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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철저하게 고립된 푸틴, 에르도안에 멱살 잡혔다! - 푸틴에 우크라 평화회담 수용 요구한 에르도안 - 푸틴의 목줄을 쥔 에르도안, 흑해 곡물협정 재개도 촉구 - 에르도안, 푸틴에게 튀르키예에서 정상회담할 요구
  • 기사등록 2023-08-08 12: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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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에 우크라 평화회담 수용 요구한 에르도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완전히 코너에 몰렸다. 특히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푸틴을 향해 흑해곡물협정 재개를 요구한데 이어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정 추진도 촉구하고 나서면서 푸틴이 외통수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7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이달 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재개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통신은 튀르키예 대통령실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2월부터 1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종전을 위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분쟁 해결 중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의 목줄을 쥔 에르도안]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에게 튀르키예 방문을 요청했고, 크렘린궁도 이에 동의했다는 점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 정상회담을 푸틴에게 요청한 것은 바로 흑해곡물협정이 파기된 것에 대해 정상화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동안 흑해곡물협정을 강력하게 추진해 왔고 크렘린궁을 압박해 협정을 지금까지 연장해 왔었다.


그런데 러시아가 지난 7월 14일, 이 협정의 연장을 거부했고, 이후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송에 대한 위협과 함께 오데사항을 집중 공격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을 가로막고 있다.


이에 따라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7월, 푸틴에게 곡물협정 연장을 다시 촉구했고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러시아와 연장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나 크렘린궁은 이를 공식 부인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또한 양국간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튀르키예는 “8월안에 푸틴 대통령이 튀르키예로 와서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크렘린궁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면서 튀르키예 당국의 발표를 정면 부인한 바 있다.


크렘린궁이 이렇게 튀르키예와 엇박자를 보이는 것은, 우선적으로 푸틴 대통령이 튀르키예로 건너가 정상회담을 하는 것에 대해 자존심 때문에 썩 내켜하지 않은 이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대국인 러시아로 에르도안 대통령이 와서 정상회담을 해야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튀르키예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 지금 주도권을 쥐고 있는 쪽은 러시아가 아닌 튀르키예라고 보고 있다. 튀르키예가 이렇게 당당한 것은 한마디로 흑해의 목줄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튀르키예가 흑해에서 지중해로 나가는 길목을 봉쇄해버리면 러시아 최대 항구도 완전히 폐쇄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의 원유나 곡물 수출길이 완전히 봉쇄된다. 그래서 러시아의 목줄을 튀르키예가 쥐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주목되는 에르도안-푸틴 정상회담]


이런 상황에서 8월 하순에 진행될 에르도안과 푸틴간의 정상회담 의제는 크게 두 가지다. 그 첫 번째가 흑해곡물협정의 재개다. 사실 러시아가 흑해 곡물협정을 파기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오데사항을 미사일로 공격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을 봉쇄함으로써 러시아 곡물을 무기화하기 위함이다.


즉, 우크라이나가 곡물수출을 하지 못하게 되면, 중국을 포함해 아프리카 등지의 곡물 수출을 러시아가 독점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러시아는 에너지 무기화에 이어 곡물 무기화까지 진행하려 했던 것이다.


이런 점을 간파한 미국의 토니 블링컨 장관이 지난 3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러시아가 세계의 '식량 불안정'(Food insecurity)을 가중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통로인 흑해를 볼모로 잡은 협박(blackmail)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던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지난 5일(현지시간) 튀르키예의 하칸 피단 외무장관과 전화회담을 갖고, 식량을 전쟁 무기로 사용하는 러시아의 비인간적인 행동에 대응할 긴급한 필요를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연히 푸틴에게 흑해곡물협정의 재개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푸틴에게 흑해곡물협정의 재개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푸틴이 일방적으로 파기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에르도안은 푸틴에게 어느 정도의 체면을 세워주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흑해곡물협정의 재개를 촉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회담 주제는 바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협정 추진이다. 이는 푸틴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적극적으로 의지하고 또 추진하기를 요구했던 사항이기도 하다.


문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불과 몇 달전만 해도 에르도안은 철저하게 푸틴 편이었다. 그래서 러시아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불려질 정도였다. 심지어 작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이 주도한 대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며, 한동안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튀르키예의 대선이 끝나면서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러시아 편이 아닌 미국쪽에 줄을 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튀르키예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무기까지 지원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면서 튀르키예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탄발사기를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유탄발사기는 튀르키예 방산업체 레프콘이 최근 개발한 무기로, 튀르키예 정규군에 채택돼 지난해 테스트가 완료된 제품인데, 우크라군이 이미 사용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튀르키예의 변심 사례는 또 있다. 지난 7월 초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그간 완강히 반대해왔던 스웨덴의 회원국 가입에 대해 찬성으로 입장을 전격 뒤집었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들어 극심한 경제난 극복을 위해 서방과 관계 개선을 추구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런 측면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에게 서방측 입장에서 러시아에 대해 종전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프리카 국가들을 앞세워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의 휴전협상 진행과는 완전히 판이 달라질 것이라는 점에서 푸틴의 대응이 주목된다.


문제는 날이 갈수록 푸틴 편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등 약 40개국의 국가안보보좌관 등 고위 당국자들이 모인 가운데 전날부터 이틀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평화회의가 열렸다”면서 “이 회의에 리후이 유라시아사무특별대표가 중국 대표로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말로만 중립, 실제론 러시아편'으로 간주됐던 중국이 우크라이나 주도의 평화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중국마저도 러시아와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미국과 EU가 참석하고, 러시아가 불참한 데서 보듯 정전협상에 앞선 우크라이나 측의 동조세 확산 노력 일환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튀르키예까지 서방편에 선다면 러시아는 완전히 홀로 고립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런 측면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푸틴간의 정상회담은 한마디로 에르도안이 푸틴을 윽박지르면서 흑해 곡물협정 재개와 러시아의 철수를 통한 종전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사우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온전한 보전과 주권에 관한 존중이 평화 정착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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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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