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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굴욕당한 중국 로켓군, 시진핑 군통수권 흔들 - 시진핑 약점 드러낸 중국로켓군 핵심 개편 - 로켓군 지도부에 비전문가 발령, 로켓군 수모 - 중국인민해방군 핵심 전력 로켓군 운용에 심대한 타격 있을 듯
  • 기사등록 2023-08-03 23:16:19
  • 수정 2023-08-04 00: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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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약점 드러낸 중국로켓군 핵심 개편]


중국 방위 및 대만전략의 핵심 부대인 로켓군사령부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벌어지면서 중국군 내부가 흔들리고 있다. 심지어 시진핑 국가주석의 군 통수권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인민해방군에 대한 충성심과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 핵미사일을 운용하는 로켓군의 사령관과 정치위원을 동시 교체했다”면서 “이는 최근 로켓군 수뇌부 10여 명이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가운데, 수년 만에 이루어진 최대 규모의 숙청으로 중국군 고위층들마저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개편”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WP는 특히 “이번 군부 숙청이 시 주석의 충성파로 알려진 친강 전 외교부장의 경질 이후 곧바로 시행되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일, “전날 베이징에서 인민해방군 상장(대장) 진급식을 열고 왕허우빈(王厚斌) 전 해군 부사령관을 로켓군 사령관에, 남부전구 출신의 쉬시성(徐西盛)을 로켓군 정치위원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정치위원은 군에서 당을 대표하는 핵심 인사다.


특이한 것은 왕허우빈과 쉬시성 모두 로켓군 근무 경력이 없는 ‘외부 인사’라는 점으로 이번에 중장에서 상장으로 진급했다.


최근 로켓군 수뇌부는 공식 석상에서 잇달아 모습을 감춘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교체된 리위차오(李玉超) 전 로켓군 사령관을 비롯해 류광빈(劉光斌) 현 부사령관, 장전중(張振中) 전 부사령관 등 10여 명의 전·현직 수뇌부의 소재가 불분명하며 이들이 군 중앙기율위(사정기구)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지난달 숨진 우궈화(吳國華) 전 로켓군 부사령관의 사인이 ‘극단적 선택’이란 보도가 나왔다.


[중국군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로켓군에 대한 이러한 대규모 사정 작업은 내부 부패나 기밀 유출, 파벌 조직 등이 이유일 수 있다. 사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한 이래 군 전반에 걸친 부패 척결을 추진해 왔으며, 그 결과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대면 회담에 동행했던 팡펑후이 전 인민해방군 합동참모부장과 같은 고위 지휘관들을 숙청한 바 있다. 그는 2019년에 부패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어찌보면 군부와 거리가 멀었던 시진핑으로서는 확실한 군권장악을 위해 부패 사정을 명분으로 철저하게 군부를 길들여 왔다고 봐도 된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유독 군부에 대한 사정 작업을 강력하게 시행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시진핑의 핵심 군부대였던 로켓군마저 대대적인 물갈이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진핑의 군부 장악력에 문제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시진핑의 군 통수권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FT는 “로켓군에 대한 대규모 사정 작업은 시진핑이 군 통제권 강화에 실패했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또한 아시아 사회정책연구소 중국분석센터의 선임연구원 라일 모리스도 “이번 인사조치는 로켓군 역사상 가장 큰 숙청 중 하나”라면서 “군부내의 이러한 대대적이고 신속한 인사조치는 군부내에 뭔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조”라고 설명했다.


WP도 “이번 사건이 시진핑 주석의 3기 집권에서 잠재적인 균열을 암시하고 있으며, 중국 체제의 상층부에 더 많은 불확실성을 예고한다”고 말했다.


신베이시 탐캉 대학교의 린잉유 국제문제 조교수 또한 WP에 “이번 사건으로 시 주석이 외교와 군사 시스템 모두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이는 시 주석이 내부 통제에 있어 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중국 정치학 연구원인 닐 토마스 또한 “시 주석이 인민해방군 로켓군 지도부를 숙청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가 여전히 군을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10년 동안 이어진 그의 부패 척결 캠페인은 고위급 장교들의 부정부패를 없애는 데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왜 지금일까?]


그렇다면 왜 하필 지금일까? 시진핑 주석은 지금 대대적인 부패척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공산당의 강력한 징계 기관인 기율검사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이후 군 간부를 포함한 39명 이상의 관리가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기율위는 “무관용의 태도로 부패의 암을 단호하게 제거한다”고도 했다.


그런데 중국에서 이러한 부패척결 작업을 강력하게 시작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내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흐트러져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실 중국이 국가안보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반간첩법을 도입해 강력하게 실시하는 것도 따져보면 그만큼 중국내 사회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의 국가안전부는 1일, '반간첩법은 모든 사회의 동원이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통해 전 인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반국가적 행위를 하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신고하라는 것이 안내문의 핵심 취지다. 물론 여기에는 내외국인을 모두 포함한다.


왜 그러는 것일까? 이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지난 7월 28일(현지시간), “시진핑 주석이 정치적 라이벌을 제거하고 군대와 내부 보안기구에 대한 재정립, 그리고 사회적 감시체제 강화 및 반간첩법까지 제정한 것은 한마디로 공산당이라는 통치 체제를 확고하게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지난해 제로코로나 정책 이후 중국 사회는 엄청난 변화를 맞고 있다”면서 “경제회복 둔화, 부동산 경기 위축, 미중간 갈등으로 인한 외교적 문제 등으로 인해 사회적 불안감이 조성되면서 시진핑 정권은 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에서 일어난 바그너그룹의 반란은 시진핑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일이 중국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게 한 것이다. 그래서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생각으로 군부 재점검에 나섰으며, 시진핑이 가장 총애하고 믿어왔던 로켓군부터 대대적인 사정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WP는 “시진핑의 로켓군 숙청은 인민해방군을 향해 ‘우리가 당신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선을 넘는 행동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 해석했다.


[로켓군 인사조치가 군부에 미칠 영향은?]


그렇다면 이번 로켓군 인사파동이 군부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우선 이번에 개혁대상이 된 로켓군은 한마디로 충격에 빠졌다. 새로운 사령관으로 미사일 부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해군과 공군 출신이 부임했기 때문이다.


WP는 이에 대해 “로켓군은 인민해방군 가운데 아주 민감한 부대인데 경험이 전혀 없는 수장이 부임했다는 것은 로켓군에게는 전례가 없는 일로 치욕적인 일이며 엄청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인사 파동은 로켓군이 대만 등을 향한 군사적전을 펼치는 데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이에 대해 국방대학교의 조엘 우트나우 선임 연구원은 WP에 “대만 작전의 핵심인 군의 지도자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전쟁 개시 여부에 대한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동안 시진핑 주석의 깊은 관심 속에 승승장구하던 로켓군에게는 엄청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공개적 굴욕을 당한 로켓군이 앞으로 제대로 가동될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가장 전문적인 인사가 지휘해야 할 로켓군에 문외한인 지휘부가 들어섰다는 것 자체가 시진핑의 군 통수권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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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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