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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해외로 못 나가는 시진핑, 구중궁궐 속에 숨은 이유? - 해외순방을 사실상 중단한 시진핑 - 외교보다 더 우선순위의 국내 문제가 산적 - 해외에서 중국 시진핑의 방문 원하지 않는 이유도 있어
  • 기사등록 2023-08-04 23:08:35
  • 수정 2023-08-04 23: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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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순방을 사실상 중단한 시진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들어 해외 순방을 사실상 중단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에 있어서 외교는 지나치게 강조해도 부족하다 할 정도로 중요한 데 시진핑 주석이 이렇게 해외로 나가지 않고 있다는 것은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4일(현지시간) “시진핑 주석의 올해 외국 방문 체류 일수가 단 '이틀'에 불과하다”면서 “지난 3월 21∼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난 게 올해 외국 방문의 전부”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1월부터 1000일 동안 외국 방문을 하지 않았던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을 시작으로 같은 해 인도네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바 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제로 코로나 정책도 폐지됐고, 또한 팬데믹도 종료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해외 순방일정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외국에 나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팬데믹 이전에는 시 주석의 경우, 미국 대통령보다 더 많이 해외순방을 다녔었다”면서 “시 주석의 해외 정상과 대화 감소는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2년 말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계기로 집권한 시 주석의 외교 일정 분석 결과, 2013∼2019년에 연평균 14차례 외국을 방문해 재임 당시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12차례를 상회했다.


시 주석의 해외 순방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외국 고위 인사의 중국 초청 횟수도 줄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해 36개국의 대표가 방중 초청을 받아 시 주석을 만났으나, 이는 2019년 이전의 경우 1~7월 평균 48명과 비교할 때 뚜렷이 감소한 것이다.


팬데믹 기간에도 시 주석은 외국 정상과 화상 통화로 자주 연결했으나, 올해엔 체코 대통령과 단 한 차례 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중국이 미국과 영향력 확대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대면 외교 감소는 중국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시진핑은 왜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시 주석은 왜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것일까? 심지어 해외 정상들의 중국 방문도 줄어든 것일까?


이에 대해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쑹원티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시 주석에게 외교보다 더 우선순위의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중국의 권력이 모두 시진핑에게 초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 닥친 여러 현안들이 시진핑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완전 침체 상태에 빠져 있는 중국 경제를 회생시켜야 하는 중차대한 문제에서부터 최측근 친강 외교부장 해임 사태, 부패설에 휩싸인 인민해방군 로켓군 사령관 교체 등 시급한 사안이 시 주석의 외국 방문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중국내 상황이 혼돈스럽다보니 만기친람(萬機親覽)형의 시진핑 주석이 해외로 나가지 못하고, 국내 상황 안정에 전념하고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시각이다.


물론 시 주석은 이번 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푸틴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발부된 체포영장 때문에 화상으로 참석하지만, 시 주석과 인도의 모디 총리는 직접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관심의 초점은 올해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과연 참석할 것인가의 여부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시 주석의 불참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홍콩의 존 리 행정장관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11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시 주석의 APEC 불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진단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월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존 리 행정장관 초청 거부는 APEC 규칙과 회의 개최 약속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사실 시 주석은 2021년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이후, 한 차례도 미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시 주석과의 대면 만남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당시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팽팽한 신경전만 벌였다. 당시 회담의 분위기는 미국이 중국을 패권전쟁에서 손 떼라고 강하게 압박하는 반면, 중국은 미국의 대 중국 압박을 거두라고 요구하는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고 보면 된다.


현재의 분위기도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의 연장선상에 있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것도, 또한 왕이 외교부장의 미국 방문 예정도 결국 시진핑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간의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목적이 크다. 미국 입장에서는 시 주석과 일단 만나 미중충돌 사태 완화를 시도하려고 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패권 장악 욕심을 버리면, 미국도 중국 경제 활성화를 도울 용의가 있음을 분명히 밝히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은 이를 회피하려 한다. 사실 시진핑 주석이 지금 그 자리에 있기까지 바이든 대통령의 도움이 컸다. 두 정상은 각각 부통령과 국가부주석이던 2011∼2012년 약 18개월 동안에만 8차례 걸쳐 약 25시간 동안 통역만 대동한 채 단둘이 대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 시 주석과 보낸 시간이 78시간 이상 된다”고도 했다. 그만큼 서로에 대해 알만큼 아는 사이라는 의미다.


2012년 2월 중국 차기 최고지도자로 자리를 굳히던 시진핑 당시 국가부주석은 미국을 공식 방문했다.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 국빈 접대를 총괄했다.


이때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공산당 내부 반(反)시진핑 세력의 쿠데타 음모를 귀띔해줬다. 당시 권력 정점에 있던 저우융캉과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 등이 시 주석을 끌어내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이런 첩보를 바이든이 시 주석에게 알려준 것이다. 미중 관계가 좋았던 오바마 미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시절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렇게 시 주석 집권에 큰 도움을 주었음에도 시진핑은 집권한 이후 완전히 태도를 바꿔 미국에 적대적으로 변해 갔다. 이런 사연이 있기 때문에 시진핑은 미국 방문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과의 깊은 대화가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해외 지도자들은 왜 중국을 방문하지 않을까?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강압·폭력적인 코로나19 정책,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용인 등으로 중국에 대한 비호감이 증가한 점이 외국 지도자들이 시 주석 초청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의 닐 토머스 연구원도 “서구 지도자들은 시 주석을 만남으로써 찬사를 받기보다는 비판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도 다음 총선전까지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방문 자체가 정치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이렇게 시진핑 주석은 중국내 정세 관리가 더 급하기 때문에 외국 순방을 나가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해외에서 중국의 시진핑을 반기지 않다 보니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진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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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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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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