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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체면 구긴 푸틴, 되는 일이 없다! - 시진핑·모디·룰라... 브릭스 회의 못 간 푸틴 - 달탐사, 이젠 인도에게도 뒤지는 신세 -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체면 구긴 푸틴
  • 기사등록 2023-08-23 12:28:51
  • 수정 2023-08-23 23: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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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모디·룰라... 브릭스 회의 못 간 푸틴]


요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되는 일이 없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악재들만 넘쳐난다. 한마디로 체면을 단단히 구기고 있는 셈인데, 이로 인해 푸틴의 입지는 물론이고 러시아의 국제적 지위마저도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NN은 20일(현지시간) “푸틴은 한때 각국의 지도자들이 앞을 다투며 만나려고 애썼던 인물이었으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앞둔 몇 주 동안 푸틴이 전쟁을 시작하지 말도록 설득하려는 각국 지도자들이 모스크바에 쇄도했었지만, 결국 푸틴 설득은 실패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럼에도 전쟁을 강행한 푸틴은 외국 방문도 어려워질 정도로 큰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CNN은 이어 “세계 최대 영토를 가지고 가장 많은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러시아의 대통령이 외국 방문을 마음대로 못 하게 된 것은 커다란 제약이 아닐 수 없다”면서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중국과 친러 중앙아시아 국가들 및 이란, 그리고 형제국이라는 독재국가 벨라루스만 방문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결정적인 것은 푸틴은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막하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을 전범으로 지목하고 발부한 체포 영장 때문에 ICC 회원국으로서 체포 의무가 있는 남아공 정부가 푸틴을 초청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년 남아공을 방문한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다르푸르 학살 인륜범죄로 ICC가 수배령을 내리면서 남아공 법원이 체포 여부를 심리하는 동안 간신히 탈출한 전례도 있다.


푸틴은 대신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화상 참석은 직접 참석에 비해 행보가 극도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푸틴 대통령이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CNN은 “국제 무대에서 역할자(player)처럼 행동하는 편리한 방법일 수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단체 사진'보다 더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여러 나라가 참석하는 국제 정상회의에선 다른 참가국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의를 갖기도 하고, 또 정식 회의장에서도 옆 사람과 귓속말을 하거나 막간을 이용한 접촉도 빈번하다. 이를 통해 참석자는 자신이 국제적으로 활약하고 있음을 과시할 수 있고, 동시에 외교적 보폭을 넓히는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화상 참석은 그런 행보가 불가능하다. 또 정식회의 결과는 대체로 사전에 준비된 합의에 따라 나오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푸틴의 화상회의 참석은 사실상 러시아가 브릭스의 회원국임을 과시하는 형식적 의미 이상은 부여하기 힘들다. 이는 푸틴에게 굴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푸틴은 지난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4년 만에 열린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때는 아프리카 정상들의 저조한 참석률로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달탐사, 이젠 인도에게도 뒤지는 신세]


푸틴은 외교적 문제 뿐만 아니라 우주개발 측면에서도 완전히 체면을 구겼다.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우주 탐사의 원조답게 달 남극 탐사를 시도하면서 러시아의 위상을 드러내려 했지만 결국 완전 실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인류 최초 달 남극 도달을 노리던 러시아 달 탐사선 '루나-25'가 추락하면서 재앙으로 끝났다”면서 “러시아는 미래에 인간의 정착을 지원할 수도 있는 물과 기타 요소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달의 남극 지역에 탐사선을 착륙시킨 최초의 국가가 되려고 인도와 경쟁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서방의 정치 및 항공 우주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로 인해 러시아의 우주 프로그램이 핵심 기술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만약 달 북극 착륙을 성공했더라면 크렘린이 여전히 기술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러시아의 달 착륙 실패로 러시아의 우주개발 기술은 물론이고, 이를 통해 국제적 위상을 회복하려던 푸틴 역시 대대적인 체면 손상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욱 더 러시아를 압박하는 것은 러시아가 실패한 달 북극 탐사를 인도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WSJ은 이날 다른 기사에서 “러시아 우주선의 추락으로 인해 인도가 달 탐사에 있어 우주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체면 구긴 푸틴]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단단히 체면을 구기고 있다. 러시아의 타스통신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서부 지역이 전날 또다시 드론 공격을 받았다”면서 “이로인해 모스크바내 모든 공항의 상공이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2대의 드론이 러시아 서부 브랸스크 지역에서 방공자산에 탐지돼 전자전 시스템에 요격됐고, 다른 2대의 드론은 (모스크바 외곽) 모스크바주(州) 상공에서 발견돼 방공시스템에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투기 보유 대수(臺數)에서 러시아에 10대1로 절대적 약세인 우크라이나가 현재 전장뿐 아니라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에 대해서도 드론 공격을 집중하고 있는데, 러시아가 이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적지 않은 드론이 격추되지만, 모스크바와 군 기지들을 겨냥한 공격의 성공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난 7월 30일과 8월 1일에는 3개 러시아 정부 부처가 들어 있는 모스크바의 한 청사가 사흘 새 두 번 공격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러시아가 수도 모스크바 주변에 집중 배치한 S-400이 세계에서도 최강의 방공 시스템으로 꼽히는데도 불구하고 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막지 못하느냐 하는 점이다.


실제로 미국의 군사 전문 잡지인 에어포스 매거진에 따르면, S-400은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를 20마일(32㎞), 스텔스 기능이 없는 F-15EX를 200마일 밖에서도 탐지할 수 있을 정도로 탐지력이 뛰어나다. 이런 S-400 시스템은 7~8개의 발사대와 예비 미사일을 갖춘 러시아 국내 구입가격이 2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고가의 ‘스텔스 킬러’가 우크라이나가 자체 생산하는 대당 1만1000달러(약1470만 원)짜리 ‘비버(Beaver)’ 자폭 드론이나 심지어 이보다도 더 조악한 수백 달러짜리 레저용 드론에 폭발물을 장착한 드론 공격을 못 막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모스크바 방공망이 고속 폭격기와 크루즈ㆍ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도록 디자인됐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드론을 막지 못하는 것이다. 모스크바 방어에 결정적 약점이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모스크바를 향한 드론 공습은 푸틴에겐 치욕적이다. 이젠 크렘린궁 코 앞까지 피격을 당할 정도가 되었으니 푸틴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여기에다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에서 Tu-22M3 초음속 폭격기마저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파괴돼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인 안톤 게라쉬첸코가 SNS에 공유한 이미지에는 불덩어리 중앙에 항공기의 일부로 보이는 물체가 있고, 군사 기지의 활주로에서 연기가 공중으로 높이 치솟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푸틴에게는 그야말로 대치욕이다.


푸틴은 이렇게 요즘 되는 일이 없다. 이젠 푸틴의 말을 들어주는 외국 정상들조차 사라져 가고 있다는 점에서 푸틴은 지금 러시아가 닥친 현실에 대해 곰곰이 되돌아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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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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