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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위기의식 느낀 시진핑, ‘中경제위기론’ 전면 부정 - 다시 공동부유 강조한 시진핑, 위기의식 회피 시도 - 시진핑은 결코 공동부유를 포기하지 않았다! - '중국경제 위기론' 정면 부인하면서 '공동부유'가 중국 미래 강조
  • 기사등록 2023-08-18 12: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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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공동부유 강조한 시진핑]


중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면서 ‘시진핑 책임론’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주석이 또다시 ‘공동부유론’을 강조하고 나서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공산당의 이론지인 '치우스(求是)'는 15일 발간된 2023년 16호에서 시진핑 주석이 지난 2월 신임 당 중앙위원과 후보위원, 성 당서기·성장, 중앙부처 장관급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설문을 공개했는데, 시 주석은 이 연설에서 공동부유는 장기적 사명이며 중국 부흥을 위해 인내심과 회복력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치우스(求是)'에 게재된 시진핑 주석의 글이 주목받는 것은, 이 매체가 사실상 중국 공산당의 여론을 주도하는 정신적 지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따라서 '치우스(求是)'에 시진핑의 글이 게시되었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 바로 이 논지를 추종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 사상을 받들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시진핑이 또다시 꺼내든 ‘공동부유’ 사상이 지금의 중국 경제 현실에 전혀 걸맞지 않다는 데 있다. 사실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부동산·금융 시장을 넘어 중국 경제 전반의 위기로 번져나가고 있고, 여기에 경제 지표 모두가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이러한 현실을 초래한 가장 큰 요인이 시진핑 주석의 공동부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시진핑 주석이 또다시 공동부유 카드를 공산당의 핵심 이념으로 꺼내들었다는 것은 여러 가지 해석을 낳게 만든다.


[시진핑은 결코 공동부유를 포기하지 않았다!]


시진핑 주석이 공동부유 카드를 꺼내든 것은 지난 2021년 8월 17일 당 중앙재정위원회 제10차 회의에서다. 시 주석은 이때 공동부유를 “전체 인민의 정신과 물질생활이 모두 부유한 것”이라고 정의하면서도, 소수만 부유하거나 똑같이 분배하는 평균주의가 아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촉진해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시진핑의 공동부유 정책이 시장경제 발전에 집중해온 기존의 정책과는 완전히 방향이 다른, 사실상의 중국식 사회주의로 좌클릭한 것이라는 점이다. 당시 세계 언론들은 청년층과 빈곤층의 저항에 부딪힌 중국공산당이 성장 일변도의 경제정책을 버리고,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 특색 사회주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지난해 중반 즈음, 중국 정부는 공동부유 슬로건을 갑자기 거둬들였다. 이로 인한 후유증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 경제를 젊게 만들면서 도약적 성장을 거듭해 왔던 빅테크 기업들, 곧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텅쉰), 배달 대기업인 메이퇀 등이 시진핑의 공동부유 정책으로 말미암아 쑥대밭이 됐다. 이들 기업들의 좌절은 곧바로 중국 경제 침체의 핵심요인이 되었고,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여기에 시진핑의 공동부유는 중국 GDP의 25% 이상을 만들어 왔던 부동산 시장도 좌초하게 만들었다. 시진핑 주석이 부동산은 투기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부동산기업들을 윽박지르는 바람에, 2021년 말 당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이 디폴트로 몰린 데 이어 여타 건설·부동산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졌다.


중요한 것은 부동산 시장의 위기는 곧바로 주택시장을 뒤흔들면서 주택매수 급감으로 이어졌고, 집값 등 부동산 가격 급락은 경제 위기감이 팽배해져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했다. 그러다보니 이젠 대형 부동산개발 기업들 대부분이 폭삭 주저앉는 사태로 발전하면서 이젠 돈을 댄 금융회사들까지 위기로 내몰리는 결과를 낳았다.


