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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최악 도전 직면한 시진핑, “극단적 시나리오 대비하라!” - 전사회적 경계심 고양하는 반간첩법, 위기 직면 신호 - 문화대혁명 시기로 되돌아간 중국사회 - 사회 불안을 외부요인으로 돌리는 중국, 파시스트 사회로 가고 다
  • 기사등록 2023-09-05 00:05:59
  • 수정 2023-09-05 01: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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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도전 직면한 시진핑]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최악의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로인해 중국내에서 긴박감이 감돌면서 극단적인 시나리오까지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중국 경제는 지금 최악의 침체에 직면하고 있지만 중국의 권위주의 지도자 시진핑은 국가 안보와 당의 통제에 대한 위협을 막는 데 더 집착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중국은 지금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긴박감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시진핑 주석은 지난 5월 중국 국가안전위원회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와 극단적인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실제 전투에 대비할 것’을 촉구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실제로 중국은 경제 침체 외에도 서방과의 관계는 점점 더 긴장되고 있다. 또한 지난 7월 중국 외교부장과 고위 장성 2명이 갑작스럽게 해임되는 등 최고 권력층에서 설명할 수 없는 인사가 단행된 것은 시 주석이 자신의 통치에 대한 위협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 NYT의 시각이다.


[전사회적 경계심 고양하는 반간첩법]


여기에 중국 당국이 7월 접어들면서 스파이 행위로 간주하는 활동의 범위를 광범위하게 확대하기 위해 반간첩법을 개정했는데, 이 법에 따라 스파이를 신고하는 사람들에게 수만 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하게 된다.


중국 당국은 최근들어 애플리케이션(앱)과 온라인 강좌, 홍보영상 등을 통해 ‘반간첩법’에 대한 교육을 확대·실시하고 있다. 반간첩법은 중국당국이 ‘국가안보 및 이익’과 관련됐다고 판단되면 통계자료 검색 및 저장까지 위법행위로 간주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일반 대중 간 ‘스파이 신고’를 독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안전부는 최근 대중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명목으로 국가 보안 관련 SNS 계정을 개설했다. 첫번째 게시물은 스파이 감시에 대한 “전(全)사회적 동원”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해당 게시글엔 “대중의 참여가 정상화돼야 한다”고 적혀 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스파이 단속 움직임은 활발하다. 윈난성 내 한 지방정부는 반간첩법 관련 신고를 독려하는 영상을 제작해 게시했다. 영상에는 “신고하지 않는 사람은 기소된다. 범죄를 감추면 감옥에 갇힐 것이다”라는 문구와 함께 지역 소수민족이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이 나온다.


특히 청년층은 정부가 예의주시하는 집단이다. 사실 한때는 시진핑의 가장 큰 지지 집단이었지만 지난해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반발해 A4 시위를 벌인데다 최악의 실업률로 인해 불만이 클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에 따라 대학에서는 해외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신고하는 ‘학생단’이 꾸려지고 있다. NYT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해외 매체와 메시지를 주고받은 최소 2명의 학생을 적발했는데, 인터뷰 기사가 게재되기도 전에 조사하는 순발력을 보였다.


반간첩법을 통한 사회 감시 분위기를 고양시키기 위해 광범위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이것이 현장에서 어느 정도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지난 한 달 동안 중국 당국은 중앙정보국이 포섭한 남성 2명을 포함해 최소 4명의 스파이를 체포했다고 발표했지만, 2019년에 체포된 부부와 같이 일부 사건은 뒤늦게 발표된 오래된 사건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실제적인 성과는 크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중국 당국은 또한 올해 초 미국 시민권자에게 간첩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했으며, 일본 외교관과 식사하는 동안 고위급 중국 신문 편집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때 체포된 가족은 이 혐의가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화대혁명 시기로 되돌아간 중국사회]


이러한 분위기와 관련해 미국 뉴욕대 천젠 교수(중국현대사)는 “이런 움직임은 중국 공산당 정권이 직면한 심각한 위기를 반영한다”면서 “대중 행동에 대한 요구는 마오쩌둥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펼쳤던 ‘문화혁명’의 메아리와 닮아 있다”고 부연했다. 다시말해 대중에게 스파이 신고를 독려하는 게 교사, 이웃, 가족을 ‘반혁명분자’로 신고토록 했던 문화혁명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천젠 교수는 이어 “중국 사회가 현대화되었기 때문에 (과거의 문화대혁명 시기처럼) 쉽게 폭도들의 광란에 휘말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회 불안을 외부요인으로 돌리는 중국]


