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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부동산시장 붕괴 우려, 1위 기업도 디폴트 위기 - 中 경제 위기 실체 깨닫게 한 부동산 거물의 몰락 - 국유토지 판매 수입도 급락, 지방정부도 흔들 - 부동산 거대기업 디폴트 위기,지방정부 위기로 이어질 것
  • 기사등록 2023-08-11 12: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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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시장 붕괴 우려 급증]


중국 경제의 기반이자 GDP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초위기에 몰렸다. 매출기준으로 제1위인 기업마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중국내 최대 부동산 기업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도 디폴트 위기에 처했다”면서 “2021년 말 중국 내 상위권 부동산 기업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디폴트로 관련 기업 대부분이 유동성 부족으로 지금까지 허덕이는 가운데 비구이위안마저 디폴트가 확정되면, 중국 부동산 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만기가 된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 2종의 이자 2천250만달러(약 296억원)를 갚지 못했다”면서 “비구이위안은 디폴트 통지 전에 30일간의 유예기간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026년과 2030년에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었던 두 채권의 가격은 달러당 8센트 미만으로 급락했고 홍콩 증시에 상장된 비구이위안의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리면서 시장은 디폴트를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 WSJ의 분석이다. 실제로 홍콩 증시에서 비구이위안 지주사 주가는 전일 16% 급락했으며, 상하이와 선전증시에서도 가격 제한폭까지 폭락, 거래가 중지됐다.


[中 경제 위기 실체 깨닫게 한 부동산 거물의 몰락]


비구이위안은 헝다 디폴트 이후 중국 당국이 내놓은 부동산 개발 지원책에 가장 큰 수혜자로 부각된 업체로, 지난해에만 전국에서 500억 달러(약 65조845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중국 내 최대 판매액을 기록했다. 실제로 컨설팅사 CRIC가 지난해 12월 낸 보고서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은 2022년까지 6년 연속 중국 신규 주택 판매액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이 다시 침체를 겪으면서 비구이위안의 월간 계약 물량은 올해 6개월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1992년 양궈창(68) 회장이 광둥성 포산에서 설립한 비구이위안은 헝다, 완커(萬科)와 함께 중국 3대 부동산 개발기업으로 통한다. 양 회장은 지난 3월 1일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하면서 완전히 경영에서 손을 뗐으며, 둘째 딸 양후이옌(41)에게 회사 지분 70%를 양도하면서 경영권을 승계한 바 있다.


이렇게 중국에서 비중이 엄청난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위기와 관련해 WSJ은 “중국내 거대 부동산 개발회사의 자금 경색은 올해 초 단기 반등 이후 중국 주택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악화되었는지를 보여준다”면서 “헝다그룹과 수낙차이나홀딩스를 포함한 수십 개의 중국 개발업체가 지난 2년 동안 채권 및 기타 금융 의무를 불이행하면서 중국 전역의 주택 구매자들을 놀라게 하고, 사실상 중국 경제를 깊은 침체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러한 부동산 거대기업의 몰락이 가져올 후유증이다. 온다 증권의 수석 시장 분석가 에드워드 모야는 “중국에서 가장 큰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비구이위안이 무너지면 부동산 시장에서 신뢰 위기가 발생, 부동산 시장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개발사의 자금 위기가 단기간에 중국 주택시장을 얼마나 빠르게 냉각시키는지는 과거 사례에서도 확인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말 이후 헝다와 수낙차이나홀딩스 등 여러 부동산 업체가 디폴트에 직면했을 때, 중국 부동산 시장은 혼란속으로 빠져들었다.


실제로 부동산 지표의 악화 또한 뚜렷하다.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중국 100대 부동산개발업체의 7월 신규주택 판매액은 3054억3000만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1% 감소했다. 올 6월과 비교해도 33.5% 줄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미분양 상업용 부동산 면적(6억4천159만㎡)은 작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으며, 이 중 미분양 신규 주택 면적은 18% 늘어났다.


또한 지난 7월 중국 100대 도시의 신규 주택과 기존 주택(중고 주택) 가격 모두 전월보다 하락했으며, 신규 주택의 경우 분양 물량이 줄었는데도 거래가 부진했다고 중국 부동산 연구기관인 중즈(中指)연구원이 지난 2일 밝혔다.


부동산 경매시장도 아주 차갑다. 10일 북경상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7월 부동산 경매 시장은 유찰률 상승, 낙찰 가격 하락, 거래 성사 부진의 3대 특징을 보였다. 7월 중국 최대 경매 플랫폼인 알리 경매에 매물로 나온 152채 주택 가운데 90채가 낙찰되는 데 그쳐 유찰률이 40.8%를 기록했다.


이 중 평가액보다 높게 낙찰된 주택은 7채에 그쳤고, 4채는 평가액으로 거래됐으며, 88%인 79채가 평가액을 밑돈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심지어 평가액 2억4천600만위안(약 448억원)인 베이징의 한 단독 호화 주택인 '리궁'은 평가액의 절반가량으로 떨어졌지만, 두 차례 경매가 모두 유찰돼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렇게 유찰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주택 경매 물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대출 금리 인하, 대출 지원 대상 확대, 세제 혜택 등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냉각된 부동산 시장을 녹이기엔 역부족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 당국도 현재 내수 부진 속에서 부동산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 당국도 부동산 위기를 해결할 마땅한 방도가 없다는 점이다.


[국유토지 판매 수입도 급락, 지방정부도 흔들]


이렇게 거대 부동산 개발기업들이 휘청거리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올해 지방정부들의 국유 토지 매각 수입이 27% 감소해 이 여파가 어떻게 번질지 주목된다.


지난 3일 중국신문망은 부동산 시장 연구 조사기관인 중즈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올해 1∼7월 중국 300개 도시의 토지 매각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면서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 등 4대 일선 도시의 국유 토지 매각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2% 줄었고, 중소 도시인 3·4선 도시들의 감소율은 30%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국유 토지 매각 수입이 중국 지방정부의 재정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할 만큼 가장 중요한 재원 확보 수단이라는 점이다. 그러니 국유 토지 판매가 줄어들면 지방정부 재정도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작년 중국 지방정부들의 국유 토지 판매 수입은 6조6천854억위안(약 1천207조원)으로 전년보다 23.3% 감소했다.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 거시경제 포럼'이 지난 6월 발표한 연구 보고서를 대표 집필한 인민대 국가발전전략연구소 류샤오광 교수는 "중국의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되는 5가지 20%가 있다"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국유토지 매각 수입 20% 감소"라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중산층 자산의 70%가 묶여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이 그렇게도 강조해 오던 '부동산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경고성 문구까지 삭제하면서 부동산 경기 부양에 전력을 기울이지만, 기본적으로 당국에 대한 신뢰도 사라졌고 또한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마저도 사라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결국 부동산 거대기업들의 디폴트 위기는 이제 지방정부들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 경제의 근간이 다 무너지게 된다. 과연 이러한 위기를 시진핑은 어떻게 넘기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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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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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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