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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8-23 05: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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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22일(현지시간) 제15차 정상회의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막했다. 왼쪽부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사진=브릭스 웹사이트 갈무리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 경제 5개국 모임 '브릭스'(BRICS) 제15차 정상회의가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사흘 일정으로 개막했다. 주제는 '브릭스와 아프리카 : 상호 가속화된 성장, 지속 가능한 발전, 포용적 다자주의를 위한 동반자 관계'다. 정상회담 전체회의는 23일 진행된다.


이번 정상회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19년 브라질에서 열린 11차 정상회의 이후 4년 만에 대면 형식으로 개최된다.


이번 회의를 주재하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참석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몇 개월 간의 검토 끝에 화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러·우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납치 및 강제 이주시킨 전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남아공은 ICC 회원국이어서 영장을 집행할 의무가 있다. 대신 현장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대표로 참석한다.


회원국 외에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이 옵서버로 참여한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60개국 이상의 국가 및 정부 수반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에서만 30명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상회의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의 중·러 견제 등으로 정치·경제·군사적인 신냉전 구도가 더욱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특별히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회원국 확대와 탈(脫)달러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세계 질서 재편을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식량 안보 문제 등도 논의될 예정이다.


[외연 확장 핵심 의제로…중·러 '찬성' vs 이란·브라질·남아공 '신중']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 중 하나는 회원국 확대다. 브릭스 확장 계획은 지난해에 처음 논의됐다. 2009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BRIC)으로 출범한 이 모임은 2010년 남아공(S)이 가세하면서 현재의 브릭스가 된 뒤 13년째 같은 모습을 유지해왔다.


현재까지 최소 23개국이 가입을 공식 신청했다. 가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가까지 포함하면 40개국으로 늘어난다.


아프가니스탄, 알제리, 아르헨티나, 바레인, 방글라데시, 벨라루스, 콩고민주공화국, 쿠바, 이집트,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이란, 카자흐스탄, 멕시코,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세네갈, 수단, 시리아, 태국, 튀니지,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등이다.


그러나 회원국 간 의견이 모아지지는 않았다.


중국은 "주요 7개국(G7)의 대항마"를 주장하고 있다. 덩치를 키워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다극 세계'를 지지하는 러시아도 중국과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브릭스 5개국은 이미 G7과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비슷하다. 브릭스는 세계 경제의 4분의 1, 세계 무역의 5분의 1, 세계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인도와 브라질, 남아공은 신중한 입장이다. 이들은 반(反)서방 움직임으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한다. 이에 당장 확대하는 것에는 선을 그으면서 가입 조건을 만들고 충족하는 국가들을 받아들이자고 제안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공식적으론 확대를 지지한다고 했지만,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남아공은 강대국 간 경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러 패권 도전…"현지통화 비중 증대"-'공동 통화'는 아직]


또 다른 핵심 의제는 비서방 국가들의 달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금융 수단을 마련하자는 논의다.


사실상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이다. 그러나 '브릭스 공동 통화'를 만든다거나 중국 위안화 등 특정 회원국 통화에 힘을 실어주는 단계는 아니다.


이들은 대신 이번 회의에서 달러화 비중을 낮추고 현지 통화 결제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합의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의에선 대외 리스크에 강한 결제 수단을 만들고 상호 거래에서 국가 통화의 역할을 강화하는 문제 등을 논의한다"면서 "이러한 주제에는 상세한 전문가 연구가 필요하다. 우선순위로 (브릭스가 설립한) 신개발은행(NDB)의 잠재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 간 교역 비중에선 위안화와 루블화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러시아는 인도에 석유를 수출하고 루피를 받는다. 브라질은 중국과 위안화로 무역을 한다.


드미트리 트레닌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 연구소 수석연구원은 RT에 "이러한 거래는 제3국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부 통화의 태환성, 발행국 외부에서의 사용 제한, 환율의 불안정성 등 문제로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이것들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라면서 "브릭스 (공동)통화는 아직 멀었고, 국제 결제 및 그룹 내 결제 시스템을 먼저 개선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 전쟁 평화협상-식량 안보 논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식량 안보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지난 5~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평화회의엔 브릭스 회원국인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공을 포함해 42개국이 참여했는데, 러시아는 초청 받지 못했다.


당시 구체적으로 큰 진전은 없었지만, '우크라이나 영토 보전과 주권 존중'과 유엔 헌장 원칙 준수라는 대원칙에 대한 공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쟁의 세계적인 영향과 핵 안전, 식량 안보 등 특정 분야에 대해선 실무그룹을 만들기로 했다고 했다.


또 중국은 지난 2월 공개한 자체적인 평화안(12개항)을 다시 한 번 제시했고, 브라질 대표단은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진정한 대화를 하려면 러시아가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의에선 아프리카 등에 대한 식량 지원 문제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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