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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8-22 00: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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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자녀 입시비리 사건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준우 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 '조민씨에게 주어진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명의의 장학금에 공정성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21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우수)는 조 전 장관 등의 뇌물수수 등 혐의 항소심 2차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재판부가 앞서 예고했던 대로 조 전 장관과 노 원장 등의 뇌물수수·공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심리가 이뤄졌다.


검찰은 1심이 이들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뇌물 혐의를 무죄로 본 것은 장학금의 직무관련성을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노 원장이 부산의료원장이 되고자 '청와대 인맥'인 조 전 장관의 딸에게 장학금 600만원을 줬고, 그 뒤 원하는 바를 이뤘다는 주장이다.


반면 조 전 장관 측은 청탁금지법이 공무원 본인의 금품 수수에만 제한을 둘 뿐 배우자·자녀 등 가족에 대해서는 정하고 있지 않다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까지도 무죄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에는 이 전 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조민씨가 부산대 의전원 재학 중 장학금을 받았던 시기에 원장을 맡았던 인물로, 부산대 의전원 장학위원회의 최종 결재권자였다.


먼저 신문에 나선 조 전 장관 측은 이 전 원장 진술의 신빙성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가 임박했던 2019년 8월 당시 이 전 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민씨 장학금의 공정성 문제를 2018년에 보고받았다고 밝혔는데, 검찰 수사에서는 2017년에 보고받았다고 진술한 점을 파고든 것이다.


조 전 장관 측은 "2017년 부산대 의전원 장학위원회 회의에서는 조민씨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며 "증인 진술을 근거로 '조국이 민정수석이 되자 공정성 문제가 묵살되고 조민씨에게 장학금이 지급됐다'는 내용으로 공소사실이 만들어진 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전 원장은 공정성 문제를 보고받은 시점을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겠다면서도, 공정성 문제를 보고받은 뒤 조민씨의 지도교수였던 노 원장과 면담을 한 것은 맞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유도질문 등이 이뤄지지도 않았다고 했다.


뒤이어 신문을 진행한 검찰은 한때 유급을 당할 정도로 학업 성적이 좋지 않았고, 가정 형편이 어렵지도 않았던 조민씨가 여러 학기동안 장학금을 받은 것의 문제점을 이 전 원장에게 물었다.


부산대는 비싼 학비를 감당해야 하는 의전원 학생들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최저 평점 제한을 적용하지 않아 왔는데, 이를 고려하더라도 유급을 당한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은 사례는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 전 원장은 "지도교수로서 학업을 포기하려는 학생에게 면학 격려 차원에서 장학금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조민씨와 비슷한 사례는 들어본 적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정성 문제를 보고받았을 당시 "(나도) 문제의 소지가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이후 '학교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장학금 지급에 더 신중을 기하라'는 취지의 권고도 내렸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이 전 원장에게 직접 조민씨 장학금의 공정성 문제를 보고했던 안순철 부산대 의전원 교수(당시 부산대 의전원 장학위원)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안 교수는 2018년 4월 '조민씨는 성적이 우수하지도 않고 생계가 곤란하지 않은데도 연속해서 장학금을 받은 것은 장학위원회가 보기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을 이 전 원장에게 보고한 게 맞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는 뇌물·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심리를 마치고, 다음달 18일 열릴 공판에서는 조 전 장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이 연루된 '감찰 무마' 혐의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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