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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헤어질 결심’ 美-中, 제 갈 길 간다! - 미중 교역, 중국산 수입 비중 최근 20년 사이 최저치 - 미중간 무역,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감소 -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도 사상 최저 수준
  • 기사등록 2023-08-15 12: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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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갈 길 가는 미중 교역, 중국산 수입 비중 최저치]


미국과 중국이 완전히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국가간 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교역 수치가 ‘헤어질 결심’을 한 듯 결별이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미국의 중국산 제품 구매가 점점 줄면서 수입 비중이 최근 20년 사이 최저치”라면서 “미국과 중국 간 대립이 심화하면서 무역 관계도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에 발표된 미국 인구조사국 무역 자료를 WSJ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바이어들은 컴퓨터 칩과 스마트폰, 의류 등 다양한 물품의 구입을 위해 중국이 아닌 멕시코와 유럽, 아시아 기타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런 연고로 올해 상반기 미국의 상품 수입 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3.3%에 그쳤다. 연간 최고치였던 2017년만 해도 이 수치는 21.6%에 달했다. 올해의 중국산 수입 비중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2년 후인 2003년의 12.1% 이후 가장 낮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WSJ은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다양한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물꼬가 터졌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마스크 및 반도체와 같은 제품의 부족이 발생하면서 기업들은 공급망을 재고하기 시작했고, 이로인해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첨단기술을 둘러싼 양국 갈등이 격화됐고, 여기에 조 바이든 대통령의 특정 중국 첨단 반도체 및 양자 컴퓨팅에 대한 미국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미중간 무역 갈등은 물러설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채드 본 선임 연구원은 WSJ에 “기업들은 이제 무역과 기술 등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그들은 디리스크(de-risk·위험 제거)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미중간 무역,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감소]


그런데 미중간에 무역량이 줄어드는 추세를 구체적으로 살펴봤을 때, 특정 제품군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전 산업 분야에서 고루 나타나고 있다는 데 진짜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해 WSJ은 “이런 중국의 점유율 감소가 특정 제품이나 국가로부터 수입이 급격히 변화한 결과가 아니고, 많은 산업과 국가에서 서서히 나타나는 공급망의 변화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그 배경에는 “다른 아시아 국가, 즉 동남아시아와 인도로 생산이 이동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2019년 초부터 미국 수입 중 중국 비중은 인도와 태국, 베트남을 포함한 다른 25개 아시아 국가 전체보다 낮아지기 시작했다. 이 아시아 국가들은 지난 6월까지 12개월 동안 미국 수입의 24.6%를 차지한 반면, 중국은 14.9%에 그쳤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 짧은 거리의 공급망을 찾게 되면서 접경국인 멕시코가 부상했는데, 특히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등에 업은 멕시코는 미국에 대한 제품 공급 기지로 강력한 경쟁자가 됐고, 지난 6월의 경우 중국과 같은 수준이 됐다.


달러 기준으로 수출입을 더하면 멕시코는 이제 미국의 1위 교역 상대국이 됐다. 캐나다가 그 뒤를 잇게 되면서 중국은 3위로 밀려났다. 올해 상반기 미국의 전체 무역 중에서 멕시코가 15.7%로 가장 많고 캐나다가 15.4%였다. 중국은 10.9%였다.


또 중국 제품의 수입 감소는 기계류 등 제품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펌프, 에어컨, 컴퓨터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범주인 기계류 수입은 지난 6월까지 12개월 동안 전년 동월 대비 166억 달러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 기계류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에서 21.1%로 감소했다.


미국의 중국산 전자제품 수입은 지난 6월까지 12개월 동안 전년 동기 대비 134억 달러 감소했다. 전자제품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2%에서 27.9%로 감소했다.


*스마트폰


사실 그동안 미국으로 수입되는 스마트폰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되어 왔는데, 지난 6월까지 12개월 동안 중국 점유율은 이전의 80% 이상에서 75.7%로 떨어졌다. 반면 인도의 비중은 5.3%로, 지난달 12월까지 12개월 동안의 1.8%에서 약 3배로 증가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스마트폰 제조업체, 특히 Apple은 공급망을 중국으로부터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의 공급업체인 폭스콘은 인도에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스마트폰의 중국산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반도체 수입도 이젠 베트남과 태국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중국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 칩 패키징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 회사인 앰코 테크놀로지는 베트남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 중이며 올해 말 가동을 시작할 예정으로 있다. 인텔의 최첨단 칩 제조 공장이 있는 이스라엘도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국 내 첨단 칩 판매 및 생산을 제한하는 정책을 강화함에 따라 기업들은 미국, 유럽 및 기타 아시아 국가에서의 생산을 늘리고 있다.


*의류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19년 관세 부과 대상에 의류를 포함시킨 후 미국산 의류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대신 베트남,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계속 이동하고 있다.


특히 면화 생산지인 중국 신장 지역의 노동 관행에 대한 미국의 조사가 강화되고, 중국 근로자의 임금이 상승하면서 이러한 이탈이 가속화되었다.


*가구


1990년대부터 시작된 값싼 중국산 가구 수입의 호황은 미국 전역의 공장 폐쇄를 몰고 왔다. 그러나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 가구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6월까지 12개월 동안 가구 수입의 25.7%를 차지했다. 반면 베트남, 멕시코, 캐나다는 같은 기간 가구 수입의 49.4%를 차지해 2020년 초 41.8%에서 증가했다.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도 사상 최저 수준]


이렇게 미중간 교역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투자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는 12일,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면서 “베이징의 개방성에 대한 분리와 의구심은 해외 기업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닛케이는 이어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4~6월 분기에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며 사상 최저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미중 기술 교착 상태에 대한 우려 외에도 중국이 외부 세계에 더 많이 개방하려는 의지에 대한 의구심도 중국으로의 현금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닛케이는 그러면서 “외국인 투자 감소로 인한 서방과의 디커플링 현상이 계속된다면 중국 경제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그 영향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이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중국에 대한 외국 기업의 직접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 49억 달러로 비교 가능한 데이터가 처음 제공된 1998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그러자 다급해진 중국 당국이 외국인 투자 촉진을 위해 외자기업에 '중국 국민과 동등한 대우'를 보장한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이미 신뢰를 잃어버린 터라 중국으로의 투자 유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렇게 미국과의 무역수지도 최악으로 흘러가고, 여기에 중국으로의 투자유치까지 최하 수준으로 추락한다면, 더 이상 중국 경제에 희망이 없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런 상황을 시진핑 주석은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결국 경제를 모르는 무지한 독재자가 한 나라를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우리는 여실히 목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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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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