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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칼날위에 선 트럼프, 핵심 쟁점과 대응방향 - 트럼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등 추가 기소 - 반발하는 트럼프, “기소는 정치박해” - 트럼프 기소가 미국에 주는 의미, "역사상 가장 중대한 사건"
  • 기사등록 2023-08-03 12: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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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등 추가 기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및 선거 사기 주장을 유포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이로 인해 내년의 대통령선거에 재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보수성향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연방 대배심이 전날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한 사기 모의, 선거 방해 모의, 투표권 방해 및 사기 등의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이외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6명의 공모자 역시 기소 대상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기밀 문서 불법 유출 및 보관을 비롯해 연방법률 위반으로 모두 세 차례 기소를 당한 바 있었지만, 정치적 부담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듯한 모양새를 보였다.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때마다 이를 정치적 탄압이자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이에 지지자들이 호응하면서 당내 기반은 더욱 공고해진 양상을 보여왔다. 그러나 1·6 의사당난입 사태와 연관되어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범죄와 관련된 만큼 향후 대선 가도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변수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연방 특검은 기소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선거 패배에도, 피고는 권력을 유지하기로 결심했다”면서 “지난 2020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뒤에도 공화당 당원들은 전국적인 분노를 야기하는 거짓말을 퍼트렸으며, 이로 인해 선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됐다”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진보성향의 뉴욕타임스(NYT)는 “재선에 도전하는 전직 대통령이 정부 권력을 이용해 민주주의를 전복하고 유권자의 의사에 반해 대통령직을 유지하려고 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 역사에 보기 드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역시 진보 성향의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 선두 주자로서 앞으로 수개월간 선거 캠페인과 재판을 병행해야 하는 ‘엄청난 시험대’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우군들도 속속 기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에 이어 부정선거를 주장하던 우군들도 속속 재판장으로 끌려가고 있다. 데어 렌던 전 미시간주 하원의원, 매슈 데퍼르노 전 미시간주 법무부 장관 후보 등 공화당 인사 2명이 허가 없이 선거 장비에 손을 댄 혐의로 1일(현지시간) 기소됐다.


그간 D.J 힐슨 미시간주 특별검사는 2020년 11월 대통령 선거 후 미시간주 부정선거를 입증한다며 선거관리원들을 꾀어 투표 집계기를 무단 반출한 혐의로 이들을 수사해왔다. 이들에 대한 기소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가 이루어진 직후 이뤄졌다.


이 두 사람들은 대선 결과가 조작돼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겼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추종했으며, 투표 집계기를 디트로이트 교외로 가져가 뜯어보면서 반출을 도운 선거관리인이 불안을 호소할 때까지 수주, 수개월 동안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미시간주에서 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증거는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


앞서 유사 사건과 관련한 여러 재판에서도 대선 결과가 조작되지 않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미시간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조작하려고 가짜 선거인 증명서를 제출한 혐의로 지난 18일 공화당원 16명이 기소되기도 했다.


미시간주 뿐만 아니라 콜로라도주에서도 메사 카운티의 공화당 소속 선거관리원 티나 피터스가 부정선거 증거를 잡는다며 투표기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복사해 빼냈다가 작년에 기소돼 유죄 평결을 받았다. 또한 조지아주에서도 트럼프 대선캠프가 커피 카운티의 선거 장비에 허가 없이 손댄 혐의를 잡고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수사한 잭 스미스 특검도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를 발표한 뒤 “공화당원들이 전국적 분노를 자극하는 거짓말을 퍼뜨려 선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반발하는 트럼프, “기소는 정치박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자신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대해 자신의 대선 출마를 막으려는 표적 수사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검찰권의 정치 무기화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를 원색 비난해 왔다.


또한 잭 스미스 특검의 기소에 대해, 트럼프 측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항상 법을 준수해 왔으며, 이번 기소는 정치적 박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기소가 미국에 주는 의미]


이번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에 대해 전 세계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더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트럼프에 대한 세 번째 기소는 미국 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선거 제도의 핵심을 정확히 찌르기 때문에 247년 미국 역사상 가장 중대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트럼프 이전에 형사 고발을 당한 대통령은 없다”면서 “율리시스 그랜트만이 말이 끄는 마차에서 과속한 혐의로 이전에 체포된 바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이례적 사건이라는 의미다. 물론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에 직면한 적은 있었지만 사임함으로써 법정에 서지는 않았었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미국 역사상 중요한 시험대에 오르는 것으로, 투표 결과를 번복하기 위해 권력을 남용했는지 법의 심판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되었다는 것이 더타임스의 시각이다.


더타임스는 “트럼프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수백만 명의 지지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반응할 수 있고, 무죄 판결을 받으면, 향후 대통령에 대한 가드레일이 크게 바뀔 수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이 77세의 트럼프가 아직 대선에 출마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타임스는 그러면서 “트럼프에 대한 기소의 핵심은 그가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를 뒤집기 위해 기만적인 캠페인을 강행했다는 것”이라면서 “배심원단은 트럼프 측근 공화당 고위 보좌관과 관리들이 트럼프에게 게임이 끝났고, 그의 사기 주장은 가짜라고 반복해서 말한 수많은 사례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핵심은 이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말로 선거가 조작되었다고 믿었을까, 아니면 패배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억지로 승리한 것으로 몰아붙였을까?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유권자의 92.15퍼센트가 바이든을 지지한 워싱턴 DC에서 배심원단을 만나게 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배심원단이 유죄 판결을 내리더라도 트럼프의 재출마를 막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 기간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열리게 될 트럼프에 대한 재판은 미국 민주주의의 구조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재판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경우, 대통령으로서 자질문제가 유권자들의 관심사로 대두되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선거 전략가들은 기소가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되면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될 수는 있겠지만, 공화당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를 얻는 데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더욱이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는 이게 전부가 아니다. 이날 기소와 별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직후, 조지아주의 투표 결과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려고 개입한 혐의로 수사받고 있으며 이달 중 기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연 이러한 모든 사법 리스크를 넘어설 수 있을까? 지난 달 23~27일 실시한 NYT의 바이든 대 트럼프 여론조사에서는 각각 43%로 동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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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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