스통신은 4일(현지시간)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과의 연합 훈련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쇼이구 장관은 이날 ‘러시아와 북한의 연합 훈련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논의되고 있다”며 “왜 안 되겠는가. 우리는 이웃”이라고 답했다.


앞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는 지난 2일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중 연합훈련에 북한이 합류하는 아이디어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 6월 동해와 동중국해 등에서 ‘연합 공중 전략순찰’, 7월에는 연합 해상훈련 ‘북부연합-2023’을 실시하면서 해·공군 합동훈련의 강도와 빈도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지난 7월 16일, “중국이 지난해 러시아와 20년 만에 가장 많은 6차례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훈련에 북한도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쪽으로 논의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해상훈련 뿐만 아니라 육상에서도 중러합동훈련을 하고 있기는 하다. 지난해 9월 1일~7일까지 러시아가 주도하는 다국적 군사훈련인 '보스토크(동방)-2022' 전략 지휘 본부 훈련을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실시한 바 있다. 이 훈련은 러시아 극동의 군관구 지역 7개 훈련장과 동해·오호츠크해 해상과 연안 등에서 진행하는 훈련을 위해 이날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함정들이 동해와 오호츠크해 해역에 배치됐다.


이 훈련에는 중국뿐 아니라 인도, 벨라루스, 타지키스탄 등 13개국이 참가했다. 참가 병력은 5만명 이상이며, 항공기 140대와 군함 60척 등도 동원됐다. 그런데 중국은 러시아가 주최하는 단일 훈련에 사상 처음으로 육·해·공군 병력을 동시에 파견했다.


그렇다면 러시아의 의견대로 북한도 이러한 군사훈련에 참여할 수 있을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중국의 의견이다. 일단 예상하기로는 우리가 흔히 한미군사훈련에서 보듯 지휘부를 통합해 운용하는 군사훈련을 중국은 결코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군사훈련에서도 지휘부 통합이 없는 별도 군 지휘부가 같은 장소에서 훈련을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해 왔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러간 합동군사훈련을 한미군사훈련과 대비하는 것조차 마땅치 않다. 또한 북중러 군사훈련을 추진한다고 해서 이러한 것이 한미일 군사협력과 대비할 필요조차 없다. 한마디로 군사훈련의 기본 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과연 중국이 북한을 포함해 합동군사훈련을 허락할지도 의문이다. 이는 중국의 자존심과 연관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의 제안으로 북한을 합동훈련에 포함시키는 것도 북중러 군사훈련 개념이 아닌 중러 해상훈련에 옵서버 식으로 참여시킨다든지 '보스토크(동방)-2022' 훈련때와 같이 다양한 국가중 일원으로 참여시키는 방법은 충분히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이렇게 북한을 포함시키는 군사훈련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는 북중러 3국 군사훈련이 주는 부담감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미국과의 정면 대결을 추구한다는 이미지를 풍겨줌으로써 그리안해도 경제난으로 심각해진 상황에서 미중관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매체들에서 오는 9월 9일의 북한 열병식에 최초로 3국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보도되지만, 이는 나가도 너무 나간 추측이라고 판단된다. 한·미·일 3국의 밀착을 과시한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대응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추정의 근거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특히 북러정상회담이 추진중인 가운데 그럴 일은 없을 것이고, 오히려 9일의 열병식은 북한 내부 단합을 위한 과시행사 정도로 축소될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북중러의 밀착 가능성을 너무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단지 전범(戰犯)들의 연합에 불과할 뿐 더 이상의 의미 부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과 푸틴과의 회담이나 북중러 군사훈련이 마치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합의가 자초했다는 식의 본말전도식의 궤변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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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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