사실 중국당국이 반간첩법을 강화하는 중요한 배경 중의 하나가 중국내에서 일어나는 불만이나 반시진핑 움직임을 외부세계의 선동에 의한 것이라며 중국인들을 추동하는 반중국세력을 소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작년 청년들의 시위 이후 한 중국 관리는 시위 참가자들이 ‘외부 세력에 의해 매수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 학자들은 여전히 이 같은 주장을 펴고 있다. 지난 7월 베이징의 명문 칭화대학교가 주최한 국제관계 컨퍼런스에서 한 학자는 “시위대가 미국을 비롯한 국가들의 ’인지적, 이념적 조작‘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중국 최고 경찰 사관학교인 인민공안대학의 한나 교수는 “’숨겨진 세력‘의 이러한 노력은 점점 더 감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그러한 숨겨진 세력이 외국의 스파이로, 그들을 소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이 제일 우려하는 집단이 역시 젊은 층이다. 시진핑 주석은 국가 안보 교육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문제는 학교당국에 의한 학생들의 감시가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일거수 일투족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알고 있어서다.


이렇게 외국인들과의 접촉 자체를 금기시하다보니 이젠 교류가 왕성했던 문화 분야로까지 번져가면서 음악 공연까지도 줄줄이 취소되는 사태로 번져가고 있다. 심지어 한 지역의 공안은 외국인을 초청해 공연을 하면 공연장을 폐쇄하겠다는 경고까지 받았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중국 당국의 글로벌 투자 유치 움직임과는 완전히 딴판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당국 스스로가 너무나도 모순된 행동을 하고 있기는 하다. 시진핑 주석이나 리창 총리가 나서서 글로벌 투자 유치를 위해 외국인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하면서, 한쪽에서는 외국인 투자 회사를 공안이 급습해 중국 전문가를 통해 국가 기밀을 입수하려 했다는 혐의를 씌워 조사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미디같은 일도 벌어진다. 최근 후난성의 한 공항이 미국 회사의 자동차가 스파이 활동에 사용될 수 있다며 주차장에서 테슬라의 주차를 금지하자, 일부 소셜 미디어 댓글 작성자는 보잉 제트기도 금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심지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글로벌 타임스의 은퇴한 편집자 후시진(Hu Xijin)은 자신이 아는 학자들이 외국인을 기피하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온라인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파시스트 사회로 가는 중국]


지금 중국 사회는 온통 반간첩법 열풍이라 할 정도로 대대적인 여론몰이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추동하는 대표적인 도시가 바로 충칭시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지난 1일, “충칭시가 중국내 반간첩법 시행 분위기를 선도하고 있다”면서 “지방정부들이 주민들을 잘 살게 하고 기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직 시진핑 주석의 안위만을 최고의 선으로 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RFA는 이어 “중국은 지금 학교에서조차 반간첩법 교육을 강화하면서 아이들에게 부모를 신고하고 이웃을 감시하는 방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이 그만큼 뭔가 모를 위기의식 속에 빠져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FA는 또한 “이젠 중국인들은 외국인과 만나 대화하는 것조차 신중해야야 한다”면서 “중국은 지금 파시스트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국 중국이 반간첩법 시행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은 한마디로 권력을 강화하려는 시진핑 지도부의 술책이라 봐야 할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끊임없이 가상의 적을 만들어내고 외부 위협이 있다고 믿도록 국민을 오도함으로써 권력을 강화해 왔다. 중국 공산당이 창당 이래 증오, 반미주의, 반서방주의를 내세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RFA는 이에 대해 “중국 공산당은 사회 전체를 확고하게 장악하고 사회 생활 구석구석에 촉수를 뻗어 인민을 전방위적으로 통제하려고 한다”면서 “통치에 대한 강한 위기감이 없었다면 이런 미친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제 사회 위기가 거의 폭발할 정도로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RFA는 또한 “중국은 현재 내정, 외교, 경제, 군사, 과학기술 등 여러 측면에서 불안정한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당국이 이른바 반간첩 캠페인을 강화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은 현재의 사회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통치의 위험을 국가 안보 위험으로 잘못 해석하고 이전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반간첩' 캠페인을 시작한 이유”라고 꼬집었다.


NYT도 “중국 경제는 수년만에 최악의 침체에 직면해 있지만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주석은 국가 안보와 당의 통제에 대한 위협을 막는 것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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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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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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