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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러간 균열, 인도와도 충돌, 전방위로 근육질 자랑하는 시진핑 - 국경분쟁지역 모두 자국 영토라 주장하는 중국 - 러시아와 분쟁지역, 일방적으로 자국 영토라 선언한 중국 - 전쟁으로 중국에 기대고 있는 푸틴, 항의조차 제대로 못해
  • 기사등록 2023-09-01 00:26:09
  • 수정 2023-09-01 00: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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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분쟁지역 모두 자국 영토라 주장하는 중국]

중국의 도를 넘는 영토 욕심 때문에 가장 가까운 동반자 국가라는 러시아와는 물론이고 모든 분쟁 종식을 논의했던 인도와 또다시 갈등관계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푸틴은 중국에 항의조차 못하고 냉가슴을 앓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31일 “중국의 새로운 국경 지도가 러시아의 작은 영토를 포함한 이웃 국가들의 영토를 포함하면서 아시아 각국 정부와 충돌하고 있다”면서 “중국 천연자원부가 발표한 이 지도는 인도와의 남쪽 국경에서 분쟁 중인 땅을 주장하고 있으며 대만 전체를 포함하고 있고, 또한 남중국해 구단선내 모든 해역도 자국 영토로 포함시키면서 6개국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물론 중국이 주변국과 갈등이 있는 지역들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온 것이 새로운 사실은 아니지만 중국의 지금 상황이 시진핑 주석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할만큼 사실상 혼돈 상태에 빠져 있다는 점에서 의도적으로 국경 분쟁을 일으키면서 시진핑의 지위를 더욱 공고하게 하려는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 중국 당국이 공식 발표한 중국 지도


[러시아와의 분쟁]


이번에 발표된 중국 지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가 러시아와 절반씩 관할하는 극동 지역 한 섬 전체를 자국 영토로 표기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새 지도에는 아무르강(중국명 헤이룽장) 인근 볼쇼이우수리스키(중국명 헤이샤쯔)섬 전체가 중국 영토 최동단 지점으로 표시돼 있다.

아무르강 일대 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이곳은 국경분쟁을 벌였던 양국 간 협정에 따라 섬 절반에 해당하는 서쪽 지역은 중국이, 동쪽 지역은 러시아가 각각 관할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이러한 주장이 너무 터무니없다는 데 있다. 아무르강과 우수리강 합류 지점에 있는 볼쇼이우수리스키섬 면적은 강 수위에 따라 327∼350㎢로 측정된다. 아무르강을 사이에 두고 국경을 마주한 러시아와 중국은 1860년부터 지위가 불확실했던 볼쇼이우수리스키섬을 놓고 영유권 분쟁을 벌여왔다.


이후 1920∼1930년대에 볼쇼이우수리스키섬을 비롯해 인근 타라바로프(중국명 인룽)섬과 주변 작은 섬들은 옛 소련군 통제 아래 있었으며, 옛 소련 해체 후에도 러시아 연방이 이곳을 관할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볼쇼이우수리스키섬을 포함한 아무르강 인근 섬들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 간 영유권 분쟁은 계속됐다. 이에 2004년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의 국경 획정 협상에서 볼쇼이우수리스키섬 절반(170㎢)과 타라바로프섬 및 주변 작은 섬들을 중국에 귀속시키기로 합의했다. 또 2008년 10월 양국 간 국경 설정이 완료되면서 4년 전 체결한 합의 내용이 이행됐다.


이에 대해 러시아 매체 렌타루는 “볼쇼이우수리스키섬 전체를 자신들 영토로 표시한 중국 측의 새 지도 공개를 두고 러시아 전문가들은 아직 명확한 해석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속으로 끙끙 앓는 푸틴]


중러간 영토 분쟁과 관련해 뉴스위크는 31일, “푸틴 대통령이 중국의 러시아 영토 주장에 불평도 못하고 끙끙대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뉴스위크는 이어 “지금 푸틴과 시진핑 간에는 미묘한 긴장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면서 “푸틴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시진핑 주석을 만나 ‘제한없는 협력’을 다짐했지만 중국은 지금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국의 공개적인 중립적 입장이 베이징과 크렘린궁 사이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특히 이 지도가 공개된 시점도 묘하다. 지난 29일, 푸틴 대통령이 오는 10월 '일대일로(一帶一路) 포럼' 참석차 중국을 방문하기로 합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일대일로 포럼에서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난다면, 두 정상은 지난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이후 약 7개월 만에 다시 회동하게 된다.


특히 푸틴의 중국 방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특별군사작전'과 관련해 지난 3월 ICC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러시아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가 이후 최초의 외국방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영토를 일방적으로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나섰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조지 메이슨 대학교 샤르 정책 및 정부대학원 마크 카츠 교수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크렘린궁은 러시아 영토가 실제로 중국에 속해 있다고 주장하는 중국 지도, 특히 공식 지도에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푸틴이 화가 나더라도 서방의 제재로 인해 모스크바가 중국과의 경제 관계에 크게 의존하게 되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 크게 불평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푸틴의 러시아가 궁지에 몰리고 있는 틈을 타 중국이 의도적으로 러시아의 옆구리를 찌르면서 영토 도발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와의 분쟁]


중국은 인도와의 국경 분쟁 지역도 자국 영토로 표시하면서 인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은 30일 자국 뉴스채널 NDTV에서 “(중국이) 인도 영토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한다고 해서 인도 영토가 중국 영토가 되지 않는다”며 중국을 비판했다.


앞서 일간 더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이날 중국이 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와 북부 악사이친 고원을 자국 영토로 포함하는 ‘공식 표준 지도’를 발간했다고 보도했다. 두 지역은 인도와 중국이 각각 실효 지배하고 있는 곳으로, 양국 간 국경 분쟁이 있는 지역이다. 중국은 이 지역을 티베트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인도가 아루나찰프라데시주 내 11곳에 대한 중국의 지명 변경 시도를 거부한 지 수개월 만에 나온 지도다. 당시 아린담 바그치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중국이 그런 시도를 한 건 처음이 아니다”라며 “아루나찰프라데시는 지금도, 과거에도, 앞으로도 늘 인도의 양도할 수 없는 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약 3800km 길이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으나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했고 실질통제선(LAC)을 경계로 맞서고 있다.


[남중국해 분쟁]


남중국해 분쟁은 중국의 일방적인 구단선 표기로부터 비롯된 것인데 이로 인해 맣레이시아는 물론, 베트남, 필리핀,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등 국가들로부터 자국들의 200해리 영유권조차 무시당하고 있다면서 강력한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중국이 국제법과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조차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말레이시아는 중국의 표준지도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나섰으며, 필리핀 역시 중국에 강력한 외교적 항의를 할 것이라 밝혔다.


[대만 및 일본과의 분쟁]


대만을 중국의 영토라고 표기한 것에 대해 놀랄만한 것은 아니지만 대만은 분명하게 “중화인민공화국은 대만을 통치한 적이 없다”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과도 오랜 분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중국이 다오위다오라고 부르는 센카쿠열도다. 시진핑은 심지어 오키나와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보도도 나와 주목을 끈 바 있다.


[중국 외교, 벼랑끝에 설 날 온다!]


중국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중국은 주변국들을 침범하지 않으며 호혜적 외교관계를 추구하고 있다는 말이 그것이다. 그런데 중국이 발간한 영토지도를 보면 그러한 중국 외교부의 주장이 얼마나 새빨간 거짓말인지 알 수 있게 한다.


지금은 경제적 힘 때문에 큰 소리를 쳤는지 모르지만 조만간 중국 외교는 벼랑끝에 설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중국이 그러한 길을 자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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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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