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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부동산 디폴트, 결국 금융권 붕괴 위기 불렀다! - 3,865조원에 달하는 그림자 금융 부문까지 붕괴 확산 우려 - 부동산 개발기업 자금 대출한 신탁회사들도 경영 위기 몰려 - 중국발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 고조
  • 기사등록 2023-08-15 00:34:27
  • 수정 2023-08-15 02: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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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디폴트 위기, 금융권으로도 확산]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다른 부동산 업체는 물론 중국 금융권 위기로까지 확산되고 있어 중국 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중국내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의 주가가 12개의 역내 채권 거래를 중단한 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국영 개발업체인 원양집단(Sino-Ocean)은 2094만 달러의 이자를 지불하지 못해 최대 위기에 빠졌다”면서 “이러한 위기는 지난 2021년의 헝다그룹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엄청난 파국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도 14일(현지시간), “부동산 부문의 위기로 중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 최대 규모의 자산관리 그룹인 ‘중즈계(中植系)’ 산하의 국유기업 중룽국제신탁(中融国际信托)과 중즈기업그룹(中智企業集团)이 투자 실패로 3500억 위안(약 64조원)대의 지급 중단 상태에 빠지면서 이 위기가 2조 9,000억 달러(약 3,865조 7000억원)에 달하는 중국 그림자 금융 부문에까지 확산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중룽신탁에 300만 위안(약 5억5000만원) 이상을 투자한 투자자가 10만 명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가 악화될 경우, 지난 1998년 발생했던 광둥국제신탁투자공사 파산 이래 최대 금융 사고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즈계’는 산하에 금융·에너지 기업 등을 거느린 기업 집단으로 헤이룽장 출신의 기업가 세즈쿤(解直錕, 1961~2021)이 1995년 창업한 뒤 국영 금융사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급성장해왔다.


중국의 대표적 부동산신탁회사인 중룽(中融)국제신탁은 중국 상하이증시 상장사인 진보(金博)홀딩스·난두(南都)물업, 셴헝(咸亨)인터내셔널 등 3개 사는 11일 증시 폐장 후 공시를 내고 계열 핵심사인 중룽신탁의 지불 유예 소식을 공개했다.


진보구펀은 공시를 통해 중룽신탁 상품 룽성(隆晟)-1호와 쩌루이(澤睿)-1호에 투자한 6000만 위안(약 110억원)을 기한 안에 회수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난두우예는 공시에서 3000만 위안(55억원)의 신탁을 기한을 넘겨 지불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셴헝궈지는 투자 원금 257만 위안(4억7000만원)과 투자 수익을 회수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중룽신탁의 지급 연기는 회사 대주주인 자산관리회사 중즈(中植)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관련이 있으며, 이 그룹의 자산관리 규모는 1조 위안(약 182조원)에 이른다.


중룽신탁 외에도 중신(中信), 중성(中誠), 우광(五鑛)신탁, 광다(光大)신탁 등 주요 신탁회사들도 지난해 말부터 원금·이자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가운데, 중국 금융권에서는 상당수 신탁회사가 긴급 대응에 들어갔다는 소문도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財聯社)는 “중룽신탁에 피해를 봤다는 회사는 진보 등 3개 사지만, 중룽신탁이 현금 지급을 연기하겠다는 규모가 모두 3천500억 위안(약 64조원)에 이른다”면서 “중국발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들 기업들이 알려진 내용보다 더욱 심각한 상태라는 점이다. 중국 SNS에 퍼진 중룽신탁의 지불 유예 금액에 대해 홍콩 명보는 지불 유예 액수가 “최소 3500억 위안에서 최대 6000억 위안(약 11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자체 공시보다 최소 2배가 넘는 액수다.


이와 관련해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은 “이번 지급 유예 사태는 주요 주주사인 중즈기업 집단의 유동성 위기가 촉발했으며, 중즈계가 관리하는 총 자산 규모는 약 1조 위안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


그렇다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을까? 중국의 신탁 산업은 상업 및 투자 은행, 사모펀드, 자산 관리의 특성을 결합한 산업으로, 규제가 느슨한 신탁회사는 가계 저축을 모아 부동산, 주식, 채권, 원자재에 투자하여 높은 수익을 제공한다.


그런데 이런 신탁회사들이 부동산 위기로 인한 막대한 자금 압박을 받으면서 졸지에 위기의 근원으로 전락했다. 시진핑 주석의 공동부유 개념 때문에 “부동산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정부 기조가 득세하면서 부동산업은 최대 위기로 몰렸고, 이에 따라 은행대출이 막히자 중융신탁 등 ‘중즈계’의 신탁회사에서 자금을 충원했다.


실제로 이번 위기에 영향을 미친 비구이위안의 경우, 2021∼2022년 발행된 위안화 표시 회사채 6종을 포함한 회사채 9종과 사모채권 1종, 비구이위안 계열사 광둥텅웨건설공사의 회사채 1종 등 총 11종의 비구이위안 관련 채권 거래가 이날부터 중단됐다.


채권 총액은 157억200만 위안(약 2조8천7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만기가 가장 이른 것은 9월 2일 차인 비구이위안 사모채권이며, 채권 종류에 따라 9월 중, 10월 19일, 올해 연말, 내년 초 등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앞서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만기가 돌아온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 2종의 이자 2천250만 달러(약 300억원)를 지불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상반기에 최대 76억 달러(약 10조1천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비구이위안 외에도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원양집단(시노오션)도 2024년 만기 예정인 금리 6% 어음 2천94만 달러(약 279억원)를 상환하지 못해 거래가 중단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이렇게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줄줄이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신탁회사들까지 도미노 디폴트 위기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자룽(吳嘉隆) 대만 경제평론가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국 금융기관이 부동산 상품에 투자해 융자를 제공한 결과, 모두가 부동산 위기의 타격을 입는 구조”라며 “충격이 다시 금융회사 고객에게 확산되면서 도미노 효과를 발생하고 있다. 중국판 ‘리먼 모멘트’”라고 진단했다.


[위기의 중국 경제,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


그리안해도 중국 경제의 모든 지표들이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이젠 금융 위기로까지 번지면서 이번 사태가 중국 경제 전반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중국의 경제회복이 부동산 위기로 인해 새로운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경제 회복은 악화하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의해 압박을 받고 있다”며 “최신 데이터를 보면 성장 반등의 조짐이 거의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의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비구이위안이 만기 채권을 상환하지 못한다면 헝다그룹처럼 디폴트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경영 여건은 여전히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부동산 투자는 주요 개발업체들의 부채 위기와 부동산 경기 추가 침체 우려로 계속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중국 경제의 위기는 예상보다 훨씬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부동산 위기에서 날이 갈수록 금융 위기로까지 번져 간다면, 중국 경제성장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을 것이고, 오히려 최악의 추락 국면으로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이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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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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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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