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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이 反日감정 극도로 고조시키는 진짜 이유? - 반일선동, 중국 인민들의 불만 잠재우기 위한 의도적 각본 - 중국 원전에서 쏟아내는 삼중수소, 후쿠시마의 10.6배
  • 기사등록 2023-09-02 02: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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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선동 총력전 나서는 중국의 속내]

중국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원전 처리수) 방류를 계기로 외교부로부터 시작해 관영 언론들까지 반일(反日) 감정 선동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그렇게 하는데는 중요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인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의도적 각본이 실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인 포린폴리시(FP)는 29일(현지 시간) 제임스 팔머가 쓴 ‘중국이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이유’라는 제목의 ‘차이나 브리프’에서 “(전세계) 과학자들은 거의 보편적으로 이번 방류가 안전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지만,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국영 미디어에서 반일 캠페인을 벌이는 등 분노에 찬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대한 분노는 국가주의적 각본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중국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외교부 대변인이 직접 나서 일본 정부를 맹공하고 있으며, 관영 언론들과 중국의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SNS홍위병들이 벌떼처럼 반일선동 기사들을 퍼나르면서 중국내 반일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31일에도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은 하루 4번이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일본의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비판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첫 게시물에서 “1. 왜 일본은 트리튬(삼중수소) 희석만을 강조하는가? 후쿠시마 핵오염수는 60개 이상 방사성 핵종을 포함하고 있다. 나머지에 대한 처리는 어떻게 됐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린 글에서는 “2. 만일 그 물이 정말로 무해하다면 일본은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대중에게 홍보하기 위해 700억엔의 선전활동을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 왜 일본은 이해 관계자들이 후쿠시마에서 핵오염수와 바닷물 샘플을 수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또 “3. 만일 그 물이 무해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된다면, 이웃국가들과 많은 나라들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는 동안 일본은 어떻게 그것을 바다에 버릴 수 있느냐? 이것이 정직하고 책임감 있는 국가가 스스로 행동하는 방식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화 대변인은 4번째로 올린 글에서 중국과 일본 모두 '엎질러진 물은 담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며 “피해는 되돌릴 수 없다. 일본은 너무 늦기 전에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4번째 글에는 '엎질러진 물은 담을 수 없다'는 뜻의 중국어와 일본어, 영어를 모두 적은 사진을 올려 강조했다.


중국은 또한 일본산 수산물 금수 조치로 대응하면서 중일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선동의 영향으로 도쿄전력에만 중국발 스팸 전화 6000여 통이 걸려올 정도로 이지메식 전화폭력도 가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FP는 “각종 과장된 언론 보도로 인해 중국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포가 있다”며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방사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소금을 사재기하고 있다. 특히 중국 자신들도 자국 원자력 발전소에서 처리된 오염수를 정기적으로 해양에 방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지적은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처리수)를 통해 바다에 내놓겠다는 것이 한 해 22조 베크렐인데 반해, 서해에 맞닿은 중국 다롄(大連)의 원전에서 90조, 상하이 인근 친산(秦山)의 원전에서 143조 등 매년 도합 233조 베크렐의 방사능을 삼중수소로 쏟아내고 있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 정도면 후쿠시마의 10.6배에 해당될 정도로 심각하다. 그런 중국이 자신들이 쏟아내는 삼중수소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자신들이 방류하는 삼중수소의 10분의 1도 안되는 일본의 방류수에 대해 저렇게도 극렬하게 반대하는데는 분명히 다른 의도가 있다는 것이 FP의 지적인 것이다.


FP가 이렇게 중국을 향해 직격탄을 날리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전혀 문제를 삼지 않는데 유독 중국만 정부가 직접 나서서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유명한 휴양지인 프랑스 노르망디의 라아그(La Hague)에는 프랑스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장이 있다. 이 곳에서 해마다 약 58조 베크렐 정도의 삼중수소 방사능을 바다로 방류한다. 그렇다고 인근 국가들이 어느 누구도 항의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바로 그 프랑스 라아그의 삼중수소 방류량은 중국이 매년 한국 바다(서해)에 흘리는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밖에 안 된다. 특히 라아그의 삼중수소 방류는 지난 1976년부터 시행해 왔으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죽음의 바다’라고 지칭한다면, 대서양은 이미 지옥의 바다가 되어야 마땅하고, 중국의 삼중수소가 방류되는 서해는 이미 폐수로 가득한 죽음의 바다가 되었어야 마땅하다.


FP는 바로 이렇게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전 세계가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어느 누구도 시비걸지 않는데, 왜 중국만 나서서 그렇게 격렬하게 반일선동을 하는가 하는 것이다. 바로 이 점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 것이다.


[도대체 중국은 왜 반일선동을 하는 것일까?]


FP는 한마디로 “자국 정책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일본을 향한 분노를 중국 공산당이 부채질하면서 정치적 이득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FP는 이어 “중국 공산당에 대한 신뢰성은 이념과 경제, 민족주의라는 세 가지 기둥에 달려 있다”며 “그러나 (공산당에 대한) 이념적 신뢰도는 수십 년 전 문화대혁명 이후 무너졌으며, 경제도 침체되면서 남은 건 민족주의”라고 했다. 결국 공산당 체제 유지를 위해 일본을 내세워 반일 감정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것이 판단이었다.


FP는 또한 “20세기 중국에서 일본이 저지른 잔혹한 역사를 생각하면 민족주의는 쉽게 떠오를 수 있는 선택지”라며 “중국 공산당은 일본의 처리된 폐수 방출을 또 다른 형태의 외국의 억압과 침략으로 묘사할 수 있다”고 했다.


FP는 이어 “중국 공산당은 중국 지도부를 향한 분노보다 다른 나라를 향한 분노가 더 나은 것으로 간주되는 대중의 분위기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심각한) 중국 경제 상황과 작년 정부의 코로나 제로 정책에 대한 중국인들의 분노를 고려할 때, 이 아이디어(일본 오염수 방출에 대한 분노 유발)은 중국 관리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했다.


FP는 더불어 “중국 정부가 공중 보건 문제에 대해 거짓말을 하거나 사실을 은폐하는 데 중국인들이 너무 익숙해져버린 나머지 일본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중국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거세지는 중국내 역풍]


그렇다면 중국 인민들은 중국 정부의 그러한 선동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고 있을까?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어판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대대적으로 선동하고 있지만 중국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국내 건축자재와 식품에 일본보다 훨씬 더 많은 유해물질이 함유되어 있다면서 누가 누구를 비판하느냐며 질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RFA는 이어 “태평양의 해류가 시계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에 일본의 핵폐수는 먼저 미국과 캐나다에 도달한 뒤 필리핀을 거쳐 대만섬을 거쳐 최종적으로 중국에 도달한다”면서 “그들 국가들은 서두르지 않는데 중국은 왜 이렇게 난리를 치는가?”라는 기사도 눈에 뜨인다고 적었다.


이렇게 온통 반일선동으로 뒤덮고 있는 중국내에서도 과학을 중시하자면서 중국 정부의 입장과 대치되는 의견들도 상당히 많이 분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내 역풍을 우려하는 의견들도 쏟아진다. 자칫 중국 정부가 경제에 이어 외교적 측면에서도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릴 수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그렇게 선동을 하는데도 중국내 수산물 판매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 오염수가 당장 중국 연안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현지 매체들의 보도 내용이다. 이렇게 역풍은 서서히 불어 오고 있다. 중국 공산당 정권의 여론 조작도 결국 한계에 곧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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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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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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