이렇게 중국 경제가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되면서 중국 정부는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게 만든 핵심 요인이었던 공동부유를 다시 꼭꼭 숨기면서 시진핑의 국진민퇴가 아닌 민간기업 살리기에 총력전을 폈고, 동시에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제한을 푸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자 중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전문가들마저도 중국 당국이 경제 위기를 맞으면서 결국 공동부유를 포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물론이고 글로벌 중국전문가들마저 또 속았다. 시진핑의 공동부유 정책은 결코 포기될 일도 아니고,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이 또다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지난 2월, 공산당 간부들을 대상으로 공동부유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음에도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6개월이나 지난 지금 돌연 공개한 것에 대한 의도가 무엇인지 눈길이 쏠린다.


[시진핑은 왜 공동부유를 다시 강조하고 나섰을까?]


사실 시진핑 주석이 돌연 공동부유 카드를 꺼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도 시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치우스(求是) 19호를 통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목표에 근접했고, 실현할 수 있는 자신감과 능력을 갖췄다”며 “위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위대한 투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이 이러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면서 꺼내든 카드가 바로 시진핑 사상으로 불리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이고, 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 ’공동부유‘였다. 시진핑의 핵심 경제 어젠다인 공동부유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추진하면서 제창한 선부론(先富論·일부가 먼저 부유해진 뒤 이를 확산한다)의 한계를 넘어 경제 발전의 수혜를 전 국민이 공유하자는 공부론(共富論)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취지다.


이때만 하더라도 시진핑의 공동부유 개념이 당장 실행하자는 개념이 아니라 시진핑의 장기집권 비전으로서 제기하는 수준으로 이해를 했다. 왜냐하면 이미 공동부유 정책으로 인해 중국 경제가 몰락으로 흘러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당국의 정책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의 공동부유 제창은 또다른 의미를 갖는다. 우선적으로 지금의 중국 경제 위기 상황의 단초를 시진핑의 공동부유라고 손가락질 하는 상황을 맞게 되자, 공산당내에서조차 ’시진핑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이는 중국 경제 위기론의 책임자로서 시진핑의 위상마저 흔들어버릴 가능성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시진핑의 공동부유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은 공동부유가 중국 경제를 위기로 몰고 간 원인이 아니며, 이는 중국이 앞으로 지향해 나아가야 할 이념이라 강조하고 나선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공동부유론을 치우스(求是)가 공식 제기한 시점과 맞물려 중국 당국은 지금의 경제상황이 디플레이션이라는 서방의 진단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외부 세력이 중국 경제를 흔들 목적으로 '불리한' 경제 지표를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월별 청년실업률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진핑은 치우스(求是)를 통해 “중국은 인민이 발전의 성과를 공유하며 인민의 공동부유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면서 “공동부유는 장기적인 과업”이라고 밝혔다.


시진핑은 그러면서 중국의 사정을 고려할 때 “단순히 다져진 길을 따라갈 수는 없다”면서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마디로 공동부유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결국 시진핑의 공동부유 재차 주장은 지금 중국 사회를 흔드는 경제 위기에 대해 이는 서구사회가 중국을 모략하기 위한 것이니 중국 인민들에게 염려하지 말라는 시그널을 던지면서 공동부유는 중국인민들을 고루 잘살게 하겠다는 의지이니, 장기적으로 꾸준히 구현해 나갈 과제라고 설명했다고 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시진핑 주석도 지금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중국 인민들에게 서구사회의 ’중국경제위기론‘ 주장을 믿지 말고, 공산당을 믿고 긴 안목으로 이겨 나가자고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진핑의 설득이 과연 그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기억해야 할 것은 시진핑은 앞으로 중국 경제에 어떠한 상황이 다가올지라도 결코 어려움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심지어 통계를 조작하는 한이 있더라도 국내 정치 안정을 위해 중국 경제가 잘 나아가고 있다고 선전선동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한 시진핑의 전략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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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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