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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쑥대밭이 된 러 흑해함대, 전쟁 들이닥친 러 본토 - 러시아 자존심, 흑해함대가 공격당했다 - 흑해함대의 중심인 노보로시스크 항 피격 - 우크라의 흑해 항구 공격은 더욱 강화될 것
  • 기사등록 2023-08-06 23: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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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자존심, 흑해함대가 공격당했다!]


러시아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흑해함대가 우크라이나의 대대적인 공격을 받아 엄청난 피해를 입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CNN은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전날 흑해와 아조우해를 잇는 크름반도 인근 케르치 해협에서 러시아 유조선 SIG를 해상 드론으로 공격했다”면서 “지난 3일에도 러시아 흑해 주요 수출항 노보로시스크에 있는 러시아 해군기지에서 450kg의 폭발물을 실은 해상 드론으로 러시아 군함을 타격한 바 있었는데 연이은 우크라군의 타격으로 러시아가 크게 당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보로시스크 항구는 러시아가 자국의 경제성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유를 수출하는 기간시설로,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우크라군이 러시아 본토의 해안을 공격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일련의 공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요 산업인 곡물수출업을 방해하고 기간시설을 파괴한 데 대한 반격의 성격이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공격이 우크라군이 자체 개발한 해상드론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흑해함대의 중심인 노보로시스크 항]


이번 우크라이나군의 노보로시스크 항 공격이 주목을 끄는 것은 러시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상업항구이자 유럽에서도 가장 큰 항구 중 하나로 러시아의 곡물이나 석유 및 기타 제품 등을 전 세계로 수출하는 주요 항구이기 때문이다.


물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수출항인 오데사를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 성격도 있지만 러시아 또한 가장 중요한 항구인 노보로시스크 항이 직접 공격을 받는다는 것은 전쟁의 흐름에도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19세기부터 러시아 국제 무역의 중심지였으며, 냉전 데탕트 기간인 1970년대 초 소련에서 문을 연 러시아 최초의 펩시 공장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2014년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크름반도를 불법 병합하기 전 노보로시스크 해군 기지 건설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여 이 항구를 흑해의 주요 해군 거점 중 하나로 만들었다. 노보로시스크 항이 공격을 받던 날, 크리미아의 러시아 통제 항구인 페오도시아도 드론 공격의 표적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는 왜 이렇게 노보로시스크항을 집중 표적으로 삼고 있을까? 뉴욕타임스(NYT)는 “이 항구가 러시아 최대 곡물 생산 지역과 가깝고 흑해에 위치해 유럽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로 쉽게 수출할 수 있기 때문에 곡물 수출의 중요한 허브라는 점이 감안되었을 것”이라 짚었다.


지난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아프리카 지도자들과의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 곡물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 곡물은 노보로시스크를 통해 러시아에서 수출될 가능성이 높다.


노보로시스크항이 갖는 비중은 우크라이나군의 해상공격이 있은 직후 곡물에 대한 선물가격이 상승했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 러시아가 세계 최대의 밀 수출국인데, 이를 수출할 노보로시스크항의 해상 교통이 폐쇄되었기 때문이다.


노보로시스크에서 석유 터미널을 운영하는 카스피 파이프라인 컨소시엄은 이번 공격으로 항구 내 선박의 이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석유 수출 인프라가 피해를 입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이 항구의 운영자가 유럽연합의 제재를 받고 있기도 하지만, 이 항구 주변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러시아에 심각한 경제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NYT의 진단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 친정부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인 레도프카 익스플로러스는 4일 게시한 글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이번 공격은 러시아 경제에 강력한 충격이 될 수 있다”며 “모스크바의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의 흑해 항구 공격은 더욱 강화될 것]


사실 흑해의 노보로시스크 항구에 대한 우크라군의 공격은 러시아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러시아는 지난주 들어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선의 안전한 운항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중단한 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항구인 오데사항의 주요 시설들을 집중 공격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수많은 곡물저장 시설인 사일로와 항구 시설들이 파괴되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데사항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격은 세계 식량 시장의 붕괴를 촉발한다”면서 “세계적 재앙이 될 것”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중국과 이스라엘은 물론 아프리카 국가로 향하던 곡물 4만t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도 오데사항에 대한 공격 보복으로 흑해의 노보로시스크 항구에 대해 보복에 나선 것이다. 주목할 점은 흑해의 노보로시스크 항구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흑해 항구를 이용하는 모든 선박들에 대해 ‘전쟁 위험 지역’ 출입을 삼가라”면서 “앞으로 이 지역에 대한 공격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 경고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군사적 표적으로 간주하겠다”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경고를 더 구체화한 것이다. 우크라군 당국은 이어 “러시아의 흑해항구를 향한 작전의 규모와 범위를 더욱 확대할 것이며, 러시아군은 더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인 안톤 게라센코도 “우크라이나가 직접 제작한 무인 해상드론은 흑해 어디에서나 고정 및 이동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바실 말리우크 국장도 5일 “러시아 선박이나 크름대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폭발은 절대적으로 효과적인 조치”라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흑해에서 양국의 충돌은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의 이번 흑해 기습에 대해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보복을 공언했다.


[왜 흑해인가?]


흑해가 새 전선으로 떠오르는 배경에는 이번 전쟁의 본거지를 러시아 본토로 옮기려는 우크라이나 측 전략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NYT는 “해상드론 기습으로 전쟁 중심지를 러시아로 이동시켜 주도권을 잡으려는 게 우크라이나의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흑해뿐 아니라 모스크바 등 러시아 본토도 지난 몇 달간 드론 공격에 빈번히 노출돼왔다. 드론 보급을 책임지는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정보통신부 장관은 더 많은 드론 공격을 공언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점점 더 자주 기습하는 것은 러시아인들의 여론을 움직이려는 목적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전쟁과 무관하게 평온한 일상을 살던 시민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자극해 푸틴 정권의 장기전 전략을 흔들겠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런 목적을 방증하듯 모스크바에서 그간 가장 안전하게 여겨지던 중심가 고층건물에 연쇄적으로 드론 기습을 가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소속 러시아 전문가 케이어 자일스는 CNN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전쟁에 대한 러시아 여론이 종전을 위한 핵심 요소 중 하나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도 굳이 저의를 숨기지 않는다. 유리 이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그간 전쟁을 걱정하지 않았던 이들(러시아인)에게도 이제 전쟁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을 본격화함으로써 러시아인들에게 전쟁의 공포를 심어주면서 푸틴을 간접적으로 목조르는 전략을 수행하겠다는 의미다. 그래서 모스크바에 대한 드론 공격에 이어 이젠 러시아의 최대 항구인 흑해의 노보로시스크 항과 흑해함대에 대한 직접 공격에 나섰다고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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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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