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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막다른 길 만난 중국 반도체, “부품 구입도, 장비 수리도 불가능” - 절벽 만난 중국 반도체, 반도체 부품 공급 읍소 - 추가 제재 나서는 미국, 레거시 반도체 생산까지 제재할 듯 - 대 중국 반도체 제재, 한국에게는 절호의 기회
  • 기사등록 2023-08-02 12: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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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결국 막다른 길 만났다!]


중국 반도체가 결국 막다른 길을 만났다. 더 이상 부품 구입도 안되는데다 심지어 장비 수리마저도 불가능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자(현지시간) 지면을 통해 “미국이 인공지능(AI)·슈퍼컴퓨터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첨단 반도체 및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핵심 부품·장비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면서 “결국 중국이 제재 대상이 아닌 구형 반도체로 물량 공세에 나서며 대응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첨단제품들에 대한 대 중국 제재가 본격적으로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중국의 첨단 반도체 산업이 난관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미국의 대 중국 제재는 현실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중국 해관총서(세관)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상반기 반도체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2%,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액은 약 23% 감소했다.


이에 대해 WSJ은 “1∼5월 중국 반도체 수입액 감소의 40%가량은 대만, 1/3가량은 삼성, SK하이닉스 등의 한국산이었는데, 이는 미국 정부가 자국산 반도체 장비를 쓰는 외국 기업의 중국 수출을 제한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반도체 수입 감소에는 세계적인 반도체 수요 둔화 및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중국의 자국 산업 투자 확대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WSJ의 분석이다.


또한 지난 7월 23일, 일본은 네덜란드가 발표한 규제 조치에 이어 주요 반도체 제조 장비의 수출을 제한했다. 두 나라는 미국과 함께 최첨단 칩 제조에 필수적인 일부 기계를 생산하는 유일한 국가이다.


[반도체 부품 공급 읍소하는 중국의 YMTC]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한 눈에 보여주는 것이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다.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어판은 지난 7월 18일, YMTC의 첸난샹(长江存) 대표가 상하이에서 열린 '2023 중국 국제 반도체 전시회(SEMICON China 2023)'에 참석해 “반도체 부품 구입도 문제고 반도체 관련 장비를 수리할 수도 없다”면서 “협력사들에 이미 합법적으로 구매한 반도체 부품을 인도해달라”며 읍소를 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에 관련된 글로벌 시장 경쟁, 혁신 및 기술 표준, 공급망, 인재 흐름, 자원 할당 및 기타 5가지 요소들이 다 무너졌다”고 한탄하면서 “제발 반도체 공급망의 개방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살제로 YMTC는 중국 최대 반도체 메모리회사이면서도 제대로된 부품조차 구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기술 진보는커녕 과거의 구형 반도체 시절로 강제 회귀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해외에서의 수입도 전면 금지되어 있는데다 중국내 자급자족은 아직 꿈도 꿀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만경제연구소의 류페이젠 소장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첸난샹의 발언은 현재 중국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딜레마와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류페이젠 소장은 “미국, 유럽, 일본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중국은 엄청난 장벽을 마주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대만 국방안보연구소의 왕시우웬도 “2018년 3월 미중 무역 전쟁 발발 이후 YMTC 등 중국 반도체 업계는 미국 등이 대 중국 반도체 수입 금지조치까지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전혀 대응 방안을 세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추가 제재 나서는 미국]


미국이 첨단 기술과 관련한 중국 견제 조치를 강화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8월 중순쯤 중국에 대한 투자를 규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29일(현지시간)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등 특정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금지하고, 중국 첨단 기술기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진행하려면 정부 신고를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라고 전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이 첨단 반도체에 이어 구세대 반도체에 대한 대중국 제재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7월 31일(현지시간) “서방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발전을 막자, 중국은 구세대 반도체인 이른바 레거시칩에 대한 생산에 박차를 가하면서 이 시장을 장악하려고 시도하는 것에 대해 제재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거시칩은 스마트폰, 전기차, 군사 무기 등에 사용되고 있어 세계 경제에 필수적인 상품이다. 레거시칩은 일반적으로 10년 전에 도입된 기술인 28나노미터(nm) 이상의 장비로 만들어진 반도체를 일컫는다.


이와 관련해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주 한 행사에서 중국이 과잉 설비가 될 구형 반도체에 보조금을 쏟아붓고 있다면서 "미국이 고려하고 동맹들과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다면 이러한 대 중국 반도체 제재가 한국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사실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규제 강화는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벌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다. 중국은 10나노 1세대 D램(19나노)을 양산 중인 반면, 한국은 10나노 4세대(14나노) D램을 양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5세대(12나노) 양산을 시작해 한중 간 기술격차는 5년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대 중국 제재는 이러한 기술격차를 더욱 늘리게 함으로써 중국의 추격 의지를 아예 꺾어버리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견고하게 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중국 메모리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지난해 17나노 D램 샘플을 잠재 고객사에 전달했으나 미국의 제재로 장비도입 등이 어려워졌다. 또한 YMTC도 수출통제 명단에 포한되면서 더 이상의 기술진전을 취하기 힘들어졌다.


여기에 레거시 제품에 대한 대 중국 규제까지 더해진다면 우리 반도체 회사들은 날개를 달 수도 있다. 이는 당장 메모리 경쟁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독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이들 회사 모두 중국 생산 비중이 높아 미국의 대중 제재에 자유롭지 못하기는 하지만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우리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한국과 미국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IT기업들도 지정학적 리스크 경감, 안정적 공급망 구축 등을 위해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반도체 구매를 희망하고 있어서 이또한 한국기업에게는 긍정적이다. 실제로 PC 제조사 델의 경우 내년까지 중국산 반도체 사용을 중단할 계획이다. 이는 당연히 한국기업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이렇게 대 중국 반도체 제재는 한국기업에게도 새로운 전환의 때가 되고 있고 오히려 걍쟁력 강화라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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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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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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