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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 G20 정상회의 불참, 껄끄러운 속내는? - 브릭스엔 참석한 시진핑, G20은 불참키로 결정 - 시진핑의 G20 불참 이유 : 인도와의 갈등설, 美 바이든 회피 목적 - 정면돌파 두려워하는 시진핑의 정치력
  • 기사등록 2023-09-02 21: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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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엔 참석한 시진핑, G20은 불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렸던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그 배경이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이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이번 뉴델리 G20 정상회의에는 시 주석 대신 리창 총리의 참석이 예상되는데, 리 총리는 G20 정상회의에 앞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5∼7일 개최될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도 대리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인도 관리와 중국 주재 외교관 등을 인용해 시 주석의 G20 불참 가능성을 전했으며,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드릴 말이 없다”고 밝힘으로써 시 주석의 뉴델리 G20 정상회담 불참을 간접 확인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오랜 기간 외국 방문을 하지 않다가 지난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에 참석함에 따라 이번 G20 정상회담에도 참석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결국 무산됨으로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진핑의 G20 불참 이유 1: 인도와의 갈등설]


시 주석이 G20에 돌연 불참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인도 모디 총리와의 갈등설이 우선적으로 제기된다. 시진핑은 지난 브릭스 정상회담을 계기로 적극적인 태도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동하면서 2020년 라다크 충돌 문제와 관련해 현지 주둔 병력을 조기 철수하고 국경 문제 해결 노력을 강화하자는 등 이전보다 진전된 합의를 내놓았다.


사실 양국은 2020년 5월 판공호수 난투극,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등 라다크 분쟁으로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사망하면서 경제·군사·외교적으로 대립해왔지만, 이번 시 주석과 모디 총리의 브릭스 회동으로 긴장이 다소 완화됐다.


시 주석이 이렇게 모디 총리와의 거리 좁히기에 나선 것은 인도가 최근 미국·일본·호주와 함께 안보협의체 쿼드(Quad)의 일원이 돼 대(對)중국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적인 바 이로부터 분리하면서 중국에 가하는 위기를 완화시켜 보자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중국과 인도간에 영토 분쟁중인 지역을 중국 영토로 표기하는 지도를 발간하면서 양국간 관계는 다시 갈등 국면으로 빠져들었다. 특히 시진핑-모디간 회담을 통해 애써 분위기를 조성해 놓았는데, 중국의 지도 도발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이런 상황에서 시주석이 모디 총리와 만나는 것 자체가 상당히 껄끄러울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중국의 이러한 지도 도발은 중국의 외교가 얼마나 체계적이지 못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인도와의 외교적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시 주석이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모디 총리를 설득까지 해 가면서 브릭스 회원국 확대에 간신히 동의를 받아 놓았는데, 돌연 또다른 외교 파트에서 지도를 통해 인도를 자극함으로써 사실상 브릭스 정상회담에서의 모든 성과도 다 날아갈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고 볼 수 있다.


[시진핑의 G20 불참 이유 2: 美 바이든 회피 목적]


시진핑 주석이 인도에서의 G20정상회의에 불참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을 회피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있다.

사실 시진핑 주석이 G20회의에 참석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오는 11월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과 직결되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APEC에 시진핑 주석이 참석해 주기를 기대해 왔다. 현재 미중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여러 난제들을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 해결해 보자는 의지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있어서다.


이러한 APEC에서의 미중정상회담의 전초전으로 인도에서의 G20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해 주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인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단 만나서 미중간 얽힌 문제들을 풀어 나가자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그런데도 시진핑은 인도에서의 G20 정상회의를 기피했다. 한마디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그만큼 부담스러웠다는 의미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의 세계 정세가 중국에게는 그렇게 만만치 않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의 주제는 올해 들어 중국을 찾아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 특사,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장관급 고위 인사 방문과 직접 연계되어 있다. 이들 미 고위급들의 중국 방문은 한마디로 중국 경제가 처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이고, 이를 위해 시진핑의 세계 패권 전략 포기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고 보면 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난다면 아마도 미중 양국이 충돌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려 할 것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그러한 애정어린 마음으로 시 주석에게 중국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려 할 것이다.


시진핑 주석도 바이든 대통령의 그러한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대면 회담을 한사코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G20 정상회담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이러한 다자간 정상회의에서의 만남은 시간 제약으로 인해 깊은 대화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의 APEC을 계기로 시간을 충분히 갖는 미중정상회담 개최를 요구했던 것이다.


결국 시주석의 인도 G20 불참으로 인해 사실상 샌프란시스코에서의 APEC을 계기로 한 미중정상회담 개최 역시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정면돌파 두려워하는 시진핑의 정치력]


그런데 이번 인도 G20정상회의와 관련된 논란을 보면, 시진핑의 정치력 한계가 그대로 노출된다. 한마디로 시진핑은 정면돌파를 통한 문제해결 방식을 회피한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 중국의 위기는 미국의 도움없이 해결 불가능하다. 이럴수록 시주석이 직접 나서 바이든 대통령과 담판하는 정치력이 절실하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은 진짜 최고 책임자가 나서야 할 그 자리를 회피하고 부하 관료들을 대신 내보내려 한다.


특히 자신이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들러리가 되는 그러한 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시진핑은 그리 반가워하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브릭스 정상회의에는 참석했지만 G20에는 불참을 결정하기로 한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이번 인도에서의 G20회의는 철저하게 인도의 모디 총리가 주빈이자 동시에 주인공이다. 중국이 성장 둔화 속에 인도는 질주하는 형국이라 그러한 모습에 시 주석이 박수치기는 곤란하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또한 G20회의에서 틀림없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논의도 상당히 깊게 진행될 것인데 이에 대해 시진핑이 어떠한 의견을 제시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외교 책임자 등의 실무진들이 의견을 제시한 적은 있지만, 시진핑 주석의 입으로 직접 분명한 의견을 제시한 적은 없다. 특히 이번 회의에 러시아의 푸틴도 불참하는 상황에서 푸틴의 견해까지 대변해 주어야 하는 시진핑의 입장은 상당히 난처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중국은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국 경제의 위기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악영향 등의 이유 때문에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 전락했다는 점을 시진핑 주석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뻘쭘한 회의에 참석하느니 차라리 불참을 결정하게 된 것이 아닌가 보인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어려운 중국 상황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라도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야만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11월의 APEC도 결국 포기하는 쪽으로 흘러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럴수록 중국의 위기는 더욱 깊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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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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