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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프리고진 전용기 격추, 푸틴 큰 실수했다! - 프리고진 전용기, 이륙 15분 만에 러시아 방공미사일에 격추 - 프리고진, 푸틴의 명령에 의한 암살 가능성 높아 - "프리고진 사망은 자작극" 음모론도 확산
  • 기사등록 2023-08-25 0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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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 전용기, 이륙 15분 만에 격추]


지난 6월 무장 반란을 일으켰던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프게니 프리고진이 23일(현지시각)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프리고진의 사망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며, 이로인해 러시아내에 거센 후폭풍이 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는 점이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 이륙, 상트페테르부르그로 향하던 프리고진 소유의 개인 항공기가 서부 트베리 지역의 쿠젠키노 마을 근처에 추락했다”면서 “이 사고로 승무원 3명과 승객 7명 등 탑승자 10명이 전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항공 당국(로사비아치야)도 프리고진이 엠브라에르사(社)의 ‘레거시’(Embraer Legacy) 기종인 전용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으며, 전용기에는 프리고진과 드미트리 우트킨(바그너그룹 공동 창립자) 등이 해당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도 “지금까지 4명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프리고진 역시 (이번 사고의) 희생자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다만 프리고진이 사망했다는 물적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푸틴의 보복극인가?]


관심의 초점은 이번 프리고진 전용기 추락 사건이 푸틴의 지시에 의한 보복극 여부다. 이런 측면에서 프리고진의 사망으로 푸틴이 그를 겨냥해 했던 말들이 다시 회자된다. 푸틴은 지난 6월 24일 무장 반란으로 러시아 본토에까지 진격했던 프리고진과 바그너 그룹에 대해 “반역에 직면했다”며 “군을 상대로 무기를 든 모든 이들은 반역자이기 때문에 우리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다. 반역 가담자를 처벌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결국 이 경고대로 프리고진은 사실상 암살당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클 맥폴 전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는 자신의 엑스 계정에 “프리고진의 반란이 푸틴에게 굴욕감을 줬다”며 “푸틴이 결국 복수를 할 거라는 걸 프리고진 외에는 모두 알고 있었다”며 푸틴을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


더타임스도 “바그너그룹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도 “(프리고진이 탑승한) 엠브라에르 항공기가 모스크바 북쪽의 트베르 지역에서 러시아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당연히 프리고진 전용기가 러시아 미사일에 의해 격추가 되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텔레그래프도 “영국 보안당국은 프리고진의 전용기 격추 사건은 푸틴의 명령에 따라 FSB에 의해 수행되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추락 시점에 바그너그룹의 전용기 2대가 동시에 비행 중이었다”면서 “비행기 1대가 추락한 이후 나머지 비행기는 모스크바 남부의 오스타피예포 공항으로 회항했다”고 전했다.


프리고진 전용기 추락과 관련해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놀랍지는 않다”면서 “전에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내가 한 말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난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무엇을 탈지 조심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한편, 크렘린궁은 프리고진 전용기 추락사건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으며, 푸틴은 사고 직후 쿠르스크 전투 승전 80주년 기념 음악회에 참석해 축하 연설을 했다. 당연히 프리고진 관련 사건에 대해서 침묵하는 냉혹함을 보였다.


[프리고진처럼 비참한 운명 겪은 푸틴 적들]


분명한 것은 프리고진이 탑승한 전용기 추락이 단순한 사고가 아닌 푸틴에 의한 암살사건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추정하는 것은 그간 푸틴에 반기를 들었던 이들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사례가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이 배후로 의심되는 암살설은 2006년 6월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홍차를 마시고 숨진 이른바 ‘홍차 독살 사건’이 대표적이다. 문제의 찻잔에서는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기 어려운 방사성물질인 폴로늄이 발견됐다. 당연히 FSB 연루 의혹이 제기됐다.


2013년 영국으로 망명했던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사망 역시 의문사로 남아 있으며, 지난해에는 러시아의 에너지 업계 기업인 9명이 의문의 사고나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독극물 중독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진 대표적인 반체제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는 2020년 비행기에서 화학무기 노비촉 중독으로 인해 갑자기 쓰러졌다


["프리고진 사망은 자작극" 음모론 확산]


프리고진의 전용기 추락 이후 프리고진의 생사 여부가 단연 화제다. 전용기 두 대가 동시에 이륙했지만 한 대만 추락했고, 나머지 비행기는 모스크바 남부의 오스타피예포 공항으로 회항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레이존은 한때 “현재로선 프리고진이 어디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며 그의 생존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이후 입장을 바꿔 그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국제 문제 전문가인 키어 자일스도 AP에 “프리고진은 일정을 숨기기 위해 여러 인물이 그의 이름을 사용했다”며 “새로운 동영상에 프리고진이 등장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프리고진의 생존설을 비롯한 다양한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사 블로거인 이고리 수슈코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프리고진의 죽음을 확인해줄 사람이 없는 것이 문제”라면서 “반란의 또다른 주역인 우트킨이 프리고진과 함께 비행기에 탔다는 것도 상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프리고진의 의문사를 둘러싼 불투명한 상황이 오정보(misinformation)가 확산하는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는 그가 가짜 뉴스를 통한 여론조작의 선구자였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여론 조작 기관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를 조종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았던바 있다.


일각에선 프리고진이 러시아 당국의 시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꾸민 자작극이란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미하일 트로이츠키 매디슨 위스콘신대학 교수는 “자작극일 확률은 희박하다”며 “러시아 내 권력투쟁이 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했다.


[푸틴이 큰 실수했다!]


그렇다면 프리고진 사망 이후 러시아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이에 대해 뉴스위크는 이날 러시아 전쟁 저널리스트 로만 사포코프의 텔레그램 글을 인용해 “프리고진의 사망은 러시아 군대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명령을 내린 사람들은 군대의 분위기와 사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고문인 안톤 게라쉬첸코는 “바그너 용병들이 푸틴과 쇼이구에게 지도자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할 것”이라며 “살인자들에 대한 복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프리고진 채널의 채팅방을 가득 채우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위크는 또다른 기사에서 “프리고진에 대한 푸틴의 복수가 사실이라면 러시아 군부내에서 프리고진의 반란을 옹호했거나 침묵했던 이들에게까지 불안감을 심어주면서 또다른 반란을 일으키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에 반항하면 프리고진 꼴이 될 수도 있다고 겁박을 한 것인데, 이러한 푸틴의 조치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프리고진의 사망이 러시아 군 내 긴장감을 높이고 군인들의 사기가 저하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았다.


또 하나, 수장을 잃어버린 바그너 용병들이 결코 러시아 푸틴의 손아귀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로인해 러시아 본토내는 물론이고 아프리카에서 대혼란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역시 앞으로 바그너 용병들의 행보가 주목을 끌게 될 것이다.


그래서 푸틴이 큰 실수를 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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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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