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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아시아판 나토’ 결성 - 역사의 전환점이 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 중국 강력 반발 - 중국이 노리는 것, 한미일 3국의 분열
  • 기사등록 2023-08-21 04: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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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전환점이 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한미일 3국의 미국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가 사실상 중국을 콕 찍어 공동의 이익이나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위기나 위협에 신속하게 협의키로 공약함으로써,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망이 한층 더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마디로 아시아판 나토가 구축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중국은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한미일 3국 정상은 18일(현지시간) 캠프 데이비드에서 첫 별도 정상회의를 열고, 한미일 3국의 안보 협력 수준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으로 격상시키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안보전략을 구현하기 위한 환경을 사실상 완성시킨 것으로 관측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 견제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구체화해 왔다. 지난 2021년 3월에는 첫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쿼드를 정상급 논의체로 격상시켰으며, 9월에는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결성했다.


또한 지난해 5월에는 일본에서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견제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켰다.


군사적 측면에서도 필리핀에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2월 군사기지 4곳의 사용권을 미국에 제공하기로 함으로써 필리핀과의 군사적 협력 밀도도 높였다. 이로써 중국의 태평양 진출 야욕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런데 이번에 한미일 정상간 협의를 통해 안보협력문제를 매듭지었다. 이로인해 답보와 퇴행을 반복하던 과거를 떨쳐 버리고, 대중국 전선의 '약한 고리'를 안보 협의체 수준으로 탈바꿈하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이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마디로 이것은 대단한 일(big deal)이자 역사적 사건”이라면서 “이는 평화와 번영의 인도·태평양 지역과 더 안전한 미국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도 지난 16일 한 세미나에서 “중국의 전략은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1·2위 동맹은 절대 함께할 수 없다는 전제에 기반하고 있다”며 “이번 3국 정상회의로 근본적 변화가 발생할 것이며, 인도·태평양에서 전략 지형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한미일 정상회의가 역사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중국이 더 이상 한중간, 중일간, 한일간 사이에 끼어들면서 갈라치기를 하고 분란을 일으키던 행태를 확실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는데 있다.


사실 중국의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전략의 핵심은 ‘신형대국관계’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만이라도 중국의 영향력 아래 두겠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중국의 세계 패권 전략의 기초를 삼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수시로 한일간의 이간질 전략을 펼쳐왔으며, 또한 경제적 보복 등을 통해 길들이기를 시도해 왔다. 더불어 외교적으로도 한일 양국을 한 수 아래로 취급하면서 중국의 외교 노선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중국과 강력하게 맞서면서 저항을 해 왔지만, 한국은 중국의 길들이기에 사실상 무력화되면서 ‘안미경중(安美經中)이라는 양다리 걸치기로 회색전술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지나친 중국의 패권 욕심은 도를 지나쳤다. 중국이 경제력을 무기로 한국의 외교권까지 좌지우지하려는 시도를 벌였고, 그러다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오만방자한 발언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더 이상 중국이 한국을 향해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절대적 제어권을 확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미일을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협력체로 만들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질서가 신냉전의 대결 구도로 접어든 상황에서 세계 GDP와 교역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3국의 자유민주주의 협의체가 탄생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그동안 한미일 3국이 각국의 정치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고 변동이 심했는데, 캠프 데이비드 합의를 통해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각 레벨에서 안정적으로 작동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우리가 가장 관심이 있는 안보 분야에서 3국은 어느 한 국가에 대한 외부의 위협을 3국 공동 위협으로 인식하기로 한 ‘3자 협의 공약’을 채택, 3국 간 결속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이러한 체제는 안보 협력의 범위, 제도화·정례화의 수준 측면에서 ‘쿼드’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유럽의 집단 안보 체제인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버금가는 ‘아시아판 NATO’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3국은 반도체·배터리 분야에서 공급망 연대를 구축하고, 우주·인공지능·양자 등의 미래·핵심 신기술과 금융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로써 중국은 감히 경제적 보복을 할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 중국 강력 반발]


이러한 캠프데이비드 선언에 대해 중국은 경계심을 강화하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19일 '중국의 적의(rancor)를 깊어지게 할 가능성이 있는 방위 합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미일이 억제(deterrence)라고 부르는 것을 중국은 포위, 심지어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른바 '아시아판 나토'에 대한 중국의 경계심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한미일을 넘어 아시아 지역의 다른 국가들까지 군사협력 체제에 손을 잡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의 군사 전문가 쑹중핑은 NYT에 “이제 중국은 (미국이) 필리핀 같은 다른 나라들을 끌어들이면서 동맹 관계를 확대할 조짐들을 주시할 것”이라며 “그것은 '인도-태평양판 나토'가 될 것이기에 중국엔 '최악의 시나리오'일 것”이라고 말했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 뤼차오도 지난 18일 중국 관영지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가 신냉전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NYT는 “중국이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한 반발심을 이미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 징후들이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 함정들이 17일 동중국해에서 합동훈련한 점,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 인근에서 해상훈련을 한 점들을 들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20일 ‘신화시평(新華時評)에서 “미국, 일본, 한국의 정상이 회담을 갖고 3국의 군사 등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하며 의도적으로 ‘중국 위협’이란 거짓말을 퍼트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지역의 전략적 안보를 해치며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안정·번영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에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


이번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가 중국에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한마디로 한국과 일본, 미국 3국의 안보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어느 누구도 이들 3국에 대해 위협이나 공격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당연히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까지도 포함된다.


일부 정치인들은 이러한 선언으로 대만 유사시 한국이나 일본도 전쟁에 빨려들 수 있다고 선동하지만, 역으로 이러한 강력한 협력체가 중국이 대만을 향해 도발할 생각조차 갖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캠프데이비드 회의에 대해 중국이 반발하는 것은 범죄자들이 경찰을 싫어하는 것과 같은 심리라고 보면 된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는 우리가 분열됐을 때,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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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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